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나 밖에서나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때 항상 빠질 수 없는 메뉴는 바로 고기일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아시아권 기준 1위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적으로 소비한 육류량은 약 3.3억 톤에 달했으며, 2030년에는 3.72억 톤, 2050년에는 약 5.5억 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채식 위주의 건강 식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함과 동시에 육류 생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축 전염병이나 생태계 파괴, 축산물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
유럽인들이 한국을 처음 방문할 때 놀라는 장면 중 하나는 길거리에서 폐지, 고물을 주워 리어카로 끄는 노인들이다. 나도 이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물어보니 노후준비가 잘 안된 분들이라고 들었다. 내 고향 네덜란드에서는 대부분 노후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말을 들었을 때 더욱 놀랐다. 퇴직연금도 쌓이고 국가에서 연금을 지급받기 때문에 노인빈곤 문제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노후 준비는 잘 되셨나요?”라는 말은 속된 말로 꼰대들의 입마저 닫아버릴 정도로 무례한 질문에 속하는 것 같다.청
안녕하세요. 올해 2월부터 게임 기업을 창업하여 마지막 학기를 사업과 병행하고, 올해 8월 졸업 후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최은설입니다. 창업은 전남대학교 게임 동아리에서 프로그래머 선배를 만나 작은 팀을 꾸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팀을 꾸린 뒤 광주광역시의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지원하는 ‘인디스타즈’라는 공모전에 참가하여 선정되었습니다. 1년간 다양한 멘토링과 교류 사업, 개발비를 지원받고 결과적으로 우수상까지 수상하였습니다. 개발 중 기획이 몇 번 엎어지기도, 사소한 갈등이 생기기도, 금전적인 문제로 값싼 카페를 전전하기도 했지만,
과제가 하나둘 공지되는 과제의 계절. 당신은 중간고사 후 제출해야 할 과제를 미리 해두기로 한다. 과제 내용은 ‘가상의 보고서 쓰기’ ‘5쪽 내외, 10pt, 바탕체’ 공지된 조건까지 꼼꼼히 확인한 당신은 어떤 내용을 도입할지 곰곰이 생각한다. 그러다가 최근 토익시험에서 있었던 일을 상기한다.당신은 2주 전 토익시험을 보았다. 장학금을 받기 위한 요건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시험 일주일 전에 모의평가 문제들을 세 번 정도 풀어본 당신은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되뇌며 시험장에 들어갔다. LC부터 시작되는 문제들을 풀어가는데, 뒷자리에 앉
어릴 적 겪은 경험은 사람의 인생에 뿌리 깊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사랑을 받고 자랐는지, 학대를 받고 자랐는지, 아니면 무관심 속에 자랐는지. 에 수록된 과 는 어릴 적의 트라우마로 인해 인간관계에 집착하는 인간의 두 가지 전형을 통해 우리에게 ‘성장’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세계에는 ‘슈리쥴리’라고 불리는 가상의 생명체가 존재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체동물인 블루드래곤이 연상되는 신비로운 생김새에 인기 만점인 인공생명체. 심지어 주인의 과잉된 감정을 먹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몇 명일까?’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함께 살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관계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친하고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기도 하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갈등하며 힘들어한다. 반면 우리는 인간관계로 행복해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 글은 나의 소중한 인연을 중심으로 성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독자 여러분이 이 글을 통해 각자의 소중한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에게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첫째,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자식이라는 이유만으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의 접근성을 제한하는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의미를 담은 ‘배리어프리’는 1974년 등장한 이후로 그 사용 범위와 빈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단어다. 1면에 등장한 기사는 우리 학교 강연장 14곳 중 10곳의 단상이 휠체어의 접근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꼬집었다. ‘건물 입구에서 강의실까지’ 접근성을 보장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상 위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학교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문제의식을 발굴하고 변화의 씨앗을
언젠가부터 어른이 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다. 무언가를 포기하고, 지쳐버린 발걸음을 이끌어 이리갔다 저리갔다... 그냥 이것이 인생이라고 체념하는 게, 바로 그 순간을 맞이하는 게 철이 든다는 것이고 비로소 어른의 모습이 되어가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비몽사몽 교복을 입고 아빠 차를 타고 설익은 햇살을 받은 아빠의 옆모습을 볼 때, 일을 마치고 장바구니에 저녁거리를 습관처럼 담던 엄마의 오래된 손을 볼 때, 외면하고 싶은 거울 속 나를 볼 때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많은 해를 산 것은 아니다. 고작 스물 하나다. 바람 없이 잔
좁은 공간에 습한 공기. 곰팡이가 살기 딱 좋은 환경인 생활관 9동에서 필자는 곰팡이와 동거 중이다. 학내 건물 리모델링을 위한 대체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나마 쾌적했던 생활관 5동에서 내쫓기듯 퇴관 후 찾은 생활관 9동에서 필자를 반기는 건 곰팡이와 전 입주생이 남기고 간 쓰레기였다. 1학년 때부터 생활관 9동에 입주 시 책상과 서랍, 침대에 널브러진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과 먼지를 치우는 일은 늘 있어 왔다. 하지만 방에 생긴 곰팡이는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침대 밑에 가득한 곰팡이 때문에 침대 밑 서랍장에 넣
처음 헌혈을 시작한 이유는 봉사 시간이 필요해서였다. 입시 준비로 바쁜 고등학교 3학년에게 30분을 투자해 4시간의 봉사 시간을 얻을 수 있는 헌혈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피를 뽑는 것이 두려웠지만 봉사 시간을 얻기로 마음먹고 헌혈의집을 방문했다. 그곳에서는 수많은 친절이 나를 반겼다. “헌혈에 참여해줘서 고마워요” “어지럽거나 불편하지는 않아요?” “조금 더 앉아서 쉬다가 갈래요?”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전자 문진과 대면 문진을 진행한 뒤 헌혈을 하고 문밖으로 나설 때까지 수십 번 걱정과 감사의 말을 들었다. 헌혈을 봉사 시간의
최근 교사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교권추락의 결과라며 교권회복과 교육환경의 변화를 촉구하는 요청이 뒤따르고 있다. 안타깝고 슬프게도 이 사회는 누군가의 죽음과 희생을 대가로 치렀을 때야 비로소 문제를 수습하는데 급급해한다. 한때 교실의 지배자이자 절대권력으로 군림한 교사들이 오늘날 교육자로서 깊은 회의감을 갖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는 사실은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준다.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교실은 폭력과 공존했다. 학교의 폭력적인 일상을 ‘낭만적이지만 뼈아프게’ 드러낸 영화
요즘 흉기 난동이나 살인 예고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지난 7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한 남성이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람들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는 한 차량이 사람들을 향해 돌진한 뒤 인근 백화점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져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이상동기 범죄’ 혹은 ‘묻지마 범죄’로 분류되는 두 사건의 범행 동기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사건의 공통점 중 하나는 분노의 감정으로 볼 수 있다. 분노는 각 사건의 피의자 조선(33)과 최원종
내년부터는 정부 차원에서도 은둔・고립 청년 지원 정책이 시작될 것 같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보건복지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함께 청년의 고립・은둔 실태조사를 진행하였고 내년 부처에도 관련한 예산이 반영되었다.외부와 단절된 채 사회적 관계나 활동을 하지 않은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된 사람을 ‘은둔형외톨이’라고 정의하는데 그동안 은둔형외톨이를 지원하는 일은 지자체가 관심을 가지고 먼저 나섰다. 2019년 광주광역시에서 전국 최초로 은둔형외톨이지원조례가 제정된 것을 시작으로 점차 지자체 차원에서 은둔형외톨이가 개인의 노력, 가족의
은 학교 내에서의 문제와 주되게 토론할 내용 등을 다루어왔다. 일부의 신문을 보고 가졌던, 나와 거리가 멀고 공격적인 내용을 담는다는 선입견을 이 깨주었다. 지난 1653호에서는 우리 대학 도서관 70년을 맞이하여 도서관에 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도서관은 학생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통해 점차 발전해 나갔다. 1653호 2면의 에 그 내용이 자세히 쓰여있다. 1980년 좌석 문제에서 도서 부족, 분실 도서의 문제까지 꾸준하게 더 나은 도서관을 위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소위 성 비위 사건으로 작년 10월쯤 전남대 교수가 해임됐다. 성폭력 피해 신고가 전남대학교 인권센터(인권센터)에 접수된 뒤 조사가 진행됐다. 인권센터는 전수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와 추가 피해자 여부를 확인했다. 추가 피해자가 있는 사실 등을 확인했고 대학본부는 해당 교수를 해임 징계했다. 해임된 교수는 대학을 상대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술에 취해 우연히 신체가 닿았을 뿐이라며 강제추행 역시 부인했다. 2023년 8월 20일 법원은 소송을
귀엽고 편안한 아포칼립스 이야기를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혹자는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그럼 아포칼립스가 아니지 않아?’어쩌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아포칼립스 문학으로 분류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다소 애매한 고민이 따른다. 아포칼립스 문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전염병 플롯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아포칼립스 상황처럼 생존자들이 큰 시련을 겪지도 않고, 생존자 집단을 위협하는 악인들도 등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목숨을 잃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다. 기껏해야 잠에 드는 정도다.수면 바이러스가 퍼
오늘 수업의 토론 주제는 ‘교양은 어떻게 길러야 할까?’이다. 1차 토의가 시작된다. 학생들은 잠시 머뭇거리다 의견을 내기 시작한다. 공대생이 발표한다. “교양의 주축은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 역시 교양의 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결국 인성도 선과 악을 구별하는 학문적 지식에서부터 파생됩니다….”수업이 끝나고 도서관에서 진행하기로 한 독서클럽의 첫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보마루 1층 그룹스터디룸 앞의 라운지에서 클럽원들을 기다린다. 5분쯤 기다리자 소녀가 도착한다.다시 5분이 흐르고 한 사람이 더 도착한다.
의 스토리는 인도 최고의 명문 공학 대학교에 등장한 천재적인 얼간이인 란초 그리고 그와 함께 대학에서 사고뭉치를 담당하는 파르한과 라주. 이 세 사람이 각종 사건 사고를 치르면서 자신들의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스토리만 본다면 클리셰로 범벅된 흔한 영화 같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영화는 흔한 영화가 아닌 보고 싶은 영화가 됐다.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될만한 개그를 잘 풀어간다. 영화의 장면 장면은 따지고 보면 아주 유치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개그가 오히려 더 잘 먹힐 때도 있는
숫자는 권력이다. 다수가 아니라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소수 의견을 무력하게 만든다. 학내 강연장 단상 경사로에 대한 문의가 없어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게 학내 담당자들의 주된 입장이었다. 휠체어로 접근이 어려운 강연장 단상만 있는 이유가 그들이 소수인 까닭이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수인 그들이 강연자로 설 것이라는 인식도 부재했다.그러나 장애인 단체 취재 내용은 달랐다. 취재원들은 “경사로가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다”며 “이를 임산부, 노인 등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이 학내
발로 뛰는 취재는 힘들다. 이는 말 그대로 직접 돌아다녀야 하는 취재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곳저곳에 끊임없이 연락하고 질문해야 하는 취재도 의미한다.인플레이션에 따른 대학가 주변 음식점 취재, 학내 게시판 관리 점검, 학내 대형 강연장 단상 경사로 점검 등 실태를 파악해야 하는 취재들이 그러했다. 필자는 실제로 10곳 이상의 인근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취재했고, 부동산을 돌았다. 게시판 관리 점검 기획을 취재하며 다른 기자들과 학내 단과대 건물 전체를 돌아보기도 했다. 취재하러 가는 발걸음이 때때로 무거웠던 이유는, 체력과 별개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