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 폰을 새로 바꿨더니 어떻게 원치 않는 전화를 안 받는지, 어떻게 진동으로 바꾸는지 어리버리하다. 안 받으려는 전화는 연결되고, 받으려는 전화는 끊어지기가 다반사다. 이상한 번호로 전화와 문자를 보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온 세상이 스마트 폰 천지여서 필자도 좀 스마트하게 살아보려고 신형 폰으로 바꾸었더니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의 도움이 없이는 도무지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이런 지경이니 미래에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 폰이 대학교육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이 예측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까지는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 폰 등이 대학의 지식전달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겠지만, 기계가 도저히 해줄 수 없는 부분도 대학에는 있기 때문에 나는 이 의견에 반대이다. 19세에 대학에 입학하여 지금까지 30여년을 대학과 관련한 일을 하고 살아온 필자로써는 아름다운 대학의 캠퍼스가 주는 정신적 안정감과 젊음이 넘치는 학생회관, 강의실, 동아리방, 교우관계, 사제관계 등 모든 것의 총합이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의 역할이 단지 지식의 전달에만 있다면 미래학자들의 주장이 옳을지 모르나, 대학은 마치 인간처럼 살아있는 유기체이고 스스로 발전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결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누구보다도 스마트한 온라인 교육에 열심히 에너지를 쏟고 있다. 도저히 컴퓨터와 인터넷이 대신할 수 없는 것은 빼고라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이들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핵심적인 부분이라서 거의 내용이 변하지 않는 기초교양 및 전공들은 공들여 제작한 좋은 콘텐츠 하나면 많은 학생들이 대학과 국경을 넘어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대시티’(www.udacity.com)라는 무료 온라인 대학의 수업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열려있다고 해서 참고삼아 들어갔다가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다. 비록 오픈된 교과목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역동적인 화면구성과 정확한 발음,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콘텐츠의 전문성 등등. 한번 들어보시라. 교수자의 영어발음이 얼마나 좋고(굳이 영어 듣기연습 안해도 될 정도라니까요) 내용 구성이 얼마나 쉽게 되어 있는지. 서울대학교도 내년부터는 일반인에게 대학의 온라인 수업을 개방한다고 한다.

필자는 매년 온라인 수업용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면서 어떻게 하면 수강자의 눈과 귀를 화면에 집중시키고,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편리하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고민한다. 교수 연구실 탐방도 삽입하고, 나름대로 흥미를 유도할만한 동영상도 제작하여 온라인 수업 중 틈틈이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스마트 폰 버전용 수업과 영어 온라인 강의 버전도 제작하기 위해 끙끙 댄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캠퍼스가 점차 글로벌화 되어 가고, 교내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언어가 들린다. 마치 유대시티처럼 이제는 전 세계인을 위한 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수 싸이의 노래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우리의 대학 교육도 이제는 세계를 상대로 그 문을 열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의 노력 및 대학 본부의 행정 마인드가 세계를 향하여 활짝 열려야 할 것이다. 스마트한 수업을 위한 재정적, 기술적 뒷받침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 취업의 계절이다. 교육이 글로벌화, 스마트화 하는 것처럼 학생들의 취업도 국내만을 생각하지 말고 전 세계를 무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스마트한 교육을 받은 학생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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