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교내, 교외적으로 변화가 많은 해이다. 교내적으로는 개교 6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도 하고, 총장후보 추천을 위한 재선거가 있었으며, 교외적인 면에서는 50여일 남은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일까? 지식인(intelligentsia)이란 자신의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추고, 이를 실천하는 사회적 존재다. 지식인은 우선 자기 분야의 지식을 학문적으로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 이것은 지식인의 학문적 소명이다. 또한 지식인은 자신의 분야에 해당되는 사회영역의 발전에 기여해야만 한다. 사회는 이것을 요구하며, 이를 실천하는 것이 지식인의 사회적 소명이다. 그렇다면 지식인의 학문적 소명과 사회적 소명외에 지식인에게 필요한 실천적 덕목은 무엇일까? 그것은 칸트가 말한 이른바 용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용기란 悟性(판단력)을 활용할 줄 아는 힘이기 때문이다. 이 힘을 실행하는 이성의 본질적인 기능은 모순과 오류를 찾아내 현실을 합리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데 있다. 그래서 비판적 지식인의 용기는 중요한 것이다.

지식인에게 현실은 ‘동중서(董仲舒)’의 ‘치각설(齒角說)’, 즉 강한 이빨을 준 동물에게는 뿔을 주지 않듯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다 구비할 수는 없는 것일까? 지식 정보화시대에 사는 지식인에게 현실은 지이행난(知易行難, 도리를 알기는 쉬우나 실행하기는 어렵다)일까? ’지난행이(知難行易, ‘知에 도달하기는 어려우나 일단 도달하면 행하기는 매우 쉽다) 일까?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어떤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은 4년-5년 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습득하고 있는 지식이 모두 진부한 것이 되어버려 시대에 뒤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격차의 확대는 사회 계층 간의 불평등이 영속화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래서 오늘날 지식격차이론(knowledge-gap theory)이 특히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지식격차의 원인은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식의 범주나 행함의 방향에 대해서서도 시대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은 개인이 처한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양이나 서양에서 지식이란 존재(being)에 대해 존재해 오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지식이 행위(doing)에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지식의 의미가 변화하게 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계기는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 생산성 혁명(Productivity Revolution), 경영혁명(Management Revolution)이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진정한 지식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시대적 삶에 동참하고 동시대인과 교류하면서 자신의 사고를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지식은 결국 개인적인 목적이나 수단으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방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촘스키(Noam Chomsky)의 지적처럼 지식인의 부적절한 권력과 공생관계를 불식시키는 일, 지식인의 비판적 사고가 이 시대의 지식인에게 주어진 진정한 과제가 아닌가 싶다. 특히, 정치권력(정부), 경제권력(대기업), 그리고 언론권력(언론)에 대해서 엄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권력은 공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비자의 말처럼 권력은 거울과 저울과 같아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울과 저울은 외부의 영향이 없어야만 사물의 모습과 중량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사는 지식인들은 자신의 지식을 가지고 곡학아세(曲學阿世) 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는 지식인 본연의 비판적 사고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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