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날아왔습니다. 자연의 공간에, 사람의 공간에, 우리의 공간에. 나의, 공간에. 새들이 찾아왔습니다. 새들은 살며시 우리의 삶 속으로 찾아와 조용히 머물고 스치듯 날아갔습니다. 비록 우리들이 알아채지 못했더라도 새들은 항상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생명은, 새들을 통해 우리 곁으로 날아왔습니다.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바로 이 새와 생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주현의 독수리(독특하고 수려한 새와 생명 이야기)’는 우리 대학의 새들과 생명을 다루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에 깃들어 살고 있는 생명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에 공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이 아닌, 그들만의 치열하지만 아름다운 생활을 들여다볼 것입니다. 앞으로 소개할 생명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이름 한번 불러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넬 수 있길 바랍니다.

함께 했지만 알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생명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단정한 까만색 정장에 하얀색 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은은한 푸른빛이 도는 옷 깃, 날렵한 맵시에 까만 눈동자까지. 사람의 모습을 말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와 가장 친숙한 새, 까치를 그린 것입니다.

행운의 상징인 까치는 예로부터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마을 고목나무에는 어김없이 까치둥지가 있었고 까치들은 그 위에서 누구보다 먼저 손님을 알아보고 인사했습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사람이 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까치는 어떻게 손님을 알아본 것일까요?

참새목 까마귀과에 속하는 까치는 머리가 굉장히 좋습니다. 까치는 사람의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할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고목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사는 까치는 마을 사람들이 둥지 주변을 오가도 ‘저 사람은 나를 공격할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판단을 합니다. 그런데 마을로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저 사람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야. 위험해!’하고 마을의 다른 까치들에게 까악까악 경보를 합니다. 그런데 대개 낮에는 불청객보다 손님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까치가 울면 반가운 사람이 온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 항상 있는 까치. 더 이상 까치를 시끄러운 새로 단정 짓지 말고 똑똑한 새로 바라보는 것이 어떨까요. 혹시 아나요? 까치가 여러분을 알아보고 먼저 찾아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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