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부터 시작된 우리대학의 차기 총장후보자에 대한 검찰수사가 약식기소로 일단 마무리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학운영의 리더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이 가시화 되지 못하고 있다. 총장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일부 대학에서 총장후보자 또는 현직 총장의 선거부정행위, 자질, 도덕성, 논문표절, 개인적 비리 등을 이유로 사퇴하거나 사법적 처리 대상이 되므로서 대학운영의 공백사태를 빚은 경우가 있었지만, 우리 대학은 한 번도 그러한 불미스러운 역사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우리 용봉골 식구들에게 충격이 클 수 밖에 없었고, 당혹스러워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리더쉽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학문과 교육의 공동체이자 국가와 지역발전의 심장인 대학은 한시도 생명적 역동성을 내려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대학본부에서도 학칙에 따라 전임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즉시 교무처장을 총장권한대행으로 임명하여 리더쉽의 위기가 대학발전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하였다. 용봉골 식구들도 큰 동요없이 새 학기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해 오고 있어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캠퍼스는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역사와 전통을 갖는 거점대학의 위기관리능력이 작동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대학과 함께 교과부의 부당한 총장직선제 폐지 압력에 저항하여 왔던 부산대는 지금 우리 대학이 겪고 있는 리더쉽 위기를 먼저 겪었다. 그렇지만 대학구성원들의 진심어린 협조와 대학사랑 정신을 발휘하여 가능한 최단시간 내에 잡음없이 새로운 총장을 선출하므로서 대학위기 극복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이전의 다른 대학들이 리더쉽 위기에 봉착하였을 때, 거의 대부분 정상화 되기 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음을 감안한다면 부산대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노력과 희생, 그리고 진심어린 배려와 이해를 공유하지 않고서는 난마처럼 얽혀있는 대학의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음이다. 현재의 위기는 정치권도 지역사회도 해결해 줄 수 없고 오로지 우리 스스로의 자치능력에 의해서만 극복 가능하며, 위기의 정상적이고 신속한 극복이 지체될 경우, 굴욕적인 타율이 강요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학도 사람이 모여 서로가 얽혀져 있는 조직인 이상, 정상적인 운영과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 사이에서 지켜져야 할 기본적 덕목이 같이 적용된다. 리더쉽을 바탕으로 파트너쉽과 주인의식(Ownership) 또는 주체의식이 이러한 덕목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리더쉽은 조직 전체를 민주적으로 합쳐서 끌고 가는 것이고, 파트너쉽은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나누는 것이며, 주인의식은 조직을 스스로 갖고 맡고 있다는 무한 책임감이다. 파트너쉽은 정상적인 리더쉽 하에서만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주인의식은 리더쉽의 위기 하에서도 작동될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 리더쉽의 위기 때 주인의식의 진가는 더 발휘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IMF 경제위기 때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 국민들의 ‘금 모으기 운동’은 이러한 주인의식의 극명한 사례이다, 주인의식은 또한, 구성원의 결집된 힘에 바탕하여 혼란에 빠진 리더쉽이 신속하게 정상화 되는 추동력이 된다.

전례없는 우리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너와 나를 구분하고 탓할 때가 아니다. 위기를 불러 오고,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관리하며, 충분히 예상 가능하였던 과도기의 대학운영시스템을 제대로 예비하지 못한 지금까지의 과오도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에 더욱 더 구성원 각자의 주인의식이 요구됨을 명심하여야 한다. 주인의식을 가지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고, 기회의 싻이 보이면 위기는 즐길 수 있게 된다. 나머지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그 다음에 채우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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