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U foreigners football club’ 팀이 지난 9일 ‘FC MATH 12’ 팀을 4:0으로 누른 후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잔디 안으로 들어오시면 안됩니다. 밖으로 나가세요. 나가시라니까요!”

지난 9일 총장배 축구대회가 한창인 우리 대학 대운동장. 대회 관계자는 한 사내를 향해 연신 잔디밭 밖으로 나가라고 외치지만 검은 얼굴을 한 사내는 빙긋빙긋 웃기만 한다. 주변 친구들이 눈치를 주니 그제야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나간다. 그가 응원하고 있던 팀은 ‘CNU foreigners football club(이하 외국인 축구팀)’이다. 우리 대학 외국인 학생들로 구성된 이 팀은 16일 현재 총장배 축구대회에서 1승 1무로 B조 2위를 달리며 주목받고 있다.

교회 소속 축구팀에서 시작…총 인원 13명

케냐, 세네갈, 우간다, 탄자니아, 프랑스, 모잠비크, 피지, 나이지리아, 중국, 베트남, 키르키즈스탄……. 다양한 국가가 한 데 어울려 있는 외국인 축구팀은 주장 Brian SambJu(경영학·10)의 제안으로 2010년에 결성됐다. 원래 교회의 한국인 축구팀에 소속되어 있던 그가 여러 외국인 친구들을 교회로 초대하면서 수가 점차 늘자 외국인 축구팀을 따로 만들게 된 것이다. 이렇게 모인 학생들이 총 13명으로 모두 우리 대학 소속이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전남대 외국인 학생이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요. 재학생, 교환학생, 언어교육원 연수생 모두 상관없죠.”

Brian은 무엇보다 ‘재밌게 하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대학생활인 만큼 ‘경쟁’보다 ‘함께, 재밌게’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덕분에 팀 내 갈등도 적다. “팀 운용에 어려움"" 없어요”라는 그의 말에 의아해하는 기자를 보고 도리어 “어려움 있어야 돼요?”라고 반문한다.

“그냥 편하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면 돼요. 우린 ‘open mind(오픈 마인드)’에요.”

사실 Brian은 팀 내에서 어린 축에 속한다. 대부분이 그보다 나이가 많지만 주장으로서 중요한 것은 ‘나이’보다 ‘리더십’이라는 것 또한 그들의 문화다.

 

▲ 세네갈에서 온 ‘득점 선두’ Malik Diole(경영학·10))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그는 ‘FC MATH 12’ 팀과 붙었던 첫 경기에서 헤트트릭을 기록한 것에 이어 ‘PASS’ 팀과의 경기에서도 한 골을 추가로 넣은 실력파 공격수다.

 

“응원해주는 한국인 친구들 덕분에 행복”

Brian은 외국인들로 구성된 자신의 팀을 응원해주는 한국인들에 놀란 눈치였다. “제 생각엔 다양성 때문에 우리를 응원해주는 것 같아요. 보통 어떤 분야에 소속되어 있으면 그 팀만을 응원하는데 우리는 전공도 모두 다르니까 자유팀이죠. 어쨌든 한국인 친구들이 우리 팀 많이 응원해줘서 놀랐어요. 덕분에 팀원들의 사기가 높아져 행복했고요.”

현재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은 당장의 목표는 조 1위로 32강에 올라가 좀 더 약한 팀을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매주 일요일마다 대운동장에 모여 훈련을 하고 있지만 팀원들이 모두 바빠 훈련량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

Brian은 “계속해서 이기는 것이 분명 쉽지는 않겠죠. 하지만 열심히 할테니 더 많이 관심갖고 응원해주세요”라고 전했다. 이들은 오는 24일 ‘COMA’ 팀과 맞붙는다. 조 1위로 32강에 진출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이 이뤄질지는 이 마지막 경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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