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우리대학 홈페이지 교직원그룹웨어인 용봉아르미에 ’수의대를 농대나 의대에 위탁관리 시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이슈가 되고 있다.
이 글은 사학과 최영태 교수(사학·독일사)가 작성한 것으로 "어떤 규정도 결코 완벽할 수 없으므로 수의대 문제는 규정의 잘못에서 연유된 문제가 아니고 그를 집행하는 사람들의 문제"라며 "수의대 교수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본부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공채과정에서 정당한 절차에 의해 심사를 진행했다면 그 구성원은 합의된 결론에 승복해야 하지 않느냐"며 "수의대는 이미 자치능력을 상실하고 있으니 당분간 농대나 의대에 위탁시키자"고 제안했다.
4백여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글에 대해 양홍서 교수(치의학·보철학)는 "공채과정에 잡음이 있다는 이유로 수의대 전체를 위탁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최 교수의 주장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며 "수의대 사태를 조속히 해결시키고자 제시한 사안이라는 점을 이해하나, 이 문제는 타 대학 교수의 여론 투표나 인접 대학이 개입할 일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고 최 교수의 글에 대해 지적했다.
최 교수의 글이 게재되기 전 "수의대 교수공채 불공정성 시비에 대해 공정관리위원회와 평의원회가 아무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므로 본부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표명한 교육연구처를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었던 김성호 교수(수의학·해부학)는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5일 ’누가 감히 수의대를 왜곡하는가’라는 글을 통해 최 교수의 글에 반론을 펼쳤다. 김 교수는 "수의대를 농대나 의대에 위탁관리 시키라는 말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결과"라며 최 교수의 양비론적 시각을 비판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수의대를 정말로 농대나 의대에 위탁하라는 것이 아니라 수의대 교수들은 각성하라는 의미였다"며 "수의대는 단과대로 독립하기 이전에 농대소속이었고 의대와는 학문적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농대와 의대를 거론한 것"이라고 글의 의도를 밝혔다. 이에 김 교수는 "수의대교수들이 각성해야 한다는 말을 어떻게 위탁관리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느냐"며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직접적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유민수 교수(화공·컴퓨터응용)는 현 상황을 밥상에 빗대어 "과격한 시시비비는 밥상만 엎을 뿐 사이좋은 밥상을 만들자"고 제의하는 등 용봉아르미 토론광장은 교수들의 공방으로 가열되고 있다.
그 외 김용대 교수(독문·독문학)는 지난 6일 ’현상과 본질을 혼동하는 愚를 경계하며’라는 글을 통해 "많은 교수들이 이번 사태를 불명예스럽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수의대 교수들을 생각해보라"며 "무사안일주의에 젖어 개혁하고자 하는 지식인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진정한 학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방송, 신문, 시민단체들과 심지어 국정 감사장에서까지 문제된 사안을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여기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본부의 태도는 옳지 못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대신문 허자현heojh01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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