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민족상잔의 험한 상황에서 우리대학이 문을 연지 이제 60주년이다. 인간이 가진 축복 중 하나가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라면, 오늘 우리는 우리대학의 지난 60년을 돌아보며 개교 70주년, 그리고 100주년을 헤아려보는 기쁨을 맛보고자 한다.

전남대학교는 해방 후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온몸으로 함께 해왔다. 열악한 지역산업구조 속에서도 창의력 있고 봉사할 줄 아는 인재를 배출했고 윤상원-박관현-박승희 열사로 이어지는 민주화 영웅들의 산실이었다.

우리는 개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 가운데 60년사 발간, ‘60주년’ 기념 공간 및 시설물의 설치를 주목한다. 용봉관(옛 본부 건물)에 우리대학 60년 역사관이 들어서고, 기초과확특성화관 옆에는 개교 60주년 기념 조형물을 세운다. 개교 기념식 후에는 용봉관 앞뜰에 100주년에 개봉할 타임캡슐도 묻는다고 한다. 개교 60주년에 단순한 과거의 미화가 아니라 과거를 창조적으로 해체함으로써 미래를 위한 디딤돌로 삼겠다는 대학본부의 다짐을 지지하며 이 시설물들에 미래의 꿈이 담기길 기대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대학의 70주년, 그리고 100주년의 꿈을 얘기해보자면 그것은 민족 통일과 아시아의 문화교류 지휘자다.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한 핏빛 희생의 역사를 지닌 우리는 민족통일과 그 이후를 위한 대비도 선도해야 한다. 통일도 어렵겠지만 그 이후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가 어려움에 처할수록 힘을 발휘할 것이다. 권력으로부터 소외받은 경험에 약자들을 위한 민주화 열망이 충일하기 때문이다.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이 중심이 되어 시작된 아시아 문화 교류의 지휘자는 우리대학의 또 다른 꿈이다. 전사회적으로 불고 있는 세계화의 이정표와 가능성을 우리는 아주 가까이에 두고 있는 셈이다. 근래 들어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해외로 나가는 교류학생, 그리고 교직원 교류는 훌륭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 마음의 중심을 전라도 광주가 아니라 태평양 한 가운데로 옮겨 평화와 상생의 아시아 네트워크를 주도하는 전남대학교 100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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