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총학생회가 지난 14일부터 15일간 ‘5·18 민중항쟁 32주년 영화제’를 실시했다. 이 영화제에서는 영화 <박하사탕>, <오월愛>, <스카우트>, <오래된 정원>, <화려한 휴가>가 사회대와 법대에서 상영됐다.

<화려한 휴가>가 상영된 날은 5월 18일이었다. 한 세대를 훌쩍 넘긴 3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 날의 비극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아직도 5·18을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많다.

‘화려한 휴가’는 5·18당시 계엄군의 작전명이었다. 이름만큼이나 화(火)려한 작전이었다. 그날 덕분에 우리는 화려한 날을 살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휴가> 속 민우가 끝까지 외친 말은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였다. 시민들은 계엄군이 광주에 왜 왔는지, 계엄군이 왜 무고한 시민에게 총칼을 휘두르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고정간첩’, ‘불순분자’로 불리며 선량한 군인들을 헤치는 ‘폭도’로 불려지고 있었다. 그들은 단지 동생이 좋은 대학을 가기를 바라는, 사춘기 소년 마냥 짝사랑하고 있는,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영화 중간 쯤, 한 남성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다. 하지만 계엄군은 총을 쏘고 “미친 것 아니야?”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만세”를 외치는 국민에게 총을 겨눈 군인,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의심스럽다.

아직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은 환하게 웃고 있지만, 살아남은 이의 표정은 어두운 웨딩사진이었다.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우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의 화려한 날에 감사하며 다시는 뼈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그 날을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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