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TV에서 방영되었던 <영광의 레이서>라는 애니메이션을 본 적 있는가? 당시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아이콘이었던 최고의 만화다. 멋진 레이싱 카를 타고 엄청난 서킷을 질주하던 주인공이 어찌나 멋있어보이던지. ‘남자라면’, 그 스피드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추억이 된 <영광의 레이서>를 실제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영암에서 올해로 3번째인 ‘F1 코리안 그랑프리’(이하 F1)가 10월 12~14일,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세계적인 레이서들의 화끈한 대결이 한국, 그것도 가까운 영암에서 펼쳐진다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정을 내렸다. F1을 관전하러 영암, 그 뜨거웠던 서킷으로 떠나기로 말이다.

▲ F1의 중심엔 ‘F1 machine’이라 불리는 자동차가 있다. 메인 그랜드 스탠드 바깥에서 만난 실제 모델.

F1 과의 첫만남, 티켓이 생겼다!

“뭐!? F1 티켓이 생겼다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F1 표가 생긴 건 분명 ‘행운’이었다. 지인이 나를 위해 2장의 표를 구한 것이다. F1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F1 경기를 눈으로 관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흥분이 됐다. 하지만 기본규칙조차 모르고 있었기에 레이싱 카는 ‘쌩쌩’ 달리는데 ‘멍’ 때리고 있진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예전에 야구가 그랬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빠르지 않고, 규칙조차 복잡해 이해하기 무척 어려웠었다. F1도 이러면 어떡하나. ‘걱정 반, 설렘 반’의 심정으로 관전하기에 앞서 천천히 F1을 알아보기로 했다.

마침 팸플릿,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F1의 기본적인 용어, 규칙 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참 재미있던 것이, 알면 알수록 어렵다는 것보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다. F1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이 정도의 노력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기다려라. F1!

Step 1. 그랑프리 진행과정을 숙지하라
 
‘F1 월드 챔피언십’은 5개 대륙 19개국에 위치한 20개의 도시에서 열리며, 각 그랑프리의 결과를 합산해 한 시즌의 챔피언을 결정짓는다. 개인 타이틀인 ‘월드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과 팀 타이틀인 ‘F1 월드 컨스트럭터 챔피언 타이틀’은 각 드라이버와 팀이 획득한 포인트를 합산해 우승자와 팀을 가린다. 그리고 레이스는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트랙 상황에 맞는 차량의 셋업을 준비하는 연습주행과 기록으로 결승전 출발순서를 가리는 퀄리파잉, 그리고 일요일 레이스(결승전)의 세 가지 세션으로 구분되어 진행된다.

Step 2. 좋아하는 팀과 드라이버를 선택하라

 

▲ ‘드라이버 세레모니’를 반기는 안전요원들의 열렬한 환영인사.

 

응원하는 드라이버와 팀을 정해야 흥미가 생기는 법! 총 12개 팀, 24명의 드라이버들의 특징을 알아두면 F1 경기에 더 ‘몰입’할 수 있다.

팀부터 알아보자.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팀과 개인 타이틀을 모두 휩쓴 명실상부 ‘F1 최강’ 레드불(Red Bull). ‘전통의 강호’ 맥라렌(McLaren). F1팀 중 가장 많은 타이틀을 휩쓴, 그 자체가 ‘F1의 역사’ 페라리(Ferrari). 그리고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의 팀 메스세데스(Mercedes) 등이 있다.

드라이버도 만만치 않다. 최연소 우승, 최연소 챔피언 등 F1의 최연소 관련 기록 대부분을 보유한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Red Bull), 대기만성의 모습으로 챔피언의 자리를 꾸준히 위협하는 ‘노장’ 마크 웨버(Red Bull), 현역 중 가장 뛰어난 추월능력을 가진, 최초이자 유일한 흑인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튼(McLalren), 2005년, 2006년 2년 연속 챔피언을 차지하고, 여전히 ‘최고의 드라이버’로 평가받는 페르난도 알론소(Ferrari), ‘F1의 황제’라는 수식어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최다 챔피언 미하엘 슈마허(Mercedes) 등 최고의 레이서들이 코리아 그랑프리에 우승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 F1의 꽃. 레이싱걸(Racing girl)? No! 그리드걸(Grid girl)! Yes!
본인의 스타일과 가장 비슷한 팀과 드라이버를 선택하면 보다 F1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 필자는 ‘슈마허’를 선택했다. ‘노장’의 저력이랄까. 수많은 우승경험을 믿었다. 더욱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발표를 선언했기에 한국에서 그가 우승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Step 3. 각종 이벤트와 포디움 세레모니를 잡아라

F1 그랑프리에서는 F1 레이싱 카 뿐 아니라 관객들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다른 모터스포츠 이벤트나 드라이버를 실제로 만날 수 있는 팬사인회, 모든 드라이버들이 경기 시작 전에 한 자리에 모여 관중들에게 환영의 뜻을 표하는 ‘드라이버 퍼레이드’ 등을 기획하여 대회를 더욱 빛나게 한다.

우승 세레모니도 한껏 즐겨야 한다. 우승자가 결정된 뒤 바로 서킷을 빠져나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레이스 종료 뒤 최고의 성적을 거둔 세 명의 드라이버와 우승 팀을 축하하는 포디움 세레모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드라이버와 팀원들은 물론 관중들도 함께 하는 ‘축제의 피날레’이다. 뉴스에서나 볼 법했던 ‘우승샴페인’을 터트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우승자를 축하해주는 것은 관객에게 있어서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下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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