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은 2학기 성적제출 마감일이다. 이 날을 전 후로 학생들과 교수들은 모두 긴장하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에게는 2학기 성적평가를 받는 날이기 때문이고, 교수들도 2학기의 수업에 대한 강의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즉, 학생과 교수가 비록 형태는 다르지만 서로에 대해서 나름의 방식으로 상대를 평가하게 된다. 그러면 누가 더 공정한 평가를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일까?

교수의 학생 성적평가는 담당 과목의 교수가 학기 초 수업계획안에 평가내용과 평가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평가내용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출석, 과제, 발표 등에 대한 점수 배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평가방법은 보통 담당과목 수강학생의 수를 기준으로 절대평가를 할지 혹은 상대평가를 할지를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성적은 대학생활에서 학생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성적은 기숙사, 장학생 선발에 있어서 결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학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학과에서는 성적에 의해서 전공이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에 평가받는 학생들이나 평가하는 교수들 모두가 긴장을 하고, 평가의 공정성에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그러면 학생들은 공정한 강의평가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는 것일까? 2012년 12월 현재 우리대학의 강의 평가 내용을 보면 첫째 강의의 충실성, 둘째 수업구성의 효과성, 셋째 강의 만족도의 3가지 측면을 5단계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고 이러한 평정 결과와 더불어 추가적으로 학생의견 기입란을 두고 있다. 이러한 강의평가는 피터슨(Peterson)에 의하면 강의의 목표 달성도,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 형성, 의사전달, 교수법 등에 있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지식 정보를 학생 및 교수에게 제공하여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러한 강의평가는 수업에 대한 가치판단의 수단으로서 수업의 질을 보호하고 개선하여 수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한편, 교수들의 전문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절차이기도 하다. 또한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다는 학습권에 비추어 볼 때, 학생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에 기초한 강의평가는 대학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는 대학교육이 주로 강의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며, 대학교육의 질은 결국 강의의 질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의평가는 실제로 대부분의 교수가 같은 강좌를 매년 반복하는 데에서 야기될 수 있는 타성을 제거할 제도적인 장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좋은 수업이란 무엇일까? 좋은 수업이란 교육의 본질적 목적을 가장 충실히 이행하고 하는 최상의 실제(best practice)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전공 분야인 특수교육 분야의 예를 들면 최근 증거기반의 실제(evidence-based practice)가 강조되는 것도 특수교육 현장에서 진행되는 수업이 특수한 교육적 요구를 가지고 있는 학생 개개인의 의미 있는 변화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적 통찰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평가는 평가의 준거나 평가자의 입장 또는 교육관에 따라 그 결과가 상반되게 나올 수 있다. 그래서 평가는 늘 신중해야 한다. 이번 교수들의 학생 성적평가와 학생들의 교수 강의평가에서 학생들과 교수들 중 누가 더 공정한 평가를 위해 고민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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