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짝>이란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여성의 과거행적이 논란이 됐다. 일반인 남녀 12명이 일주일간 합숙하며 짝을 찾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한 여성출연자가 과거 성인방송출연, 쇼핑몰 모델 등의 경력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에 비난의 여론이 일었던 것이다. 실제로 출연자는 방송 출연 당시 요리만을 전념해왔다고 밝혔지만 네티즌들에 의해 관련 내용이 파헤쳐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남은 방송분을 방송하지 않기로 하고 해당 여성출연자에게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등 강경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과 제작진의 비난의 주요 논지는 경력을 속임으로서 진정성이 없고, 다른 경력이 있으므로 요리만을 해왔다고 하는 그녀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비난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는 사실 쉽게 수긍하기 힘들다. 먼저, 제작자들이 말하는 진정성이란 것이 프로그램 안에서 상대 이성을 선택할 때의 진정성이라고 했을 때, 그녀의 방송·모델경력은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진정성을 훼손한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성인방송 출연경력의 경우,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나 그 경력 자체가 진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방송 출연경력을 비난하는 것은 그저 성인물에 대한 편협한 인신공격에 가깝다.

비슷한 맥락에서 그녀가 모델로 활동하는 쇼핑몰을 홍보하기 위해 출연했다는 비난도 있는데, 이것도 사실 매우 부적절한 비난이다. 종종 비슷한 비난을 받는 모 케이블방송사의 프로그램은 쇼핑몰 홍보를 위해 제작진과 짜고 억지로 컨셉을 만든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 프로그램의 경우 출연자의 단독 샷이 많고 출연자의 생활을 그대로 노출하기 때문에 쇼핑몰 홍보를 의도할 순 있으나 <짝>은 진행 방식이 전혀 달라 의도적으로 쇼핑몰 홍보를 하기 어렵다. 만약에 그녀가 입고 나온 옷이 문제라면 차라리 모든 출연자에게 유니폼을 입게 하는 것이 맞지 그녀에게만 비난을 하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그리고 그녀가 여러 방송 및 모델 활동을 해온 사실을 알리지 않고 해당 프로그램에서 요리에 전념해왔다는 발언을 했다고 해서 그녀가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도 합당하지 않다.

요지는 그녀의 요리사로서의 경력이 의심이 된다는 것인데, 물론 그녀가 다른 활동을 해오는 과정에서 요리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대학에서 외식경영을 전공했고 정규 과정을 거쳐 졸업을 했다. 이 말인즉슨 그녀가 다른 활동을 해오긴 했으나 요리사로서의 경력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녀가 제작진과 시청자들에게 경력을 일부 숨기고 요리사로서만 활동해온 것처럼 이야기 했던 것은 분명 잘못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외에 필요이상의 인신공격으로 그녀를 비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타인의 잘못에 대해 비판은 할지언정 비난은 하지 말자는 뜻이다. 성숙하지 못한 시청자문화가 아쉬운 사건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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