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리, 풀내음과 함께하는 산책

도심 속 가까운 곳에 휴식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전대신문>이 그런 곳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무각사’다. 우리 대학에서 버스로 약 30분을 달리면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무각사를 만나볼 수 있다. 우리 지역 시민들에게 여유와 평온을 주는 보물 같은 장소, 무각사를 찾았다. /엮은이

▲ 무각사 LOTUS 북 카페에서 부부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도심에서 듣는 풀소리
우리 대학 정문에서 상무64 버스를 타고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정류소에서 내리면 5·18기념공원이 나온다. 산책하는 사람들을 지나 공원 안에 있는 ‘무각사’로 걸어가다 보면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곳도 있구나’ 싶은 곳이 나온다. 산책로를 따라 무각사 돌계단을 지나면 울창한 숲속 나뭇잎 소리와 청아하게 퍼지는 풍경소리가 어우러져 바람과 함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계단에서 바라본 무각사는 웅장한 대웅전과 석탑, 종각이 사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무각사는 정갈하고 조용함, 그 자체다. 

여의산 자락에 자리 잡은 무각사 대웅전에는 많은 시민들이 명상을 하고 있었다. 기자 역시 대웅전에 들어가서 향냄새와 함께 눈을 감고 앉았다.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와 풍경소리가   들리는 대웅전은 마음을 다스리게 만든다. 수없이 접하는 시끄러운 음악이나 네온사인과는 다른 조용함에 어색하기도 했지만 정신이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전통과 현대가 깃든 무각사
사찰 무각사는 현대적인 북 카페와도 제법 어울린다. 무각사 문화관에 위치한 북 카페‘LOTUS’ 입구에 들어서면 책 냄새와 커피향이 퍼진다. 사람들은 차향 속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고 스님들은 팥빙수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LOTUS의 한쪽 벽면은 불교용품과 서적들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옆에 대나무가 우거져 있어 멋진 풍경과 함께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실 수 있다. 또 상시적으로 작품전시도 이뤄지고 있다.
LOTUS를 찾은 광주시민 정경옥 씨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며 “카페 안의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무각사에는 현대적인 LOTUS 외에 전통의 멋이 깃든 전통찻집 ‘사랑채’도 있다. 사랑채에서는 전통차와 함께 대나무를 풍경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커피가 싫은 이들이라면 사랑채의 고전적인 분위기 속에서 친구나 가족과 담소를 나눠 보는 것도 좋다.

음료 말고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무각사를 즐길 수 있다.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무각사 주차장에서 ‘보물섬’이라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또 이번 달 개막한 광주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불교적 정신, 만남과 인연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무각사에 전시된다.

오월루에서 바라본 광주

오월루에서 바라본 광주 무각사를 나와 LOTUS 옆 산책로를 걷다보면 광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오월루가 보인다. 오월루는 5·18민중항쟁(이하 5·18)의 현장에서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5·18을 가슴에 새기고 오월루의 계단을 올라가며 바라본 탁 트인 빛고을 광주의 모습은 일상 속 지친 몸과 정신을 바로잡을 수 있다. 
오후 수업을 끝내고 찾은 무각사. 기자는 혼자 무각사를 산책하면서 마음을 정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먼 곳으로 떠나기보다 버스 한 번이면 찾을 수 있는 무각사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를 되짚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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