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도 스트레스다”…체계적인 미디어 교육 필요

▲ 한 학생이 홀로 카페에 앉아 카톡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카카오톡(이하 카톡)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5,000만이 넘는 카톡 사용자들은 카톡을 휴대폰 속 전화 기능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크다. 사람들이 카톡을 거부하는 이유, 뭘까?

족쇄가 돼버린 카톡
편의점 알바생인 ㄱ 씨는 알바를 하는 동안에도 오른쪽엔 스마트폰을 둔다. 계속해서 친구들과 카톡을 주고받기 위해서다.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습관처럼 카톡을 한다. 얼마 전에는 손님이 카운터에 있었지만 카톡 소리가 들리자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을 집어 들기도 했다. 알바 중이었는데 아차 싶었다.

ㄱ 씨는 “카톡이 오면 빨리 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며 “카톡 노이로제에 걸린 것만 같다”고 호소했다. 손쉬운 연락이 편리할 때도 있지만 때론 그 정도가 지나쳐 일상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내용의 카톡에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쏟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어 아예 알람을 꺼놓기도 한다. 하지만 알람을 끄자 더 신경이 쓰여 수시로 휴대폰을 확인했다.

ㄴ 씨는 카톡 알림이 울리지 않아도 휴대폰을 켜 수신 여부를 확인한다. 또 카톡이 오지 않았을 때에는 무의식중에 카톡에 들어가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보거나 상태 메시지를 읽는다. 그는 “종일 카톡만 한다고 생각 될 때가 있다”며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고 전했다.

잠시 카톡을 보지 않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몇백개의 카톡이 쌓인다.
잠시 카톡을 보지 않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몇백개의 카톡이 쌓인다.

나는 카톡 외톨이
ㄷ 씨는 대학에 입학한 후 학과나 동아리 등에서 만난 사람들의 단체카톡방에 초대됐다. 처음에는 카톡을 통해 공지사항 등을 전달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자신이 끼지 못하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카톡 대화들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가 쌓였다. 그는 “잠깐 사이에 몇 백 개씩 카톡이 와 있다고 생각해보라”며 “일일이 읽기 힘든 것도 문제지만 함께 있는 공간에서 대화에 끼지 못하는 소외감은 더 크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불편함에도 쉽게 단체카톡방을 나갈 수 없다. 자신을 초대한 선배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단체카톡방을 나가는 대신 카톡 탈퇴를 선택했다. 계속해서 소외감을 느낄 바엔 차라리 카톡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싶었다. 주변사람들은 그에게 카톡을 왜 탈퇴했느냐고 물었지만 차마 단체카톡방에서 느끼는 소외감 때문이라고 말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카톡 못지않게 텅텅 빈 카톡 대화창도 스트레스다. ㄹ 씨는 카톡에 열중인 사람들을 볼 때 자신은 카톡이 오지 않으면 “괜한 우울을 느낀다”고 했다. 또 자신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기도 한다. 카톡이 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우리 대학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ㅁ 씨는 “카톡이 곧 인기의 척도가 된 것 같다”며 “카톡이 많이 오는 사람은 인기가 많고 적게 오는 사람은 인기가 없는 게 아닌데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카톡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물론 카톡은 메시지 무료 수신·발신이라는 매력과 채팅과 같은 빠른 대화 가능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김송희 교수(신문방송학·온라인저널리즘)는 “사람들이 카톡을 하는 이유는 공동체 구성원들과 유대감을 위해, 뉴미디어에 대한 발 빠른 적응을 위해, 정보에 배제되지 않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카톡 거부는 힘들다. 하지만 편의를 위해 이용하는 카톡이 스트레스가 돼서는 안 된다. ㄷ 씨는 “카톡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과감히 탈퇴를 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카톡 스트레스에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내놓기는 힘들지만 미디어에 휘둘리지 않도록 소유·통제·관리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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