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학교생활의 회복제가 되어주는 캔 음료수와 Take-out 커피의 공통된 문제점을 알고 있는가? 바로 버려질 곳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남대 단과대와 주요 건물을 포함한 36개 건물들의 쓰레기통 총 수는 약 290여개(2012년 상반기 기준). 25,263명의 학생 중 건물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수를 절반이라 감안할 때 평균적으로 50명당 쓰레기통 하나를 쓰는 셈이다. 언뜻 보기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쓰레기통 개수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쓰레기통인가’와 ‘어떻게 버려지는가’에서 나타난다.

위의 조사 건물들 쓰레기통은 분리수거함이 없는 단일 쓰레기통, 분리수거함이 포함된 복합 쓰레기통으로 크게 구분 지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중 분리수거함이 포함된 쓰레기통은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단일 쓰레기통은 재분류하지 않으면 자원을 재활용할 수 없고 플라스틱 80년, 병과 캔은 100년의 분해기간을 갖기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훨씬 많은 수가 사용되고 있다. 이는 학교 측에서 쓰레기통을 통한 분리수거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분리수거함이 있더라도 유동인구에 비해 쓰레기통 용량이 적어 쓰레기가 초과하여 뒤섞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분리수거에 관한 인식도 심각한 수준이다. 분리수거함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버리거나 창틀, 길가, 벤치 등 학내 곳곳에서 마구잡이로 팽개쳐진 쓰레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이 마신 음료 용기 등을 분리수거 하지 않고 강의실에 놔둔 채 가버리는 모습들도 자주 목격되고 있어 대학생으로서의 지성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보게끔 한다.

이처럼 학교의 미관뿐만 아니라 학생의 지성까지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캠퍼스 내 쓰레기 문제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학교와 학생의 대응은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총학생회 김지석 씨는 “현재 학교 측에서나 총학생회에서 쓰레기 문제를 위해 특별히 하고 있는 조치는 없다”고 말했으며 “근로 장학생들이 저녁 시간에 한 시간씩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답했다.

우리 학교는 몇 년 전부터 친환경 녹색캠퍼스, 이른바 ‘에코캠퍼스‘ 조성에 적극 참여하며 친환경 자재 사용 확대, 카프리(car-free)존, 옥상 담화 등의 사업을 시행해왔지만, 정작 가깝고 기본적인 분리수거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대책 마련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쓰레기통 관리는 전적으로 단과대학 행정실에 맡겨져 있으며, 아예 쓰레기를 남기지 않게 하자는 취지와 미관상의 문제로 야외 쓰레기통 수를 줄였으나 이로 인한 결과는 학생의 지성에만 의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리수거 문제는 1차원적인 접근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므로 다양한 관점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 현대는 실생활 용품에도 다양한 디자인이 적용되어 나오는 시대이다. 이를 응용하여 학교 내 쓰레기통을 없앰으로써 에코 캠퍼스를 만들겠다는 방식보다 쓰레기통의 형태와 디자인에 변화를 주어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장기적인 방안을 채택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여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적재적소에 쓰레기통을 배치하려는 노력과 쓰레기 투기에 관한 홍보 캠페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기에 학생들의 인식 변화와 실천이 뒷받침된다면 캔 음료수와 Take-out 커피용기들이 학교 곳곳을 방황하는 모습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기 때문에, 학생이 버린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비용은 학생들이 지불한 등록금에서 지출되기 때문에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단 우리의 등록금이 사용되는 학교 안이 아니더라도 분리수거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옳지 않을까? 학교 측도 학생도 자신의 주변이 곧 지구의 환경이라는 생각을 갖는 넓은 시야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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