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음악프로그램에서는 ‘hot debut’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새로운 아이돌 그룹들이 나온다. 언젠가부터 오디오보다는 비디오에 비중을 둔 아이돌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화려함으로 무장한 이들의 무대를 보며 눈과 귀는 즐거울 수 있으나, 감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돌에 적응된 대중들에게 비아이돌 가수들은 실력 이전에 ‘단조롭고 밋밋하다’라는 이미지를 남기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실력파 가수들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슈퍼스타K가 새롭게 시작되면서 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5억이라는 상금과 함께 서인국, 허각, 울랄라 세션과 같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오디션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기존 가수들을 능가하는 실력을 갖춘 참가자들에 극찬이 쏟아지고 음원이 공개되자 음원차트마저 싹쓸이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슈퍼스터K가 이슈가 되자, 방송3사에서도 앞 다투어 리얼리티 오디션 음악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나는 가수다’, ‘위대한 탄생’, ‘불후의 명곡’ 등이 이들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일반인들을 상대로 오디션을 진행하거나 기존 가수들을 노래 실력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이 프로그램들이 모두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래를 잘 하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아 인정을 받지 못했던 가수들이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동시간대 시청률도 꽤 높고, 방영 직후 인터넷 실시간검색순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음악보다 무대중심이 되어버린 현 가요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질 높은 음악과 노래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아이돌을 비롯한 기존의 가수들은 자신들의 본업인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지나치게 아이돌 중심이던 인기곡들도 점차 비아이돌이면서 가창력있는 가수들의 곡으로 바뀌게 되었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일개 케이블TV 프로그램 하나가 우리나라 전체의 음악추세를 바꾸어 놓았다. 도가 지나칠 정도로 비쥬얼, 퍼포먼스를 ‘보여주기’에 급급했던, 그래서 ‘들려주는’ 것이 소홀하게 됐던 K-POP이 변화하고 있다. 보다 질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많이 부르게 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