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는 사계절이 있고, 우리 인간에게는 생로병사가 있다. 인간이 유한한 존재임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변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누구나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자신이 가진 욕망을 다 펼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 인간에게 그렇게 많은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 짧은 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하며 또 무엇을 위해 살아 갈 것인가. 평생 이 고민을 안고 살아도 그 답을 찾지 못하고 끝나는 것이 또한 인생인 것 같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스스로 그 답을 내리고, 그것을 이루는 데에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으며 살아간다. 누군가에겐 그것이 돈이고, 또 누군가에겐 그것이 명예와 권력이고, 또 누군가에겐 그것이 연인이고, 또 누군가에겐 그것이 자식이다. 그러나 아무리 큰 욕망을 지니고 있어도 유한한 몸을 가진 우리 인간은 생로병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돈과 인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우리 인간은 자신의 육(肉)을 키우면서 욕심을 함께 키워왔는지 모른다. 남들보다 더 가지고 싶은 마음, 남들보다 더 돋보이고 싶은 마음,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싶은 마음들이 우리 인간의 욕심을 성장시켰다. 어떤 일에 꿈을 가지고 욕망 혹은 욕심을 키워나가는 일은 분명 좋은 일일 것이다. 이러한 욕심들이 모여 결국 지금의 이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발전과 경제적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인간의 이런 욕망들이 한 몫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듯하다. 돈을 자기 삶의 목표로 삼은 자들에 의해 경제가 성장됐고, 정치권력의 힘을 최고로 여긴 자들에 의해 지금의 정치가 이뤄졌으며,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들에 의해 나름 사회에 봉사란 이름으로 나눔의 미덕이 꾸준히 실천되어져 왔다. 추구하는 대상은 다르나 이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자신의 욕망 혹은 욕심을 위해 살면서 결과적으로는 사회 발전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 너무 지나친 욕심은 항상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남에게 피해를 끼쳐가며, 또는 남을 속여 가며 얻은 돈과 권력, 명예가 어찌 오래갈 수 있겠는가. 세상에서는 이것을 두고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한다. 지나친 욕심이 부른 화(禍)는 사필귀정(事必歸正)에 맞는 당연한 이치라 본다. 그러나 정말 무서운 것은 이 화(禍)를 피해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과 이들에게 어쩔 수 없이 빠져나갈 길을 열어주며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려 하는 지금의 이 사회이다. 돈과 정치권력의 힘에서 떨어져 살고 있는 우리들은 진정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하는가. 이럴 때 우리에게 힘이 되는 말은 그래도 사필귀정인 듯하다.

정권 말기이다. 그동안 이 정권에서 행해졌던 모든 것들이 우리 국민들 앞에서 제대로 심판받기를 바란다. 한 지도자로서의 과한 욕심이 그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앞으로 그 파장이 어디까지일지 아직은 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권이 바뀌면 그 모든 사실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 아니 꼭 그러해야 한다. 세상에 모든 일은 그래도 사필귀정이어야만 하니까.

어떤 일에 욕심을 부리는 이유의 근본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왜냐면 결국 세상은 유한한 존재인 인간들이 모여 살아가는 곳으로, 마지막에 남는 건 돈, 권력, 명예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필귀정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