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감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중앙감사위원장의 개인 사정으로 하반기 감사가 늦게 시작됐고 미흡한 감사 진행으로 감사 중단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하반기 동안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 학생회, 특별 자치 조직이 집행한 사업과 사용한 예산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 할 위기다.감사위원회의 감사 진행 방식에 대한 지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상반기 감사가 진행될 때는 중앙감사위원회가 기존에 감사를 진행해온 것과 다른 평가기준을 마련해 감사를 진행하고 그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피감기구에게 안내하지 않아 피감기구 사이에서 불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던 천막을 전남대 병원이 강제 철거했다는 기사를 며칠 전 읽었다. 병원장과 조합원들이 면담하는 사이 병원 직원들이 기습적으로 천막을 철거한 것이다. 병원과 조합원들 간의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려대에서는 시간강사의 고용 불안 해소 등 처우 개선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하는 ‘시간강사법’에 대비해 강사 수를 줄이고 졸업 학점을 최소화하려는 논의가 본부에서 진행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논란이 일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는 시간강사 고용 축소를 대비하기 위한
총학생회 선거가 역대 최저 투표율인 32.75%를 기록하며 무산됐다. 투표율을 높인다며 시행한 온라인 투표가 무색할 정도다. 단과대는 14개 단과대 중 5곳에서만 학생회가 꾸려졌다. 14곳 중 6곳은 후보자 미등록으로 선거 진행조차 이뤄지지 않았다.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낮아 투표율이 저조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본다.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중선관위의 선거 진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사범대선관위가 규탄문을 게시했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서는 선관위와 관련된 논란을 전대신문이
바야흐로 학생회 선거철이다. 후보자들의 공약집에는 축제나 체육대회 구상, 학생 복지와 관련한 여타 사업 관련 공약이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회에 있어 어떤 사업을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소통’이다.학생회의 존립 근거는 학생들의 투표와 지지이며 그들의 ‘필요’를 충족해주는 게 학생회의 궁극적인 역할이다. 그들의 필요를 제대로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해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포옹력과 겸손이 필요하다. 소수의 목소리라도 소중히 여기고 수용할 수 있어야한다.잘 소
땅콩을 던지며 비행기를 돌리고 물 잔을 던지며 악을 지르는 대기업 오너. 갑질 사례로 유명한 대한항공 일가의 일화다. 이렇다보니 ‘갑질’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대기업임원이 직원의 무릎을 꿇게 하는 등의 비인격적인 행위를 강제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갑질은 우리의 일상에 존재한다. 부당한 심부름, 대가없는 업무 요구도 갑이 자신의 권위를 이용한 행위다. 막말, 반말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을이기에 이 같은 발언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직원과 학생, 교수와 학생, 교수와 조교 등의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대학에서 지켜야할 선을 넘는건
지난 12일 교육부가 가짜 학술 단체 와셋과 오믹스에 가장 많이 참여한 상위 20개 대학을 발표했다. 우리 대학은 참가 횟수에서는 15위, 참가자 수로는 13위에 위치했다. 높은 순위는 아니지만 낮은 순위도 아니었다.우리 대학 건축학부 교수와 해양 경찰학부 교수가 와셋 학술대회에 논문을 제출한 일이 지난 7월 뉴스타파의 보도로 알려지며 많은 학생들이 분노했다. 건축학부 재학생이라는 한 학생은 전대신문으로 전화해 해당 사건에 대한 취재를 부탁하기도 했다. 자기학과의 교수님이 가짜논문을 제출한 사건이 충격적이었다는 학생은 이 사건이 흐
겉으로 봐서는 내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그 내용물이 투명한 물일지라도 파란색 병에 담겨있으면 물의 투명함은 파란색으로 보인다. 병이 투명하지 않고서야 내용물의 투명성을 알 수 없다. 투명여부를 판단하는 건 그것을 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속에서 투명하다고 해봤자 겉으로 보는 이가 확인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학생자치활동기구도 마찬가지다. 투명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그 기구가 투명한지 투명하지 않은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판단은 모든 것이 공개된 다음 학생들 하는 것이다. 병의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쏟아내
“요즘 누가 신문을 보냐” 지인들에게 전대신문을 읽어볼 것을 권하면 흔히 돌아오는 답변이다. 씁쓸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뭐라 항변하기도 어렵다. 학생들이 신문을 읽지 않으니 수습기자 지원이 줄어들고 예산이 감축되며 결과적으로 신문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한국언론진흥재단이 해마다 펴내는 ‘언론수용자의식조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종이신문 이용률은 2010년 52.6%에서 2017년 16.7%로 줄었다. 그렇다면 정말 종이신문 그리고 대학신문은 죽어가는 시대인걸까?신문구독자가 줄었다고 해서 뉴스 소비 자체가 준 것
최근 본 한 영상에 울컥한 적이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백악관의 대테러조정관이 청문회에 나와 한 발언 때문이다. 그는 청문회에 나와 유족들에게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후 이어진 그의 말은 정부라는 거대 권력이 작은 개인에 용서를 비는 모습이었다.그렇다면 한국 사회는 어떠한가. 최근까지도 말도 안 되는 권력남용은 있어왔다. 불법 비자금을 위해 만든 다스의 실소유주 이명박,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개인 사비로 쓴 박근혜, 수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전두환까지. 하지만 그 어디에
오답노트는 틀린 문제의 올바른 답을 익히기 위해 작성한다. 문제를 왜 틀렸는지 파악해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잊지 않겠다’고 말한다. 전대신문 학생기자활동을 하며 광주의 5·18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의무감은 늘 가지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제주 4·3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크콘서트에 다녀온 후 우리들의 역사 오답노트에 제주 4·3이 빠져있던 것은 아닐까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밀려왔다.제주 4·3은 국가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신문 기사를 작성하고 늦게 집에 돌아가던 날 길에서 우연히 남자 지인을 만났다. 밤이 깊어 혹여 해를 당하진 않을까 무섭다고 하자 “하긴 그럴 수 있겠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너는 안 무서워?” “당연하지 난 남자잖아!” “!” 지금까지 밤거리를 걸으며 느꼈던 불안은 여성이기 때문이었다니.사회적으로 미투의 물살이 거세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상에서의 여성 혐오는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지난 7일 우리 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여자화장실에서는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 화장실에 갈 때에도 어두운 밤거리를 걸을 때에도 피해자가 되지 않
갈등이 발생한다. 대화를 한다. 타협점을 찾는다. 갈등해결의 공식 같은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화다. 충분한 대화가 오고가면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타협안을 찾는 것도 원활해진다. 대화가 빠진 갈등 해결이라면 그것은 한 쪽의 일방적인 통보일 뿐이다.지난해 11월 컨벤션홀에서의 공연이 시끄럽다는 경전원 측의 민원이 들어오자 본부는 일단 바로 공연 동아리들의 컨벤션홀 대관을 중지시켰다. 물론 본부의 입장에서는 민원을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다만 걱정되는 건 학생을 ‘대화의 대상’이 아닌 ‘통제의
문재인 정부의 1호 정책인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난관에 부딪혔다. ‘기회의 평등’, ‘정당한 차별’이라는 담론 앞에서 말이다. 누구나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과도한 임금 격차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반면 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가 자신의 조직에서 이루어질 경우에는 반발한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던 임용시험 준비생 집회가 그 예다. 하지만 그런 반발을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경비 절감을 위해 간접 고용과 비정규직 채용을 남발하도록 만든 사회 구조에 있다.지난해
“간호사가 됐을 때 나도 태움 당하면 어떡하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친구가 얼마 전 털어놓은 고민이다.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간호사 간 괴롭힘을 지칭하는 은어다. 최근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강제적인 장기자랑 논란을 계기로 의료계 내 폭력 사례들이 폭로되고 있다.권력 서열에 따라 폭력이 대물림되는 행태는 비단 의료계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포털의 순위를 뜨겁게 달군 ‘한샘 성폭행 사건’을 비롯해 각종 프랜차이즈 업주들의 갑질 그리고 전남대 미술학과 회장의 공금 유용까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운 각종 ‘갑질’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단과대 선거 일정을 취재하려고 연락을 돌리던 중 경영대 차례였다. 경영학부 비상대책위원회원에게서 ‘학생들의 투표 참여율이 낮아 선거 일정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생회 선거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폐지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아님에도 말이다. 예술대 단과대 선거관리위원회는 도중에 모두가 사퇴했다. 선거 공고는 났으나 후보자가 없어 무산된 자연대와 달리 두 단과대에서는 선거가 아예 치러지지 않는다.선거는 각자 사정에 맞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이 아니다. 학생회는 선거
부끄럽다. 타 대학이 단톡방 성희롱 문제로 논란이 될 때에도, 선정적인 현수막을 내걸어 선정성 논란이 일었을 때도 우리 대학은 그럴 일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경영대 축제 주막 메뉴판 속 문구들은 내 믿음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믿을 수가 없었다. 차마 기사에 쓰기도 낯 뜨거운 말들이 메뉴 소개랍시고 즐비해 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대학생의 특권이라고 하지만 표현의 자유에도 기본적인 상식선이 있다. 이 선을 지키지 못한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지성인의 요람인 대학에서 이런 사태가 불거졌다는 점이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담배 파이프 그림 아래 적혀있는 메시지다. 이를 통해 작품 속 파이프는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이프라는 단어 역시 사물을 지시하는 단어일 뿐 그 본연의 존재는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단어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그렇다면 대학가의 최대 화두인 ‘융·복합형 인재’라는 단어의 실재는 무엇일까. 얼마 전 정병석 총장은 ‘어젠다 (Agenda) 2021’ 선포식에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 미래형 인재 양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기조에 발맞춰 우리 대학은 계열별로 의무 이수학점을
‘전대신문 학교 홍보지로 바뀌었나요?’ 지난 6월 페이스북 에 올라온 질문이다. 이외에도 신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날선 비판이 사라졌다는 피드백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날카로운 지적들은 송곳처럼 아프게 찔러왔다.그래서 고민했다. 대학언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다. 하지만 학생사회가 대학의 흐름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적으로는 절대다수지만 정보에 대한 접근이나 제도 등의 부분에서 ‘구조적 약자’다. 대학언론은 그래서 존재한다. 근본적 진실을
“There are no two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말이 “그만하면 됐어”야.)오랜만에 쉴 수 있던 주말, 꺼내든 영화 ‘위플래쉬(Whiplash)'에서 나온 대사다. 순간 영화를 보며 가슴이 철렁했다. “그만하면 됐어”란 말은 필자가 이번 학기동안 신문을 만들며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기 때문이다.왜 우리는 더 좋은 신문을 만들지 못했을까? 돌아보면 핑계뿐이었다. ‘기자가 별로 없어서’, ‘2년차 국장이니까’ 등 혹평에 이미
“만약 드라마 처럼 1980년 그때 그 사람들과 무전을 하게 된다면, 그래서 그들이 당신이 사는 2017년의 삶은 얼마나 나아졌냐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멈춘 5·18 관련 시사프로그램의 마지막 멘트였다. 비록 처음부터 시청하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뜨끔했다. 우리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필자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답은 “아니요. 당신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민주주의이지만 치솟는 취업난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할지 고민하기도 바쁜 삶이거든요.”이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