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변제안’으로 불리는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판결 해법은 일본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사죄와 배상하는 것이 아닌, 한국 기업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일제 강제동원 판결 해법에 일본은 빠져있다.이는 2018년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본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것이 아닌 한국 기업이 대신 배상하는 해법은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강제동원 생존자들은 일본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과 좋은 학교에 보내준다는
대중교통 이용은 모든 시민의 권리다. 그러나 지난 23일 2개월 만에 재개된 지하철 탑승 시위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오세훈 서울시장 대화 촉구 서울시청 1호선 출근길 지하철 탑승 선전전 진행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탑승을 시도했으나, 지하철 보안관과 경찰의 저지로 탑승에는 실패했다. 시위 도중 농성천막은 공사 직원들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고, 활동가 두 명은 공사 직원의 폭력진압으로 병원에 후송됐다.그들이 정부의 무관용과 사람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이렇게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뭘까?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계
※본 글은 드라마 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누구에게나 평생 잊지 못할 괴로움으로 가득 찬 순간이 있다. 최근 파트2가 공개된 의 문동은(송혜교)에게는 그 순간은 고등학생 시절의 집단 괴롭힘이었다. 그것은 교통사고와 같았다. 그저 그날,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박연진(임지연)과 그 친구들을 만났을 뿐이다. 그들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은 동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동은은 연진과 그 친구들을 향해 그리움과 닮은 깊고 진한 증오의 감정을 품게 되었고, 일상에서 들려오는 삼겹살 굽는 소리와 사진 찍는 소리는
최근 들어 토론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교수들이 많아졌다.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참여자들 사이의 간극이 부각되기만 할 뿐, 대화를 통한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새에 정치적 입장, 성(性)인지 감수성, 기후 문제에 대한 달라진 인식들이 봇물 터지듯 등장하여 자칫 방심하다간 자신의 무지를 폭로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달라진 기준에 적응해야 하나,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나의 가치관을 흔드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젠더 문제를 다룬 영화 한 편이 있었다. 여성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나
광주 시청이 1999년 광주국제교류센터를 민간단체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저는 영문과 교수라는 죄로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원 활동으로 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교육과 연구, 단체 운영까지 책임지면서 어려운 일이 많지만, 광주 시민들의 공감 능력에 깊은 감동 받을 때가 많습니다. 이번 지진 피해 지역 돕기 모금도 그 사례 중의 하나입니다.지난 2월 6일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직후인 2월 8일부터 국제구호 사각지대에 놓인 시리아를 지원하기로 하고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시리아는 지난 2011년 이래 알아사드 독재 정권에 대항하는 반군과
‘안녕하세요! 2023학년도 학생회를 모집합니다!’, ‘4월 4~5일 단과대 MT를 진행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사람 많은 건 싫어.” 카톡에 떠오른 알림을 지우며 중얼거리던 당신은 문득 소녀를 떠올린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하던 당신은 연락처를 살펴본다. 수능이 끝나고 만든 휴대전화에 등록된 사람은 50명 남짓. 그중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소녀의 연락처. 이름도 몰라 ‘소녀’라고 간략히 저장해 둔 상태다. 우우웅. 갑작스레 울리는 진동음. 당신은 단박에 전화를 받는다. “뭐 해.” 그때와 같은 음과 어조, 소녀다.
나에게 는 미지수 같은 책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이 책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인 ‘어린이들만이 자신이 진정으로 찾는 게 뭔지 안다’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오히려 가장 어른다웠을 때 이 메시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어른이 될수록 삶에 대한 확신보다는 고민이 더 늘어간다고 했다. 실제로 대학생이 된 나는 가장 어려운 고민에 빠져 있었다. 어떻게 해야 타인과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삶을 적당히 잘 살아가는 어른다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이 고민의 명쾌한 해
최근에 개봉한 영화를 아시나요? 저는 사실 큰 기대 없이 본 영화였는데 마스크가 축축해질 정도로 울어버려서 지금까지도 매우 인상 깊게 남은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짧게 소개하자면 무뚝뚝한 남편과 무심한 아들, 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주인공은 어느 날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고, 마지막 생일선물로 문득 떠오른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고, 하지만 결국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주인공에게 찾아오고 맙니다.영화를 다 보고 나면 영화 제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쥘 르나르의 ‘인생은
대학을 입학하기 전 가장 기대했던 것은 저렴하고 다양한 '학식'이었다. 이번 1648호에서도 학생식당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었다. 전남대학교 재학생들의 학생식당에 대한 만족도, 식단 분석 등 학생들의 입장이 담겨있었다. 또한 학생식당 운영의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의 입장까지 제시함으로써 학생식당에 대한 한쪽의 상황이 아닌 업체와 학생 모두의 입장을 살펴볼 수 있는 기사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추가로 제2학생마루의 학생식당 부재 등과 같은 다양한 기사도 함께 게재되어 있다.학생식당 기획 '학생식당이 왜 학생 복지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이 말은 수십 년 전,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어느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각색한 영화(1989)의 제목이기도 하다. 사람을 성적으로 줄 세우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던진 어느 중학생의 호소는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이후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 영화가 나온 지 30년이 훌쩍 지났고, 그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 지위를 획득했고, 국가적 위상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교육에서만큼은 ‘선진국이 맞나’하는 의문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가 하루 전날 연기됐다. 총학생회(총학)는 “대학 본부 내 의사소통의 오류가 있어 장소 대관이 어려워진 상황이다”고 전학대회 연기 이유를 밝혔다.학생들과 약속한 날에 전학대회가 이뤄지지 못했다. 총학은 정해진 날짜도 없이 본부 핑계 대며 전학대회를 연기할 것이 아니라, 일의 진행 상황을 미리 확인했어야 했다. 민주마루로 장소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안 장소를 마련했어야 했다. 총학생회장은 “후대 학생회가 전학대회 장소 섭외하느라 고생할 필요 없게 하겠다”며 후대의 총학을 걱정할 게 아니라 지금의 일부터 문
발목 수술로 왼발에 통깁스를 한 지 한 달이 됐다. 개강하고 목발을 짚으며 학교에 다닌 지는 어느새 3주째가 되어가고 있다. 벌써 3년째 다니고 있는 대학교이고 매번 갔던 건물과 강의실을 거닐지만,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달라졌다.미로 같고, 굴곡져 있어 산책하는 즐거움이 있었던 캠퍼스는 이동하기 버거운 장소로 다가왔다. 목발을 짚는 나에게는 자꾸만 불편함이 비쳤다. 몇 개 안 되는 계단도 짧은 오르막도 잠깐 한눈팔면 다치기 십상이었다. 단순한 출입문조차도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어 불편했다. 어깨나 등을 이용해 문을 밀
다시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한다. 이른 봄 햇살과 함께 모처럼 마스크를 벗은 활기찬 캠퍼스 풍경이 펼쳐지고 있지만, 학교 안팎의 현실은 여전히 어둡고 차갑게만 느껴진다. 고금리 고물가에 실질 소득이 줄어든 지 오래고, 지난 겨울 난방비도 치솟아 지역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대학가의 식당들도 최근 음식값을 올린 곳이 적지 않아, 부쩍 늘어난 생활비에 부담을 느낄 우리 대학 학생들과 가족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경제난만이 아니다. 인류는 이제 '위드 코로나'의 환경에 적응하게 된 듯하지만, 인간의 자
현재 여성장애인에 대한 정책은 임신, 출산, 양육, 성폭력 등에 집중되어 있다. 여성의 임신, 출산, 양육의 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 전체의 공동 책임이다. 임신, 출산, 양육 정책은 생물학적 조건에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여성장애인을 위한 정책이라고 말할 수 없다. 여성장애인의 문제를 장애인의 문제가 아닌 특수한 소수집단으로 대상화하는 것은 여성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부재한 것으로 이어진다.UN 장애인권리협약 제6조는 장애여성(여성장애인)이 다중적 차별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모든 인권 및 기본적인 자유의 완전하고 동등
대통령의 말과 국회의원의 표결에는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파급력이 있다. 그래서 권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가장 먼저 대통령실이나 국회를 떠올린다. 그곳에서 법이 제정되고 집행되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강력한 권력을 갖는다.앞 문장의 표현에도 드러나듯 은연중에 권력은 소유물로 비유된다. ‘권력을 갖는다’는 표현에는 특정 개인이 권력을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권력을 휘두른다’는 표현도 마찬가지다. 권력을 야구 방망이나 회초리에 빗댄 은유인데, 그 표현에는 권력자가 손에 권력을 쥘 수 있고, 권
지난 24일, 우리 대학에서도 졸업식이 진행됐다.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완화된 후 맞이한 졸업식인 만큼 졸업식 당일에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함께 시간을 보냈던 몇몇 선배들이 졸업했고, 그러한 장면을 담은 사진들을 보았으며 나의 졸업식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졸업, 무언가를 마치고, 떠난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쩐지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이번 1647호 또한 그러한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었다. 졸업고사와 경영대학, 인문대학 등 여러 단과대의 졸업생 인터뷰가 담겨있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 시절을 돌아보며 소
‘과몰입’,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 또는 그러한 상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받고 있는 키워드이다. 이 키워드는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요소에 적용되는데, 대중이 가장 중독적으로 과몰입한다고 말할 수 있는 소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는 방송에서 노래, 연기, 춤 따위의 한 분야에 가장 뛰어난 사람을 뽑기 위해 출연자 간에 경쟁을 붙이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렇다면 대중은 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과몰입하게 된 것일까?수많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그 중 핵심 요소는 ‘내러티브’이다. 참가자들의 내러티브적 면모
민주화의 중심지, 전남대학교! 3년간의 결실은 당신을 꿈에 그리던 전남대학교에 합격하도록 만들었다. 그토록 바라던 자취까지 하게 된 당신은 드디어 오늘, 수강신청을 하러 근처 PC방에 방문한다. 시끌벅적한 소음 속에 비집고 들어가 자리한 당신은 서둘러 홈페이지를 켜 하염없이 기다린다. 56, 57, 58! 여기저기에서 들어온 조언에 따라 58초에 마우스를 클릭한 당신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페이지에 당황한다. 그러나 지금 시각은 01초, 당신은 서둘러 다시 클릭한다. 화면이 정지된 듯한 착각이 든다. 당신의 앞에는 무려 2,000여
델리아 오언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습지에 혼자 남게 된 소녀의 인생을 담고 있다. 책을 읽고 영화를 시청했는데 책의 내용과 크게 다른 부분은 없었다. 책에서 묘사된 습지의 아름다움이 시각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어 내용을 알고 영화를 보더라도 새롭게 느껴졌다.어느 날 체이스 앤드루라는 청년이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주인공 카야 클라크가 체이스 앤드루의 여자친구이며, 습지에서 살기 때문에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무죄를 주장하는 카야의 법정에서의 모습과 어린 시절부터 현
“성근 눈이 내리고 있었다.”소설의 첫 문장이다. 분명 책을 읽을 당시에는 무더운 여름이었는데 책장을 넘기는 순간 매번 겨울이 되곤 했다. 한강은 에서 5월 광주를 썼고, 이번 작품에서는 4월 제주를 썼다. 책의 주인공 소설가 ‘경하’는 화해할 수 없는 삶을 힘겹게 살아가는 도중에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목수인 ‘인선’의 전화를 받는다. ‘지금 와줄 수 있어?’ 찾아간 곳은 병원, 손가락이 절단되었다고 말한다. ‘인선’은 의외의 부탁을 하는데, 손가락이 절단되어 앵무새에게 물을 줄 수가 없으니 당장 제주 집으로 가달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