친했던 친구 한명이 엊그제 서울로 올라갔다.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기 위해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들이 ‘바글바글하다’는 그 노량진으로 갔다. 그 전에는 기숙사에 살던 친구 한 명이 북구청 주변 원룸으로 이사했다. 이 친구 역시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과 가까운 곳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필자와 친하게 지내던 대학 친구들이 4학년 진학 대신 휴학을 선택했다. 이제 필자 옆에 남은 친구는 단 세 명. 이 친구들 역시 4학년 1학기를 마친 뒤에 휴학을 한다고 했다. 이유는 다들 똑같다. 공무원 시험 혹은 공기업 시험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전대신문> 편집장을 맡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휴학을 하지 않는 된 필자에게 많은 사람들이 “너는 휴학 안 해?”하고 묻는다. 하긴 그럴 만하다. 대부분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를 한다고 혹은 이력서에 넣을 스펙을 쌓는다며 한 학기쯤 휴학 해 휴학 없이 8학기를 다니는  학생이 드물다.

휴학을 하면서까지 취업 준비에 열중해야 할 만큼 우리들의 취업은 말 그대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학에 취업을 전담하는 ‘융합인재교육원’이 신설됐다는 것은 어느 정도 반가운 소식이기는 하다.

하지만 “신입생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도록 하겠다”는 융합인재교육원이 마냥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취업에 신경을 쓰다 보면 일단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그 기준의 첫째가 취업이 돼버릴 테다. 학생들은 취업에 별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들은 일단 뒤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인력난에 허덕이는 ‘전대극회’, ‘선율’ 등 문화·예술분과 동아리는 인원 부족으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전대신문>도 다르지 않을 거다.

물론 대학을 졸업 한 후에 사회에서 일을 해야 하기에 대학 때 어느 정도 취업에 대한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하지만 그 준비를 굳이 학교에서까지 강요받을 필요는 없다. 12년 내내 공부만 하고 온 우리들이기에 ‘해야 할 취업 준비’보다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자격이 충분하다. 1년 뒤에도 도전 할 수 있는 토익점수향상 보다는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무언가에 과감히 도전해도 박수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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