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취업시즌이 시작됐다. 시즌을 맞아 대학은 물론 지방정부까지 발 벗고 나서서 취업박람회, 면접합격비법 특강 등 취준생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시기에 매년 반복되는 익숙한 풍경인 듯하지만, 올해는 긴장감이 유독 증폭되고 있다. 요새 들어 우리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심상치 않은 국가경제지표는 더더욱 취업시장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지역 대학들을 초긴장 상태에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스테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기업들은 이미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위기 발생 가능성에
2020년부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한 피해는 가혹했다. 기존의 상권이 파괴되고, 취업은 더 어려워졌으며, 물가 상승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로 기록했다. 팬데믹이 전적인 원인이라 볼 순 없겠으나 여러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그런데 무엇보다 가혹한 것은 사람들 마음속에 생긴 관성이다. 지난 2년간 업무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화되어 대면하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잃어버렸다. 그때의 비대면은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했고 다시 대면으로 돌아오겠거니 생각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비대면은 일시적 현상이
스물이 된 추운 겨울, 자주 눈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고자 하는가.’ 자신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졌다. 처음 삶을 마주하듯 원하는 것을 하며 지낼 뿐이었다. 모두가 말하는 올바르고 계획적인 삶은 아니었다. 무언가를 놓치고 조금 어리석게 살면서도 그러한 날들에 만족해하며 잠들었다.시간이 지나며 하루하루는 원하는 것을 가장한 일들로 채워졌다. 바쁜 삶이었으나 성취 없이 살아가는 게 더 불안함을 주었다.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일을 붙잡고 있어 불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명해진 눈
8:40, 10:00, 12:00… 증권사의 벨소리는 쉼 없이 울리고, 누군가의 계좌에는 반대매매(마진콜)를 당했다는 알림벨만 하염없이 울린다. 국내·외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의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부채 담보 비율이 종목별로 제시된 비율에 미달하게 되면서 추가증거금을 채워 넣지 않는 이상 2거래일 지난 후 반대매매(마진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누구를 위하여 그 종은 울리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빠르게 투자시장으로 뛰어들게 하였는가? 우리 주변의 대다수 청년들은 상대적 박
“왜 시장이 사랑받지 못할까. '너희들의 시청'이 아닌 '우리들의 시청'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번 신문 인터뷰를 준비하며 광주광역시장에게 들은 말이다. 누군가는 시장이라는 자리에 올랐기에, 자리에 맞는 책임을 다하고 시민들을 위해 매 순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우리 대학 내에서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대학과 관련한 여러 사항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총장이고, 부서별로 다양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하지
v=s/t, 적어도 지구 안에서 속도는 시간당 거리로 표시된다. 시간이 같다고 볼 때, 어느 것이 더 많은 거리를 갔느냐에 따라 속도는 더 빠르다고 본다. 이렇게 공식의 수치로 속도를 확인한다. 권총의 총알은 초당 300~400m정도 날아간다. 물론 소총과 같은 장총의 속도는 이보다 멀리 날아간다. 권총보다 훨씬 빠르다. 소리의 속도는 초당 350m라고 하니, 권총의 총알 속도와 엇비슷하다. 대신 빛의 속도는 어마어마하다. 빛은 초당 30만km를 간다고 하니. 소리나 총알의 속도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번개가 치고 한참 후에서야 천
최근 한 기관에서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며 ‘분단’된 우리나라의 현실과 ‘통일’ 염원의 희망을 공유하였다. 12강의 강좌 중 영화 에서 만난 북송사업의 실태와 분단의 아픔, 이산가족의 슬픔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파고들었다. 영화는 식민 지배와 분단이라는 한반도의 슬픈 역사를 이산가족이 된 한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간다.북송사업은 일본과 북한에 의해 체결된 재일교포 협정으로 1959년부터 1984년까지 당시 ‘지상 낙원’이라는 정부의 선전에 속은 교포들이 북한으로 건너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한 사건이다. 피해자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긴 터널을 지나 새 학기 대면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20년 3월에 1학기 비대면 수업으로의 전환이 매우 낯설고 힘든 일이었지만, 대면 수업으로 복귀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학생들도 다른 학생들과 부딪히는 수업 환경에 긴장하는 분위기이고, 교수자도 강의실 전체 상황을 컨트롤하는 데 또 다른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대면 수업이 당연했던 과거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로 익숙해진 비대면 상황의 장단점을 고려해 더 발전된 교육의 장을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무엇보다 지금 이 시기를
인플레이션을 알려주는 기사는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와 그에 따른 정부의 대처 방법을 알려주어 좋았으며, 육하원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기사 작성 방법은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독자들의 소비 방향성을 제시해주며 인플레이션의 문제점을 알려주어 좋은 기사였다. 또한, 우리 대학 개교 70주년을 맞아 발행된 5월민주항쟁(5·18) 관련 기사는 5·18 당시 전남대학생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날의 생생함을 전달해주었다. 문제의 본질을 언론으로 호도하고 무자비하게 탄압했던 그날이 두 번 다
안녕하세요. 2008년 봄에 전남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이슬기라고 합니다. 2011년부터 10년간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정치 현장을 취재하는 외신 독립기자로 활동했습니다. 탐사보도와 심층기획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시사주간 (Tempo)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시아 10개국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발굴하고 취재한 뉴스를 국내언론 과 국제언론 등 국내외 주요 매체에 보도했습니다.아시아 정치 뉴스의 자세한 전후 사정과 맥락을 현장 취재와 인터뷰, 문헌 조사를 통해 새로 발굴한 사실들
‘세대 차이가 난다’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나이 차가 많이 날수록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고 우리는 거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요즘 세대들은’으로 시작하는 말은 시대가 변해도 질기게 내려온다. 그 옛날, 철학자 소크라테스조차 ‘요즘 젊은 것들은 권위를 무시하고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혀를 끌끌 찼다고 한다. 문제는 예전보다 그 차이의 폭이 줄어들긴커녕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세대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헝가리 사회학자 만하임(K.Mann heim)은 급속한 기술과 사회 변화는 세대 간 유대가 유지되는 것을 어렵게 만
기자라는 역할로 매번 취재할 때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곤 한다. 누군가는 인터뷰의 기회를 줘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거절 의사를 받을 때도 있다.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라고 느껴지면 더욱 그렇다.대학신문 기자는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학내 현상을 바라보고, 보도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당연히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자들에게도 매번 지겹도록 반복하고 강조하는 말이다. 작성한 기사가 누군가에게는 쓴소리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짚어야 할 점에 관해 지적한 기사를 통해 추후 조금이라도 개선의 움직임이 있길
최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운영사 메타가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지나친 개인정보를 요구함으로써 화제가 됐다. 기자도 인스타그램을 들어갈 때마다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요구하는 팝업이 자주 떴지만, 긴 글을 일일이 읽어보는 것이 귀찮아서 확인하는 걸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메타에서 요구하는 필수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앱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메타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개인정보 제공 △개인정보의 국가 간 이전 △위치 정보 △개인정보 처리 방침 업데이트 △서비스 약관 등 6개 항목에 필수적으로 동의하도록 요
“매일 매일 추석, 한가위만 같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소싯적 어린아이의 마음을 아련히 풀어본다. 먹고 사는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1960~70년대 태어나고 그 시대를 경험했던 지금의 어른들은 실제 먹는 일이 중요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우리 말속에는 먹고살기 힘들어했을 우리 조상들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다.먹을 것을 걱정해야 했던 사람들에게 추석, 한가위는 더없이 고마운 시절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조상을 기리기 위해 차려진 푸짐한 추석 차례상 음식들은 차례를 지낸 후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맘껏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떤 방향성을 가진다. 높은 곳을 오르는 것은 힘들지만, 그 반대는 너무 쉽다. 고층빌딩에서 지상으로 내려오고 싶다면 허공으로 한 발을 내딛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다음에는 아무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이 그저 지구의 중력이 알아서 해주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만한 높이를 올라가려면 상황은 정반대이다.이번에는 중력이 자꾸 당신의 사라진 꼬리를 잡아당긴다. 위로 오르려는 노력은 아래로 내려가려는 노력에 비해 더 많은 힘이 들어가고, 어려움과 고통을 동반한다. 또 어린아이는 자궁에서 태어나 무덤으로 이동한다.
사회과학대의 냉난방기 교체 공사를 알린 기사에서 방학 중 에어컨 공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과 긍정적인 의견을 모두 보여준 점에서 기사가 지녀야 할 객관성,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시선이 느껴졌다. 학부생뿐만 아니라 조교, 주무관 등 다양한 위치의 학교 사람들을 인터뷰함으로써 여러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이를 통해 기사에서 충분한 다양성과 공정성을 가져왔다고 본다. 타 단과대학 학생들은 몰랐던 사회대 학생들의 불편함, 생각들을 기사가 매개체가 되어 알려준 것 같다. 이는 정보 전달의 순기능이자 여러 단과대학 학생들 간
장을 보기 위해 마트 문을 열면 비장애인들만의 세상이 펼쳐진다. 유도블록도, 점자 손잡이도, 음성유도장치도 없다. 사람 두 명도 지나가기 버거운 통로는 휠체어의 길이 아니다. 상품들이 빽빽하게 놓인 가판대에 잘못 부딪히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다른 고객들이 무신경하게 밀고 다니는 카트는 움직이는 장애물이다. 그야말로 장애인들은 ‘장 보러 갈 결심’이 필요하다.기업은 장애인을 ‘소비의 주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이 배려와 시혜의 대상으로만 여겨진다면 충분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일들이 자꾸만 정당화될 것이다
“I know 5·18. It is a history of victory for the citizens. It is the dream of the people of Myanmar.”지난달 취재차 방문한 태국에서 미얀마 유학생 마델을 만났다. 그녀는 태국 방콕의 마히돌대학교에서 인권을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지난해 2월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 그녀는 양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다니고 있었고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고 했다. 이후 유학생 자격으로 태국 마히돌대학교에 오게 되면서 군사정권 눈초리는 피했지만, 미얀마에 가족들이 있어 걱
“자신이 선택한 길의 가치를 분명히 파악하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아야 한다.”이번 신문을 취재하며 가장 와닿았던 말이다. 7면에 걸친 비건과 관련한 기획을 준비하며 기자 전체가 새로운 가치를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 힘썼다고 생각한다.누군가는 재학 중 한 번도 가보지 않았을 수도 있는 비건 식당을 방문했고, 또 다른 이는 비건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스스로도 기사를 작성하며 채식과 비건의 개념이 엄연히 다르기에 명확히 구분 지어 쓸 수 있도록 경계하고 또 주의했다. 지금까지의 식습관을 돌아보면 육식에 관한 선택지에만 집
연세대 재학생 3명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청소·경비노동자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으로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논란은 확산되었고 지난 13일 연세대 졸업생 2373명은 입장문을 통해 “확성기의 소리가 불편했다면 확성기를 가지고 백양로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방치한 학교 측에 책임을 묻고 분노해야 한다”며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할 책임과 결정권은 학교에 있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연세대 학생들이 고소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노동조합(노조)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