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가 개봉 4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독살 위기의 왕을 대신해 천민 ‘하선’이 왕의 대역을 맡고 그가 백성을 위한 목소리를 내며 점차 ‘모두가 바라는 왕’이 되어가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보고 ‘참 시기 잘 맞춰 개봉했다’고 생각했다. 오는 12월에 있을 18대 대통령 선거 열기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혹여 정치에 무관심했던 사람까지도 ‘내가 바라는 왕,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였다.

지난 1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해 안철수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3자 구도가 형성됐다. 세 후보는 모두 “자신보다는 국민을 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입을 모았다. 안 후보는 “나 자신보다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겠다”했으며 박 후보 역시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삶이 나아지도록 행복을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 후보 역시 국민을 위해 “보통사람들이 주인인 우리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말은 던지기는 쉽지만 지키는 건 배로 어렵다. 지금이야 그럴 듯 해보이지만 지키지 못한다면 후보들의 공약은 단지 빛 좋은 개살구다.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은 어떤 사람일까. 누구나 한번쯤은 내 딴에는 다른 사람을 위한다고 행동했는데 오히려 피해를 줬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국민을 생각하지 말고 직접 국민들의 입장이 돼 정책을 펴야한다. 청와대에 콕 틀어박혀 듣고 싶은 말만 골라듣고 서류에 도장만 찍는 대통령이 아니라 발로 뛰고 국민들과 소통하는 사람이 진정 ‘모두가 바라는 대통령’일 것이다.

영화 <광해>에도 “백성을 섬기는 왕”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하선’이 모두가 바라는 왕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천민이었기 때문이다. 천민의 눈으로 백성의 편에 서서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펼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후보가 천민이 돼 ‘자신보다 국민을 위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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