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2. 학생들 사이에서 총장직선제 폐지 철회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고, 부산대의 경우 교수들이 총장직선제 폐지 철회를 위해 총장실 점거 농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총장이 되면 총장직선제 관련 학칙을 개정 할 계획을 갖고 있나? 답변에 따른 이유도 설명해 달라. 

기호 1번 윤택림 "구성원들 원한다면 뜻과 의지 존중"

우리 대학은 민주의 도시, 인권의 도시, 평화의 도시인 광주의 자랑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산실이며 산증인입니다. 60년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 우리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자양분으로 삼아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전남대학교를 더욱 자랑스러운 대학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대학과 우리의 선배들은 1980년 5월의 역사 속에 우리 대학의 존재를 분명하게 각인시켰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민들에게 그 위상을 드높였습니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이정표였으며, 아시아 민주화의 방향을 제시한 광주와 전남대학교의 역사와 전통은 유구히 계승되고 발전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당위적 책무를 저는 총장 후보자로서 확고부동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과 우리의 선배들은 온갖 종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학 내 민주화의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총장직선제를 구성원들의 뜻을 담아 관철시켰습니다. 저는 총장 후보자로서 선배들이 세운 그 뜻을 존경스런 마음으로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우리 대학은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학칙을 개정했습니다. 이는 우리 대학 교수님들 중 70%가 총장직선제를 고수해야 한다는 생각과 뜻에 반하는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학을 운영하는 본부의 입장에서 볼 때, 얼마나 고심에 찬 고육지책의 선택이었는가를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민주화의 전통을 고수하자는 주장에 담긴 명분과 우리 대학이 처한 난관을 어떻게든 타개해야 한다는 실리와 실익의 팽팽한 긴장관계를 분명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대학은 변화와 개혁의 요구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저는 자치와 자율 공동체인 대학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대학 정상화와 장기적인 대학 발전을 위한 선결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학칙으로 폐지된 총장직선제와 관련해서 정치적 여건이 조성되고, 대다수 구성원들이 동의한다면 저는 전적으로 구성원들의 뜻과 의지를 존중할 생각입니다.

기호 2번 지병문 "의견 수렴 후 결정에 따를 것"

직선제는 저의 소신입니다. 직선제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총장 직선제는 우리 전남대가 도입한 자랑스러운 제도입니다.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대표자를 선출하는 대의민주주의의 일반원칙에도 부합하는 좋은 제도입니다. 현실적인 장점도 많습니다. 모든 공직자는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직선 총장은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합니다. 직선제가 폐지되면 소수의 선출위원이나 교육과학기술부의 눈치를 봐야할 것입니다. 직선제는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제도입니다.

전남대 구성원의 절대 다수는 직선제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평의원회의 조사결과, 교원의 70% 이상이 찬성했습니다. 직원과 학생들도 비슷한 의견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직선제는 폐지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강압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재정지원축소와 불이익을 주겠다는 위협 때문입니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자율성을 지켜낼 것인가 아니면 재정지원때문에 직선제를 폐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현실적으로 고민스러운 지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성원의 의견과 배치되는 결정은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구성원의 의견수렴이나 협의의 과정이 생략되었습니다.

공동체의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안은 지혜를 모아아 합니다. 함께 결정해야 합니다.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는 필수입니다. 때로는 현실적 고민 때문에 다수의 의견과 배치되는 결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는 설명과 설득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저는 절차를 중요시하고 과정을 존중하겠습니다.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겠습니다. 직선제 폐지 여부에 대해 교원, 직원, 학생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겠습니다. 의견수렴과정에서도 직선제유지의 장 단점, 현실적 고민 부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결정에 따를 것입니다. 직선제 찬성이 다수 의견이라면 정부와 협의하여 재정적 불이익을 없애는 노력을 다하겠습니

기호 3번 오희균  "범대책 기구 만들어 구성원 의견 수렴"

저 와 우리 전남대학교 구성원 대부분은 본래 민주적 직선제의 유지가 민주사회의 근간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없이 공감하고 있다고 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작은 지방자치단체도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표하고 리더를 선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선거가 바람직한 방향과 깨끗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섣부르게 직선제의 폐해만을 강조하진 않습니다.

모두가 만들어가는 시민문화의 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우리대학이 시행하는 현행 직선제가 완전한 직선제라기 보다는 총장후보군을 뽑는 과정입니다. 최종 임명절차는 여전히 국가기관의 승인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제한적 직선제입니다. 그나마 이 직선제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우리의 구조적 한계에 큰 자괴감이 듦과 동시에 반성적 성찰을 하였습니다.  그간 관행되어 온 대학선거문화에 대해 자성의 소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귀기울지 않았고, 도덕적 책무성도 갖지 못했습니다. 이 점에서 우린 직선제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따라서 다시 찾기 전에 우리의 대학시민성에 대해 다시 성찰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구에 앞서 우리가 스스로 변화에 주도권을 쥐고 자성해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여전히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따라서 총장직선제는 꼭 다시 부활되리라 확신합니다. 다만 포기한 직선제에 대한 당장의 쟁취보다는 제대로 된 진짜 직선제를 보장받을 수 있는 상위법의 개정도 함께 우리가 고민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국립대학총장협의회와 전국국공립교수연합회 등의 대외교섭력을 병행해 공동의 법적토대를 마련하는 선행작업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이 시점에서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살피고 다시는 꺾기지 않을 직선제를 위한 비판적 검토와 실천계획을 구상할 수 있는 범대책기구를 만들어 논의하고 합의를 끌어내어 구성원의 전체 의사를 다시 묻는 과정을 밟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총장이 되면 내부적으로 대학시민성을 고취하면서 이런 작업을 시작하도록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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