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추위, 적극적인 자세로 재선거 임해야”
‘시한폭탄’ 총장선거, 구성원 모두 바르게 안고가야

▲ 맨 왼쪽부터 최수명 교수(생명산업공학·농촌계획학), 이주노 교수(중어중문학·중국현대문학/총추위부위원장), 조정관 교수(정치외교학·비교정치), 신원경 편집국장(경영학·09).

<전대신문>은 지난 7일 좌담회를 열어 총장후보자 재선거를 바르게 치르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총장선거 사태 후 우리 대학은 19대 총장을 교과부에 재추천해야 하는 상황이며 대학의 위기를 타개할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재선거의 목적이다. ‘좋은’ 총장을 뽑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짚어봤다.

먼저 지난번 총장선거 파행에 대해 총평한다면?

최수명(이하 최): 총장직선제는 가장 관리하기 어려운 선거다. 직선제가 대학 민주화의 상징이긴 하지만 정말로 ‘좋은 총장을 뽑는데 최적의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이다. 총추위는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의 자질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는데 미흡했다. 특히 선정위원단이 후보자를 3명으로 추리기 전 총추위는 후보신청인들에게 10분의 발언기회밖에 주지 않았다. 거기서부터 문제는 시작됐고 이에 대한 책임은 총추위에 있다고 본다.

조정관(이하 조): 지난 19대 선거가 최 교수님 말씀대로 ‘입을 풀고 몸을 가만두게 하는’ 점에 있어서는 실패했다고 본다. 컷오프 이전에 공식적 토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다. 또한 총추위는 저번 선거에서 어떠한 권위도 가지지 못했다.

이주노(이하 이): 우리 손으로 뽑았던 후보자가 교과부에 의해 거부당한 사태에 대해서는 관리자의 입장에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거관리를 하다 보니 교육공무원법에 적시되어 있는 법규, 우리대학 규정, 세칙 등이 많이 허술하다는 것을 느꼈다. 대학구성원사이에서 총장선거는 대학운영 방안이나 폭넓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좋은 기회다. 그런 관점에서 선거는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 24년간 지켜왔던 직선제는 가치 있고 소중했지만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다. 관행이라는 미명아래 선거문화가 굉장히 혼탁해졌다. 반성하지 않으면 직선제를 고수하더라도 소용이 없다고 본다.

재선거 과정에서 핵심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 후보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위법들에 연연하다 보면 대학선거는 답이 없다. 예를 들어 골프장 접대 같은 경우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우리 문화에서 밥을 같이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하나의 방안을 제시해 보자면, 후보자들은 학생식당과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유권자들과 식사해라. 

이: 교육공무원법 제약이 너무 심하다. 교육공무원법에 의거한 다섯 가지 선거운동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최: 너무 움츠려들지 말아라. 그렇게 관리하다 보면 결국 똑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같은 맥락으로 지난번 총장선거 파행도 결국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조: 선거법에 걸리지 않는 부분을 확장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구내식당에서 유권자들과 식사하기, 특정 카페를 정해서 그 곳에서 유권자들과 차 마시기 등의 방법들 말이다. 이는 비용을 발생시키는데 총장후보자들이 선거비용의 일정부분을 부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 이런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모아 선거법을 대폭 개정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들을 빨리 찾아서 결정해야한다.

이: 재선거 과정에서 현재의 법, 규정, 규칙, 세칙 등을 놓고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긴 하다. 총추위가 허용한 특정 장소, 시간 등을 통해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을 만나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후보난립이 예상되는데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이: 후보난립과 맞물려서 피선거권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공식적인 입장으로는 평의원회나 총추위가 피선거권의 제한을 가늠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후보난립이 초래한 문제들은 결국 학내 구성원들의 여론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

조: 좋은 방안이 있다. 후보신청인들을 모아놓고 우리 대학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여는 것이다. 다만 후보들이 “나를 뽑아주세요”와 같은 말만 하지 않으면 된다. 후보자들에게 자신의 비전, 바라는 총장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 후보자가 설사 20명이 나오더라도, 후보자들이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의원회의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조: 선거법 앞에 총추위가 너무 주눅이 들어있는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싶은 건 이해하지만, 문제가 생기지 않는 쪽으로만 의미를 두다 보면 결국 선거의 의미는 퇴색되고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총추위는 총장선거를 행정으로만 관리하지 말고 축제로 만들려고 해야 한다. 총추위는 유권자가 후보자의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에 필요한 총장상은?

최: 대학 구성원들의 역량을 봤을 때 무조건 총장을 따르는 시대는 지났다. 총장은 구성원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적으로 끌고 갈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각 단대별 컨텐츠를 채우는 것은 학장과 교수들이 해야 할 일이다. 대학 구성원들이 사회적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고, 학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다. 그런 능력을 갖춘 총장이 학교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조: 시스템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학 경쟁력을 위한 개혁의 비전을 세우고 구성원과 함께 논의해 난국을 헤쳐 갈 총장이 필요하다.

이: 구성원 사이에서의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총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대학 개혁의 청사진을 구축해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국립대학 총장으로서 교과부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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