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시험기간이라고 학교에 나오지 않아 총장 재선거 투표율이 낮으면 어쩌지. 시험공부 하면서도 내내 걱정했는데 ‘다행히’ 기우였다. 교수 1,178명 중 1,059명이, 교직원 579명 중 555명이 투표했다. 각각 89.9%, 95.9%로 높은 투표율이었다. ‘불행히도’ 문제는 학생이었다. 학생 118명 중 71명 투표, 고작 60.2%로 투표권이 있는 교수, 교직원, 학생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어렵사리 얻은 투표권인 만큼 112명의 확대운영위원(이하 확운위원, 총학·총여·총예비역협회장·동아리연합회장·각 단대 및 학과 회장)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거라 믿었다. 총학생회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게 “학생들도 학교의 중요한 구성원인데 왜 총장선거 투표권이 없나”를 외치며 어렵사리 쟁취한 투표권이니 말이다.

물론 학생들 투표의 영향력이 미미해 투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교수는 1인 1표, 교직원은 1인 0.11표를 행사하는 반면 학생들의 표는 0.011표에 불과하다. 실제로 학생들의 표는 윤택림에 후보 47표, 지병문에 후보 11표, 오희균 후보에 12표(무효표 1표)가 돌아갔고, 이는 총장 재선거 당락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높은 투표율로 학생들의 투표 의지를 보여줘야 했다.

확운위원들의 기권으로 인해 학과 학생들의 의견도 묵살됐다. 확운위원은 각 학과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확운위원 1명이 투표하지 않은 것은 학과, 단과대 학생들 수십 명의 의견을 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투표한 확운위원들에게도 무조건 웃을 수만은 없다. 확운위원들의 표는 학과 학생들을 대표하는 표지 그들만의 표가 아니다. 학과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투표를 행사해야 한다. 하지만 총장 후보자들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충분히 듣고 투표한 확운위원들은 얼마나 될까.

학생들이 믿고 뽑아줬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의견을 저버리기까지 하는 확운위원들은 대체 누구를 위한 확운위란 말입니까.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