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을 닮은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바로 올 봄에 개봉한 영화 <Duet>이다.

소녀감성 충만한 이 영화는 첫사랑에 실패한 뮤지션 지망생 ‘낸시’가 실연의 아픔을 잊고 음악적 영감을 얻기 위해 영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낸시는 여행가이드 ‘주드’를 만나 함께 여행을 해나가는데 여행의 과정에서 사진작가이자 아마추어 뮤지션인 주드와 애틋한 관계를 키워나간다. 이국적인 도시와 영국외곽 농촌의 풍경 속 한국인 낸시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

영화는 줄곧 영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하며 듣기 좋은 편안한 음악을 들려준다. 성인 연기자로 첫발을 내딛은 고아성과 영국의 제임스 페이지는 영화 속에서 풋풋한 연기를 펼쳐낸다.

우리는 흔한 상상들을 하곤 한다. 태어나 줄곧 살아온 가장 익숙한 ‘이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 되어 보는 상상. 낯선 곳에서 운명 같은 누군가를 만나는 상상. 낸시는 우리가 어릴 적 꿈꿨던 상상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또한 ‘비포선라이즈’같은 그들의 이별은 살살 녹는 애틋함을 제공한다.

판타지 같은 이 영화는 축축한 여름의 끝자락 예쁜 카페에서 먹는 치즈케익 같은 선물이 될지도 모른다. 학점에 필요한 수많은 텍스트, 스펙 쌓는데 필요한 알 수 없는 공부들, 흥청망청 술에 잠식되어가는 몸뚱이에 지쳐가는 학생들이, 청춘의 로맨스판타지에 어떤 설렘도 느끼지 못하는 ‘팍팍한’ 어른이 돼버리기 전에 소녀감성을 닮은 영화 <duet>을 만나보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