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E.M.포스터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조차 진실하게 말하지 않는 존재다. 자신을 속이느라 그럴 때도 있지만, 진실을 말할 능력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은 소설을 읽는다.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말하는 다른 인간의 모습을 그 속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작중 인물이 자기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를 엿듣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때 내가 알게 되는 것은 나의 비밀이지만 말이다.이와 같은 쾌감을 가장 강력하게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 「영원하고 불온한 나날」이었으므로 이를
목격자는 이른 새벽 하천에서 조깅을 하던 남자였다. 남자는 희끄무레한 사물이 물 위로 언뜻언뜻 윤곽을 드러내는 것을, 거기에 다섯 개의 발가락이 달린 것을 보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것이 사람의 다리임을 확인했다. 나머지 몸통과 안면 일부가 인근 야산에서 발견되었으나 잘려 나간 손목과 발목, 턱뼈는 끝내 찾지 못한 채로 시신은 국과수에 인계되었다. 변사자의 체형과 성별, 사망 시각을 추정할 수 있었을 뿐 지문 대조도 치과기록 조회도 불가능했다. 경찰은 발굴된 유해를 바탕으로 제작된 몽타주를 배포했으나 변사자의 신원을 아는
1. 이 기자의 취재노트 - “보존에 재미를 더한다면”사투리는 광주 토박이인 나에게 그저 익숙한 삶의 한 부분이다. 평소 사투리로 누군가에게 지적받은 적도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편을 준비하며 ‘우리 사회가 사투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도 개개인이 받은 차별로 인해 사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기사를 읽게 됐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대학을 진학하는 경우, 표준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 맞는 듯하다. 최근 이러한 흐름과 반대인 경우도 많다. 오히려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선 사투리를 사용해 시청
“블루베리스무디 어떻게 발음해?” 경상도 출신을 처음 만나면 누군가 이렇게 묻곤 한다. 경상도에선 이 단어를 ‘블루베(↗)리(↘)스(↘)무(↗)디(↘)’와 같은 독특한 억양으로 발음하기 때문이다.최근 표준어 중심교육의 확대와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인해 특색있는 방언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표준어만 사용하면 소통이 더 원활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지만, 사투리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담긴 보물이다. 이 정겹고 구수한 고향의 향기가 묻어 있는 사투리를 지키기 위해 전국 사투리 탐방에 나섰다.사투리의 세계로 어서 오세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곤 하지만, 채식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기후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고기없는월요일 단체에 따르면 ‘서울시청 전체 직원이 1년간 1주일에 1일만 채식하면 7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실현하게 할 채식, 그 비밀을 파헤쳐보자.지난해 정부는 ‘2050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맞춘다는 개념이다. 이에 맞춰 육식의 근간인 축산업이 온실가스를 많이 방출하기에,
채식 왜 하는지 고민해보는 것이 동물과 환경 보호의 시작“인간도 생태계 그물망 속 하나의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 깨달아야” “고기를 먹든 먹지 않든, 지금 먹는 고기가 나무에 열매처럼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물을 죽인 것이란 걸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채식을 지향하는 노고운 교수(문화인류고고)가 채식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학생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노 교수는 2013년부터 채식을 실천했다. 그는 혼자 있을 때는 비건식, 사람들과 함께 식사할 때는 해산물을 먹는 ‘페스코 베지터리언’이 된다. ‘동물 해방’이라는 책을
가깝지만 먼 채식 횐경학교와 먼 채식 가게, 배달비 만만찮아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채식주의자도 늘어나고 있다. 채식은 건강한 식습관은 물론, 지구의 환경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 필자는 육류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3일간 환경을 생각하는 채식주의자가 돼보기로 했다.흔히 말하는 ‘비건’은 동물성 식품을 모두 거절하는 채식의 가장 엄격한 단계를 지키는 사람을 말한다. 대부분의 서양 채식주의자들은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으로, 식물성 식품에 달걀이나 우유, 꿀과 같은 동물성 식품은 허용한다. Lv.1 채식주의자인 필자는 락토오보 베지테리
서울대, 경북대 등 비건 메뉴 교내 식당에 제공 우리 대학 1생 식당 "수요 유지된다면 채식 식단 제공 가능" 최근 대학들의 채식 식단 도입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4월 경북대학교(경북대)는 비건 메뉴를 교내 식당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경북대 관계자는 “동아리를 중심으로 비건 메뉴에 대한 요구가 일어났다”며 “이용자가 늘면 메뉴의 다양성을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중앙대학교(중앙대)도 올해 9월부터 주 1회 비건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중앙대 학생식당 영양사는 “비건식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총학생회의 의견으로 비건
심, 주4일제 도입 등 노동 친화 정책안, 과학 기술 양성을 통한 G5 진입대선이 어느덧 3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가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네 후보의 핵심 공약과 장단점을 분석했다. ‘기본소득’ 강조하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핵심 공약은 ‘기본소득 지급’이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줄기차게 기본소득을 주장한 이 후보는 실제로 기본소득 개념을 정책으로 만든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청년에게 연 200만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한다고 약속했다.
1. 오 기자의 취재노트 - “정말로 사랑한다면”반년 전, 나는 ‘우리말을 왜 사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게 됐다. 국어국문학과 전공 강의를 수강하던 때의 일이었다. 교수님께서 나를 콕 집어 던지신 질문에 나는 그 어떤 대답도 꺼내지 못했고, 귓가엔 어려서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우리말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의 울림만 가득했다.우리말을 왜 사랑해야 하는가. 우리는 그 말에 어떠한 대답도 요구하지 않은 채 우리말을 지켜야 하는 존재로만 여긴다. 사실 상단의 글과 같은 모종의 기회로 언어변화 양상을 지켜보고 있자면, 국어
유행어가 자리 잡는 속도는 물감이 종이에 번지는 속도만큼 빠르다. 두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이 있는가 하면, 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말도 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덩달아 빨라진 우리말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바쁘고 바쁜 현대사회’에서 줄임말이 유행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뜻을 알고 나면 재밌고, 그 뜻을 안다는 것 자체가 유행을 따라간다는 척도가 된다. 유행어로 자리 잡은 줄임말은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아도 그 뜻을 전할 수 있
무심코 지나친 쓰레기도 다시 보기남구청 ‘용돈 줍깅’ 이벤트 진행 알면 알수록 막막한 쓰레기 문제, 그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다. 일상 속 운동에 쓰레기 줍기를 더한 ‘플로깅(plogging)’이 그 주인공이다.플로깅은 스웨덴어 ‘이삭을 줍다(plocka upp)’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산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뜻한다. 쉽게 환경을 지킬 수 있다는 매력 덕분에 플로깅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SNS에는 ‘플로깅’을 태그한 게시물이 6만 3천여 개에 이를 정도다.플로깅은 시민들이
가득 찬 쓰레기통이 몇 시간 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하게 비워진다. 이는 우리 대학 환경관리원 덕분이다. 제1학생회관 환경관리원 노덕순 씨를 만나 학내 쓰레기 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Q. 5·18 광장 앞 잔디밭에서 발생한 쓰레기 문제에 대한 생각은?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술집 영업시간이 짧아지며 잔디밭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로 인해 쓰레기가 많이 발생했지만 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일이니 불만은 없었다. 그래도 제1학생회관 출입에 시간제한이 생긴 후부터 확실히 쓰레기가 줄고 일도 수월해진 점은 있다.Q
불필요한 제품 포장 사전에 거절과소비 줄이기 위한 생각하는 습관 필요빙하와 해수면, 이상기후 등 지구의 다양한 SOS로부터 위기의식을 느낀 사람들은 이제부터라도 지구를 지키겠다는 일념 아래 ‘레스 웨이스트’ 챌린지를 시작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적 가치관이라는 점에서 ‘제로 웨이스트’와 성격이 비슷하지만, 그보다 훨씬 실천이 쉽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환경 분야에 관심을 가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이 구역 새내기 박 기자도 야심 차게 7일 간의 챌린지에 뛰어들었다. 소소익선, 적게 쓰면 쓸수록 좋다편리함
쓰레기 분류 인력부족, 오염된 쓰레기 처리 어려움으로 일반쓰레기 일괄 처리 우리 대학 건물의 쓰레기 분류 처리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각 건물 및 내부 층별로 쓰레기 처리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유동인구가 많은 ▲제1학생회관 ▲도서관 별관(백도) ▲중앙도서관(홍도) ▲정보마루 ▲진리관 등의 건물은 분리수거 환경이 잘 구축돼 있었다. 위 건물들에서는 재활용 쓰레기를 일반쓰레기와 분리해 구청에 신고하거나 환경관리원이 따로 처분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반면 각 단과대학의 경우 건물마다 쓰레기 분리수거 방식이 상이했다.
이 우리 대학 쓰레기가 처리되는 광산구 소재 생활폐기물 소각장에 방문했다. 생활폐기물 소각장은 생활폐기물 중에서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 등을 제외한 가연성 폐물을 태운다.소각장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높게 쌓여 있었다. 이곳에는 하루 100톤 이상의 쓰레기가 들어온다. 차량이 쓰레기를 하차하면 재활용 가능 여부로 쓰레기를 분류한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는 크레인으로 집어 소각로 투입구에 넣는다. 이후의 과정은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었다. 금속판에 올려진 쓰레기가 화염에 휩싸여 타오르는 모습은 중앙제어실에서 CCTV를 통
재활용 쓰레기 건물마다 자체 처리총무과 “구내식당 외 학교 곳곳 발생 음식물 처리할 명분 부족”우리 대학 쓰레기 처리 방식이 쓰레기 종류마다 다른 걸로 파악됐다.현재 우리 대학은 사업장생활폐기물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해당 업체는 학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 일반쓰레기 및 대형폐기물만을 수거 및 처리하고 있다. 일반쓰레기의 경우 환경관리원이 쓰레기 수거함에 모으면 용역업체가 수거 및 처리하는 방식이다.음식물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 처리는 대학 본부에서 직접 담당하지 않는다. 음식물쓰레기는 구내식당 담당 외부업체가 따로 음식물처리업
동계 계절학기 전면 대면 전환출입문 개방, 자치활동 숨통 지난 1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1차 개편으로 새로운 일상이 도래했다. 위드코로나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이를 예방하며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 시기 또는 정책을 의미한다.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만 급급했던 과거로부터, 코로나와 함께하는 미래로의 도약이 시작된 것이다. 일상에 찾아든 위드 코로나가 기존의 팬데믹 시대를 어떻게 전환시킬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 위드 코로나가 우리 대학,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몰고 올 변화의 바람을 취재해봤다.전면 대면은
우리 대학 입학사정관과 취업컨설턴트 그리고 홍보담당자에 이르기까지. 2014년 봄부터 시작된 전남대와의 인연은 어느덧 한층 무르익고 성숙해진 가을에 가까워졌다. 이젠 어떤 분야의 업무를 맡아도 문제없는 척척박사, 우리 대학 홍보담당자 차화정 씨(교직원·대외협력과)의 지난 발자취를 따라 걸어봤다. 도전은 나의 무기한때 ‘KBS광주방송총국’ 취재리포터로 활동했던 차 씨. 취재 중 우연히 마주친 ‘입학사정관제’는 난생처음 만난 이상형처럼 순식간에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도전정신 덕분에 차 씨는 마법 같은 타이밍의
1. 변 기자의 취재노트 - “우리는 모두 잠재적 장애인입니다”이번 취재를 하면서 소수자들, 특히 ‘장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장애라는 것이 나와는 먼 이야기라 생각해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에 우리말 속에 담긴 장애를 비하하는 표현들은 나 또한 평소 자주 사용하던 말들이었다. 장애인 차별 언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말은 “장애는 비정상이 아니다”는 말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 장애인이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고 당장 내일 사고로 인해 후천적 장애를 얻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