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한명이 몸이 불편한 사학과 학생과 동행 취재를 하던 날, 진리관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연히 만났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지만 학생 이동이 많은 쉬는 시간인지라 이미 만원이었다. 제발 다음번에는 사람이 없기를 기대하며 또 한 대를 기다렸다. 그러나 역시 사람은 많았고, 기자와 그 학생이 탈 공간은 없었다. 필자는 엘리베이터를 탔고 차마 앞을 보는 게 민망했다. 사람 많은 두 대의 엘리베이터를 보며 사람들이 그 학생을 위해 내려주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왜 내려서 양보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그런 생각
MT에서 기합을 주지 않는 학과가 늘고 있다고 했다. 다행스러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왜 안심이 되지 않을까. 기합 문화를 없애고 새로운 MT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과도 있으나, 여전히 변하지 않은 학과들 때문인 것 같다.한 교수가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MT에서 기합을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이에 ‘기합은 당연히 안된다’는 학생들과 ‘어느 정도 질서 유지를 위해 기합이 필요하다’는 학생들로 나뉘었다고 했다. 이러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있나.에 신입생이 올린 기합 주는 MT 문화에 대한 불
복잡하면 집을 치운다. 평소엔 눈앞에 먼지가 굴러다녀도 치우지 않다가 마음이 사나워지면 몇 시간이고 버리고 쓸고 닦는다. 지난 2주가 그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 곳곳을 치웠다. 지난호가 배포 반나절 만에 학내에서 도난당했고 덕분에 난생처음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인문대 ㅂ 교수의 황당한 행동이 믿기지 않았고 피해 학생들은 어쩌나 싶어 걱정이 됐다.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으나 별 다른 소득은 없었다.너무 청소만 했나. 머리까지 청소됐는지 지난 2주의 시간 동안 필자의 생
새해부터 머리가 아팠다. 대학구조개혁안이 발표됐고 지방대학 죽이기라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돌았다. 정원 감축, 비인기학과의 통폐합 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또 올해의 경우 대학구조조정과 발맞춰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이 시작되지만, 학문의 균형적 발전을 헤칠까, 빈익빈부익부가 학과에서 조차 두드러질까 걱정됐다.그런 걱정들을 하며 지난달 18일 우리 대학에서 열린 호남지역 대학구조조정 전국순회토론회에 갔다.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 어떤 방식으로든 실마리가 잡힐까 싶었다. 기대되기도 했다. 대학구조개혁에 대해 여러 교수들의 생
말을 듣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말을 들으며 생각하기보다는 행동이 빨랐다. 이런, 생각을 앞서는 행동은 실수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침착해져야 한다. 듣고 또 들어야 하는 자리에 있으므로 행동보다는 생각이 한발 앞서는 이가 되겠다. 또한 함께 하는 기자들의, 독자들의 말을 듣는 법을 터득해나가겠다. 그러나 생각만 하다 행동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잘 조절하며 오가겠다.또한 소통하되 소신을 잃지는 않겠다. 의 논조를 잃지 않겠고, 힘 센 사람보단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에
지난 봄, 임상병리과에 다니는 친구에게 저녁을 먹자고 했더니 “학교에서 국가고시 자율학습을 하느라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아니 고등학생도 아니고, 대학생들에게 ‘강제로’ 남아 공부를 시키는 게 대학이야?”하며 친구의 학교를 비판했는데, 이제 그 비난의 화살을 우리 학교로 돌리게 생겼다.다음해 신입생들부터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쉬’라는 과목을 ‘대학필수’로 지정하겠다는 것은 학교가 본격적으로 학생들의 토익 점수를 관리하겠다는 본부의 의지를 가득 담고 있다. 스스로가 토익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거나 시험 보기 싫다고 하더라도
결국 여수캠퍼스 이한솔 정후보가 사퇴했다. 불과 선거 3일 전, 늦었지만 참 다행스러운 결정이었다.하지만 이 전 정후보의 사퇴글을 보고 있으면 우려가 밀려온다. 사퇴글 속에는 총학선거를 파행으로 치닫게 만든 데에 대한 부끄러움과 반성의 마음 보다는 오히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날 괴롭혀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묻어난다.이 전 정후보는 사퇴글에서 “선거진행도 막바지 관문에 다다른 상황에서, 이렇게 물러나게 되어 개인적인 아쉬움이 많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며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믿고 따라와 준 선거
출석이란 성실성의 지표라 생각했다. 대학에서 학생들의 성실성은 수업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나오는 것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출석점수로 확인된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강의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출석점수가 깎일까 두려워’ 하는 수 없이 강의에 출석하는 스스로에게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교양강의 과제 주제를
또 <성대신문>이 발행되지 못했다.지난해 3월, <성대신문>은 교내에서 1인 시위 중인 류승완 시간강사에 대해 보도하려 했으나, 주간교수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기사를 내릴 것을 명령했다. 기자들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결국 주간교수는 신문발행 불가를 선언했다. 지난 14일 발간 예정이던 1552호도 발행되지 못했다. 주간교수가 &
다들 싫지는 않은 눈치였다. 학군단 주막과 휴먼스쿨 주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술집에서는 더한 스킨십도 하는데 그 정도는 이해한다” 혹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처음 만난 연예인들끼리 포옹하고 하지 않나. 그 정도야 뭐”하는 반응들이었다.그랬기에 <전대신문> 기자들이 모여 1면을 두고 참
“정치적 쇼”라고 내다보는 교수도 있었다. 기초교육원에서 ‘지병문 총장 초청 교수다’ 취재를 가던 중, 우연히 만난 인문대 ㄱ 교수가 전한 말이었다. ㄱ 교수는 “이러다 할 이야기 없이 지금껏 해온 정책을 보여주기에만 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다행이도 (어쩌면 스스로 지나치게 우려했
지표,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다.그도 그럴 것이 우리 대학은 학사관리지표를 높이기 위해 C+ 이하 재수강생의 A+학점을 제한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융합인재교육원에 많은 예산을 배정했고,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높이기 위해 교양과목을 개편했다. 국제화지수를 높이기 위해 해외로 파견되는 학생 수를 늘렸다.물론 본부의 입장에서는 지표를 향상시키는
비판과 감시. 언론의 첫 번째 기능이다. 그동안 <전대신문>이 얼마나 제대로 언론의 기능을 해왔는지는 독자들이 평가하겠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데 그 잣대를 우리에게 들이민 적은 없었다.<전대신문>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기사를 쓰는 컴퓨터도, 사진을 찍는 카메라도, 소정의 활동비 모두 우리 대학 학생들의 소중한 등록금에서
5·18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했던 경험은 고등학교 때다. 5·18 기념재단에서 주최하는 5·18전국고등학생토론대회에 참여했다. 당시 토론 주제가 88만원세대와 5·18이었는데, 88만원세대를 앞둔 우리는 주먹밥을 나누며 함께 싸우던 5·18을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는 식의 발표문을 썼던 것으로 기
사회학과 강의인 ‘문학비평론’ 시간에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대해 토론을 했다. 난장이는 왜 이렇게밖에 살 수 없었을까, 난장이는 아버지 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등 책 속의 내용을 두고 시작된 논의는 용산참사, 재개발, 강제철거, 비정규직 등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사안으로 넓어졌다.활발한 토론이
김민규 총학생회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회의 때 이 보도한 ‘아직도 기합 받는 대학 MT’에 대해 논의됐으니 잠깐 만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었다.김 회장은 77개의 학과가 기합을 받는다는 것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요청했다. 개개인에 따라 기합에 대해 달리 느낄 수 있는데 ‘대체 누구
결국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지난달 22일 우리 대학에서 강연을 했다.필자 역시 강연 장소에 갔다. 기자로서 강연 내용을 전달해야한다는 사명감 때문이기도 했지만, 강연 내용보다는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더 컸다. 이 대표가 우리 대학에서 강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에서 강연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오갔고, 심지어는 “계란을 던지자”며 강연을 강력히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강연장에서는 계란은 커녕 반대 피켓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이 대표는 2시간여 동안 300여명 청
토목공학과 교수 비리.이 부끄러운 비리 사건에 대해 은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춘 기사를 보도할 예정이었다. 취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학생들의 시선이나 학과의 향방 등을 담아내는 것은 이 학과에도 이로울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토목공학과 학과실 문을 연 순간, 이 취재가 쉽지 않을 것임을 느꼈다. 토목공학과 취재를
친했던 친구 한명이 엊그제 서울로 올라갔다.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기 위해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들이 ‘바글바글하다’는 그 노량진으로 갔다. 그 전에는 기숙사에 살던 친구 한 명이 북구청 주변 원룸으로 이사했다. 이 친구 역시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과 가까운 곳으로 가기 위해서였다.필자와 친하게 지내던 대학 친구들이 4학년 진학 대신 휴
잠이 쏟아진다. 아직 지면 레이아웃을 그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시간은 새벽 세 시를 알려온다.‘목요일 절대 마감을 지킬 것.’신임 편집국장으로서 가장 먼저 다짐한 일이었다. 신문사의 일정은 월요일 기획 또는 평가회의, 수요일 1차 마감, 목요일 최종 마감, 금요일 제작소 순이다. 목요일 마감을 지키는 게 특히 중요한데 마감 시간을 넘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