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숨겨진 보물로 활력소 찾아

▲ 죽화경을 찾은 부부가 정원북을 보고 있는 모습

담양하면 흔히들 생각하는 죽녹원, 메타세콰이어길, 소쇄원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것말고도 '죽화경'이라는 숨겨진 보물이 있어 <전대신문>이 소개한다. 

현대적 감각의 정원
죽화경은 다소 한적한 곳인 담양 유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죽화경은 정원 작품으로서 정원예술가 유영길 씨가 7년 전부터 한국 정원 문화의 발전을 위해 만들게 됐다. 대나무죽(竹)에 꽃화(花)그리고 볕경(景)이라는 이름처럼 약 1만개의 대나무로 엮어진 울타리와 수십 종의 꽃이 어우러진 현대적 감각의 정원이다.

죽화경의 작품명은 ‘기의 충전’이다. 작가는 대나무의 곧은 강직함과 부드럽고 아름다운 꽃의 변화를 연출했다. 1만개의 대나무 울타리는 인생에 견주어 긴 시간을 의미하며 365개 장미지주 기둥은 1년 4계의 변화를 표현했다.

죽화경은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정원에서 정원북까지 작가의 손이 지나지 않은 곳이 없다. 정원에 있는 작은 꽃에서부터 나무까지 직접 구상, 조성하여 연출되었다. 또 작가가 정원 작품으로서 더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 만든 ‘정원북’은 죽화경의 작품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원북은 목판에 서체로 글을 적어놓은 새로운 작품으로 ‘서야 할 자리들’, ‘오늘 하루’ 등과 같이 자연을 소재로 한 글귀와 함께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주인이 직접 쓴 정원북의 구절들은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와 여유를 선물해준다. 죽화경을 걸으며 정원북을 읽으면 마치 동산에 와서 시집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조용함…그 속의 여유
정원의 정문을 들어서면 탁 트인 죽화경의 전경과 산이 어우러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죽화경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조용함 속에 바람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예쁜 꽃들과 나무들이 함께하여 꾸며진 죽화경은 걷는 순간순간이 향긋한 꽃과 풀내음으로 가득하다. 나비들은 꽃을 찾아 돌아다니고 나무들은 살랑살랑 흔들린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는 내내 따사로운 햇살이 정원을 감싸고 있다. 붉은빛으로 예쁘게 피어있는 상사화 또한 정원의 싱그러움을 한껏 더해줬다. 마치 들어서는 순간 동화 속의 주인공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죽화경의 가장 큰 매력은 ‘조용함’이다. 시끄러운 도심 속에 익숙해있던 기자는 도시와는 다른 분위기에 푹 빠졌다. 죽화경은 새들의 소리와 나무가 흩날리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사박사박 잔디를 밟으며 짹짹 새가 울고 파란 하늘이 일상 속 지친 머릿속 고민마저 사라지게 했다. 걷다 보면 보이는 많은 정자와 파라솔 또한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한 주인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꽃 그리고 나무, 이 두 가지만으로도 여유로운 주말을 즐기기 위해 충분하지 않을까. 천천히 죽화경을 걸으면 정원의 아름다움을 ‘담뿍’ 느낄 수 있다. 한번쯤은 사랑하는 이와 손을 잡고 정원을 걸어보자. 자연을 담은 죽화경 속에서 직접 보고 향으로 느끼는 것은 새로운 내일을 위한 활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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