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씨가 우리 대학에 왔다는 제보를 독자에게 받았다. 수업 중이던 교수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즉시 가방에 있던 카메라를 챙겨서 5·18 광장에 있던 전씨를 찾아갔다.이 5·18을 기억하고자 보도했던 기사들을 언급하며 전씨를 인터뷰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대학신문사 최초로 전씨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씨는 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5·18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작년, ‘광주5월민중항쟁, 당시 전남대생을 만나다’ 10회 연재 기획을 통해 만났
세계보건기구(WHO)가 2023년 5월 5일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를 해제한다고 발표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과 파장은 세계 인신매매 범죄에도 큰 부정적 변화를 초래하였다. ‘현대판 노예제’라고 불리는 인신매매는 강제 노동, 성노예 및 인신매매업자, 또는 타인을 위한 상업적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사람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강제 결혼의 맥락에서 배우자를 제공하는 것, 대리모, 그리고 장기 적출도 포함된다.(인신매매의정서 제3조) 인신매매는 한 국가 내에서 또는 국경을 초월하여 발생할 수 있는데, 코로나1
5월에는 내 곁에서 나를 보살펴 주는 누군가와 함께 있음을 기념하는 날들이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그리고 여기에 더해 20일은 2007년 지정된 ‘세계인의 날’이다. 세계인의 날이 2007년에 지정된 이유는 그해에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제정됨을 기념하고 국제연합이 5월 21일을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로 정한 것 등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많은 재한외국인들이 한국인과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우리 곁의 외국인’과 같은 말을 자연스레 떠올린다.최근 우리 학교에서 연수 중인 외국 학생이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 일하며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43주년을 맞은 5·18기념행사는 예년과 무엇이 다른가요?”입니다. 부끄럽지만 쉽게 답하지 못했습니다.43년의 세월 동안 5·18기념행사의 형식적인 큰 틀이 만들어졌으며, 그 틀을 기반으로 기념행사가 진행됩니다. 기념행사의 기본 틀에 큰 변화가 없다 보니 정체되고 반복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43년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는 않았습니다. 오월기념행사의 변화 속도는 5·18 진상 규명과 책임자처벌의 속도와 시민의 의식의 속도에 비례하며 변화하고 발전해나
1650호의 1면은 총학생회비 인상 소식이 장식했다. 학생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총학생회비 인상 소식에 대해 다양한 학생들의 입장을 알려준 것이 좋았다. 2면 기사 제목은 “자연대 교직원만 쓸 수 있는 주차장?”으로 우리 대학의 특정 구성원만이 혜택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보에 대한 비판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해당 기사는 주차장 건립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제되는 점, 주차장 건립이 교직원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문제 상황을 조명하면서도, 자연대 관계자의 입장 또한 함께 실어 상황을 다
작년 5월, 뜨거운 태양과 더욱 뜨거운 내 기말 리포트를 등지고 예대 근처를 방황했다. 별생각 없이 들어간 중고 서점에서 홀린 듯이 한 권의 오래된 시집을 집어 들었다. . 1975년에 발표된 동명의 시를 선두로 하여 창작과비평사에서 1982년 출판한 김지하 시인의 자선 서정시 모음이다. 단순 서정시로 소개는 하고 있지만 읽어보면 참여시와 민중시의 성격이 강하게 느껴진다. 1960년대 대학생이었던 김지하 시인은 4·19를 시작으로 여러 학생운동에 참여한다. 이후 도피 생활과 수감 생활을 겪고 대학 졸업 후 풍자시
하얀 매화와 핑크빛 벚꽃이 피고 지니 벌써 5월이다. 중간고사 기간을 마치고 학우들의 옷차림도 시원하게 변화했다. 어느덧 봄을 마무리하고 서서히 여름으로 가고 있음을 느낀다. 제법 따뜻해진 날씨에 학우들은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마스크에서 벗어난,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봄이 물러가고 서서히 여름으로 가는 이 시기에 5·18이 있다. 우리에게 5·18은 지금의 민주주의를 있게 한 숭고하고 중요한 역사이다. 5·18이 일어났던 광주 지역 사람들과 더불어 항
는 SNS에서 관심을 받았던 책이며 영화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이다. 그래서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이 책의 메인 스토리는 여자 주인공의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다뤘던 영화 를 봤었기 때문인지 아이디어에 대한 신선함보다는 진부함이 앞섰다.책의 여자주인공은 모종의 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의 기억을 축적하지 못하는 기억장애를 앓고 있다. 남자주인공은 원래 반에서 조용하지만 학교에서 발생한 어떤 사건에
5월, 모든 생명이 가장 푸르르게 번창하는 시기. 당신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캠퍼스를 걷다가 봉지에 펼쳐진 흰 천막을 보고 다가간다. 이전까지는 아무것도 없던 곳에 하나의 건물이 나타났으니 호기심이 생길 만하다. 천막을 젖혀 들어가니 내부는 아무도 없이 사진과 향이 놓여있다. “5·18 추모 분향소라….” 당신은 생각에 잠긴다. 그래, 가는 거라고.‘전일빌딩245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전일빌딩 앞에 서 있는 당신이 들어서자 직원이 안내 책자를 보여준다. “총 10층으로 구성되어있고, 5, 6, 7층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학내 게시판에 학생 의견이 게시됐지만, 이유도 알지 못하고 철거되는 현상이 지속됐다. 이에 이 학내 게시판 관리 점검을 기획했다. 게시판 기획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학동캠퍼스를 포함한 광주캠퍼스의 단과대 건물과 학내 건물의 게시판 관련 학생회칙과 규정, 게시판 관리 권한, 실질적인 운영 상황을 파악했다.게시판 관리 규정은 없지만 신고제로 운영하는 건물도 있고, 신고제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허가제인 건물도 있다. 또한, 규정도 없는데 행정실이 허가제로 관리하는 곳도 있다. 허가제인 건물들에는 게시물 부착을 허·불허하는 기준도
우리는 ‘탈진실 시대’에 살고 있다. 탈진실이란 2015년 하아신 제이슨이 후기 정치학과 경제학 비평문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이나 개인적 신념을 통해 사실을 편파적으로 이해하고 이것만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옹고집은 ‘에브리타임(에타)’과 같은 익명의 공간에서 더욱 힘을 얻는다.현재 대학생들이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은 에타가 유일하다. 작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의 대부분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자연스레 학생들의 대면 활동도 줄어들었다. 동시에 학생들끼리 토론하고 이야기 나
5·18민중항쟁(5·18)이 올해 43주년으로 ‘사과의 해’가 됐다. 전우원씨와 특전사동지회가 광주를 찾아 고개를 숙였기 때문이다. 전우원씨와 특전사동지회의 사죄에는 많은 말들이 있지만 예년보다 오른 5·18에 관한 관심이 ‘반짝 관심’으로 되지 않길 바랐다.다시금 43주년이라는 연도를 되새겨 본다. 작년 전공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5월 18일에 수업을 듣던 그날, 교수님은 5·18재단에서 제공하는 퀴즈를 풀어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런데 조용한 우리의 반응이 적잖이 마음에 걸리셨나 보다. 교수님은
대학 내 공론장의 가치와 그 효과를 실증해주는 ‘역량교양워크숍’의 운영방식이 민주적이고 실질적이다. 2월 22일(수) 2시간 동안 실시된 역량교양워크숍에는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수진 전부와 학생평가단 그리고 담당 실무직원이 참여하여 역량으로 분류된 교과목의 운영을 총체적으로 검증했다. 대학의 핵심 구성원이 모두 참여했다는 점에서 대학 내 공론장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공론장은 대학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관심사와 당면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교양교과목 운영과 평가에 학습의 주체인 학생을 초대할 수 있다는 발상 그 자체
요즘 사회보장법과 사회복지법을 연구하고 있다. 흔한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로 ‘상병수당’이 있다. 영어로 Sickpay, ‘아픔+돈’이라고 한다.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아파서 근무를 하지 못할 때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물론 독자들도 알다시피 한국에서는 현재까지 그런 제도가 없다. 있었으면 ‘열나게’ 열심히, ‘열날 때’ 더욱 열심히 출퇴근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한국인만이 OECD 나라들 중 유일하게 아파도 쉬지 못한다. 소중한 휴가(vacation)를 병가(sick leave)로 쓸 뿐이다. 근로자는 여가 시간에 아파야 한다는
젠더연구소(소장 신지원 사회학과 교수)는 전남대학교 부설의 작은 연구소다. 2000년 10월 여성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래, 젠더연구소는 시기별로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 놀랍게도(놀랍다고 표현하기에는 작지만 의미 있는 활동들을 해온 여타의 연구소들과 마찬가지로) 젠더연구소는 연구사업 수행을 위한 계약직 연구원을 제외하면 유급 전임연구원 한번 없이 20여년을 유지해왔다. 독립된 연구 공간과 서가(2009년 작고하신 故 장미경 교수님의 기증 도서를 토대로 만들어진 ‘장미경 선생님 기증 도서관’)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역대 소장
대중교통 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자 학교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거리 두기 문자가 수시로 왔던 때는 지나갔고, 오히려 거리 두기와 책상 가림막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필자는 22학번으로 1학년 1학기 때는 비대면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2학기가 되면서 체육대회나 축제 등의 활동이 이뤄지며 코로나로 대학 생활이 불편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1면의 ‘코시국’이라는 단어를 보며 ’또 코로나 이야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사 내용을 읽어보고 난 후 코시국에 대학
흔히 말하는 학교의 ‘공정성’이란 과연 무엇일까? 학교에서 의무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한 번쯤은 학교의 공정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학교 현장의 교사는 교육에서의 공정성에 대해 인식하고 어떻게 적절히 실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이자, 예비 교원의 입장으로 공정성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미시공정성을 생각해 보았을 때, 입시 제도 중 정시 제도는 무엇보다 평등하고 공정한 제도이다. 그러나 사회는 다양한 계층이 모여 구성되며 현대로 올수록
“멘토링, 과외, 대외활동….” 소녀와 헤어진 당신은 조언을 곱씹는다. 그러다 운영 중인 한 부스를 발견한다. ‘2023 신문방송사 수습 모집’, 부스의 사방팔방에 포스터가 붙어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Chonnam Tribune이고 이쪽은 전대방송이에요. 체험하고 가세요!” 편집국원의 소리에 당신이 다가간다. 잡지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행사 참여를 마친 당신의 손에는 사탕 3개가 들려있다. 당신은 자취방으로 돌아간다.‘전대신문 수습기자(국원) 지원서’ ‘메일이 전송되었습니다.’면접 공지일, 당신의 휴대전화가 메시지가 왔다며 알
‘사회가 변동한다’는 이 말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 들린다. 하물며 인간도 나이가 들며 성격이 변하는데,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 사회가 바뀌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현재 발 딛고 서 있는 사회를 언제까지나 과거에 ‘우리가 알던 세계’로, 즉 한 자리에 고정되어 상존하는 실체로 여긴다. 일례로 현대 독일이라 상정하는 독일의 국경은 프로이센 시기에 통일되고 팽창하며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축소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에 고정된 영토를 현대 독일의 실체로 삼는다면, 그 사회를 제
새 학기 캠퍼스는 학기를 시작하는 이들로 분주하다. 학기의 끄트머리에는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 고민하며 그해의 여름 혹은 겨울을 보내곤 한다. 영화 ‘애프터썬’은 딸이 아버지와 떠난 튀르키예 여행을 캠코더로 다시 꺼내 보는 내용이다. 영화의 중반까지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빠와 딸이 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나며 수영하고 파티를 즐기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후에는 차마 알지 못했던 아빠와 딸 서로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평소 엄마와 지내며 아빠와는 서먹한 딸이 심적으로 멀면서도 가장 가까워지고픈 존재가 ‘아빠’가 아니었을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