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캠 총학 계속되는 논란 속 ‘대물림’ 의혹까지…총학 측 “말도 안 되는 일” 일축

2013 여수캠퍼스 총학생회 선거(이하 여캠 총학선거)가 대리투표 등 파행을 맞으며 법정다툼까지 가게 됐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여캠 총학선거가 입후보등록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과 대리투표로 얼룩진 가운데 후보자 자격을 박탈 당한 김광우·박찬 씨 측이 지난 7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 지난달 12일 열렸던 긴급 전학대회에서 김병준 여수캠퍼스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2013 총학생회 입후보 지원자 김광우 씨가 서로의 입장을 표하고 있다.

대리투표에도 당선 확정

2013 여캠 총학선거는 난장판이었다.

여캠 총학선거 개표 과정에서 대리투표가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여캠 총학선거 개표 과정 당시 <전대신문> 기자들은 대리투표 정황을 포착했다. 현재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나가있는 학생 7명의 투표 인증이 확인돼 있었던 것이다. 이에 <전대신문>은 여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에 즉시 이의제기했다.

중선관위는 선관위원에 의한 대리투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선관위원 ㄱ씨는 “(교환학생들에게) 연락해서 대리투표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중선관위는 찬성 7표만 무효처리한 후 개표를 진행했다. 이틀 후에는 손정관(경상학·10)·박세윤(냉동공조공학·08) 정·부후보(이하 손 당선자 측)의 당선을 확정·공고하며 “당선 결과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얼렁뚱땅 넘어갈 일이 아니다. 중선관위의 당선공고는 무의미하다”고 항의했다.

이번 여캠 총학선거는 입후보등록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중선관위는 김광우·박찬 씨(이하 이하 김 지원자 측)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고, 박찬 씨(해양경찰학·08)는 현재 법원 측에 손 당선자 측에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도마 위 오른 ‘선거시행세칙 개정안’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선거시행세칙 개정안’이 있다.

총학 측은 이번 여캠 총학선거에 적용된 회칙이 지난해 12월 11일 개정돼 문제없는 회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지원자 측은 “조사 결과 중선관위가 제시한 것은 개정되지 않은 선거시행세칙”이라며 “2011년도 전학대회 구성원 다수로부터 당시 학생회칙 및 선거시행세칙 개정에 대한 결의를 한 적이 없었다는 증언을 받았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적법절차에 따라 개정하지 않은 선거시행세칙을 적용, 이번 선거를 진행했을 경우 문제의 소지는 충분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여캠 총학생회장이자 중선관위원장이었던 서승찬 씨(해양기술학·04)의 말은 다르다. 서 씨는 “전학대회를 열었으나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 않았고 출석 인원에 한해 개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학대회 참석인원 및 기타 자료에 대해서는 “당연히 참석자 체크는 한다”면서도 “인수인계 후 현 총학이 그 문서를 지금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 지원자 측은 문서 소지자인 김병준 중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선거시행세칙 개정에 관련된 회의록과 개정자료 등의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현 총학과 중선관위는 “전학대회를 통해 개정된 선거시행세칙이 있지만 회의록이나 자료는 없다”며 “지난해 총학 측에서 인수인계를 받을 때 개정된 회칙과 세칙만 받았을 뿐 전학대회 자료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정다툼까지 가게 된 이번 일에 대해 중선관위 측은 반발하고 있다. 김 중선관위원장은 “김 지원자 측은 현 총학과 당선자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논란이 이슈되고 있지만 소송으로 당선 결과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없는 회칙을 사실화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반소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손 당선자 측은 인수인계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지원자 측이 집행정지가처분신청을 마친 상태로, 향후 손 당선자 측의 활동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논란, 진짜 원인은 ‘대물림’?

소송까지 이어진 이번 논란에서 선거시행세칙과 김 지원자 측 후보자격 박탈은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 지원자들의 후바자격 박탈이 ‘총학의 대물림’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선관위는 입후보자격 박탈, 대리투표 논란 속에서도 선거를 강행했으며, 손 당선자 측의 당선 공고를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모든 정황 상 총학 선거 개표 결과에도 손정관·박세윤 정·부후보가 당선하자 “대물림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화사회과학대학 재학생 ㄴ씨는 “언론보도까지 되고 학내에 비판 목소리가 나오지만 반응이 없다”며 “손 당선자 측을 당선시키고자 선거시행세칙을 개정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역대 총학생회 당선자는 2008년 설재탁(냉동공조공학)·송현승(경상학), 2009년 강기대(생명화학공학)·이문휘(경상학), 2010년 조승범(경상학)·정신권(전기전자통신컴퓨터공학), 2011년 서승찬(해양기술학)·이순열(경상학), 2012년 김병준(경상학)·박현우(해양기술학)로 특정 학부에서 도맡아오다시피 하고 있다. 게다가 김 중선관위원장이 손 당선자의 친인척 관계로 알려져 이 같은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중선관위는 “말도 안 돼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중선관위 관계자는 “이 의혹은 새로운 총학이 들어설 때 항상 나오는 말”이라며 “경상학부를 중심으로 그 측근의 후보가 당선이 되는 것은 대물림과 무관하다”고 ‘대물림’을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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