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대신문 자료사진(사진은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과 관계가 없습니다).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교수님이 들어오셨다는 신호다. 친구와의 잡담을 멈추고 교수님과 눈을 맞춘다. 간단한 인사. 그리고 출석체크. '어디까지 했었죠?'하는 말과 함께 시작되는 강의. 반복되는 일상이다. 점점 '흥미'가 떨어지는 걸 느낀다. '따르는' 학생도 이렇게 지치는데 '이끄는' 교수님은 얼마나 힘이 들지 가늠조차 어렵다.

그러다 문득 교수님의 일상이 궁금해진다. 강의가 끝나면 보통, 학생은 도서관 혹은 전대 후문 등으로 각각 흩어진다. 그렇다면 교수님은? 교수님들은 언제 학교에 오시고, 일과 중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리고 강의 시간 외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실까? 궁금한 건 해결해야 하는 법. 강의실 '밖'에서 만난 교수님의 일상은 어떤지 들어보기로 하자.

(교수님의 일상을 보다 친밀하게 전달하기 위해 대화체를 사용함을 밝힙니다)

‘근면형’, 이영철 교수(행정학·행정조직론)

교수의 일상이라. 학생들이 그런 걸 궁금해 하겠지. 알겠네. 그럼 시작하게나.

출근이 언제냐고?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인데. 그때그때 다르니까(웃음). 그 전날 특별한 일이 없다면, 보통 9시에는 학교에 도착한다네. 사실 출근 시간은 정해진 것이 없거든. 강의가 오후에 있으면 늦게 올 때도 있고, 전날 야간작업을 했다면, 점심시간 때쯤 오기도 하고. 이런 자유로운 시간을 봤을 때 '교수'라는 직업이 좋게 보이지. 이만한 '자유'는 교수라는 직업의 특성상 보장되어야 할 거야. 미지의 영역을 탐색하는 임무를 수행하려면 말이지. 물론, 이런 자유는 자기 규율이 바람직하다는 또 하나의 직업의 특성에 의해 보완되고 있는 것일 거야.

그리고 강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책을 보는 데 사용한다네. 전공서적은 물론 에세이까지 다양한 장르를 읽지. 책은 정말 대단한 '지식의 보고'거든. 읽을 때마다 배울 게 많고, 세상에는 숨겨진 비밀이 많다는 걸 알게 되지. 많은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데 요즘 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더군. 요즘 세대는 책 세대이기보다 멀티미디어 세대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깊은 사고나 논리적인 문제를 풀어가는 데에 있어 책읽기를 따라갈 방도는 없지.

그리고 학교에 오면, 업무상 학교 웹메일을 확인하지. 그리고는 지난 밤 세계에서 일어난 소식을 확인한다네. 즐겨찾기에 올라있는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홈페이지를 훑어보는 것도 일상 중의 하나야. 관심 있는 주제나 의미 있는 주제, 미국 정치나 교육, 기술에 관한 기사가 있으면, 빠뜨리지 않고 한번 읽어본다네. 한국의 신문은 직접 읽지만, 인터넷 신문인 프레시안(Pressian)에도 자주 접속하네. 일간지와는 다른 기사들이 있으니까.

이거 너무 재미없는 답변이 아닌가 걱정이 되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다 보니까 할 얘기가 별로 없고만. 동료교수님들과 가끔 대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한다는 것이 '일상탈출'로 볼 수 있을까?

▲ ⓒ전대신문 자료사진(사진은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과 관계가 없습니다)

‘소통형’, 이송희 교수(국어국문학·현대문학)

제 일상에 대해 궁금하다고요? 학생들이 흥미로워할 지 모르겠네요. 좋아요.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전 출근 준비와 함께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들어요. 손석희 아나운서 팬이기도 하고, 시사적인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서예요. 사실 문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소설, 시만 읽는 것은 아니거든요. 다양한 지식, 정보를 얻어야 창작의 폭도 넓어지고 사고도 깊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정신이 맑게 깨는 아침에 '정보'들은 머릿속에 담는답니다.

학교에 도착해서는 캠퍼스의 상큼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산책 겸 캠퍼스를 거닐어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하루를 준비하는데 있어 몸과 마음을 덥히는 이만한 운동이 없답니다. 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동료 선생님과 수업 이야기 혹은 세상 이야기를 하거나, 혹은 뉴스 검색을 하면서 수업 오프닝 멘트를 생각해요. 이 때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십분 활용되죠. 매 강의시간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저는 학생들에게 엄숙한 교수자로서의 모습보다는 친화력 있는 모습으로 다가서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강의시간 외 시간에도 종종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도 합니다. 이렇게 마음을 열고 학생들과 소통하면 학생들의 강의 집중도도 높아지고, 종강 후에도 가끔 만나는 지속적인 사제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 창작 활동을 병행하기에 시와 평론 등의 원고를 써요. 하루 중 제일 여유로우면서 감성적인 이 시간은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거든요. 그러다 그림도 보고,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죠. 어때요? 여러분들의 일상과 많이 다른가요?

▲ ⓒ전대신문 자료사진
‘꼼꼼형’, 김철우 교수(미술학·공예)

일상이라 하면, 나날이 달라서 설명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는 요일별로 설명해볼까요?

우선 월요일에는 일주일이 시작되는 날이기에 다른 날보다 조금 바쁜 날입니다. 제일 먼저 학교 아르미에 접속하여 메일, 공람, 게시판과 학생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있는지 세밀하게 확인을 하죠. 또, 일주일동안 특별한 계획은 없는지, 혹 있으면 식사 후 동료교수님들과 의견을 나누며 일정을 조율합니다.

화, 수, 목요일에는 일정이 비슷합니다. 예술대학이다 보니 주로 학생들의 강의과정 이해도와 작업에 초점을 두고 '계획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개인별 작업 전개과정 중 잘 된 부분과 잘 안된 부분은 어딘가?', '마무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학생들 별로 확인합니다. 학생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서 필수적인 과정이지요. 이외의 대부분 시간에는 대학원 과정 강의준비를 합니다. 사진자료준비, 현장답사 등 준비할 것이 많아 강의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금요일에는 '작업'으로 보여줘야 하는 학과 특성상 그룹전 및 초대전, 개인전을 준비하는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로 인해 한 학기 혹은 1년,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요. 이는 짧지만은 않은 시간입니다. 그리고 논문과 작업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고, 어떤 작업을 할 것인가 작업 아이디어 및 스케치, 이론을 병행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주5일제가 시행된 후 본격적인 주말이 된 토, 일요일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이전에는 캠핑을 가곤 했었는데, 최근에는 가족과 함께 테니스 레슨을 받았지요. 그런데 생각보다 가족들 반응이 괜찮고 열심히 하려는 의지도 엿보여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기에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많이 가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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