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학생인 나는 상대 뒤로 드나드는 인문대 쪽문을 자주 이용한다. 그러나 불과 두 해 전만 하더라도 쪽문은 지금과 같은 '문'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때만 해도 한사람 정도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담벽을 터놓은 개구멍' 수준이었다. 비라도 흠뻑 내리는 날이면 서울에 차 막히듯 사람들로 꽉 차 오가기도 힘들었다. 어디 그 뿐인가. 이곳을 지나기 위해서는
"24일까지 봉사활동하지 않으면 강제 퇴사입니다" 그 동안 몇 점이나 쌓였는지, 기준이 학기인지 1년단위인지 모르고 있다보니 무관심했던 벌점. 강제퇴사라는 말에 귀가 번쩍 틔였다. 그리고 그 동안 2시간에 1점을 없애준다는 식당봉사활동을 마음먹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급한 마음에 당장 달려갔다. 3번이나 시도했건만 많은 경쟁자들이 한발 앞서서 장
최근 모 대학교 총학생회에서 '학점취소제' 도입을 대학 본부에 제안했다가 거부당해 학내논쟁이 일었다. 이 대학교의 대다수 학생들은 "많은 대학교가 '학점취소제'를 통해 학생들의 학점관리 편의를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다른 대학교 학생들에 비해 불합리한 여건에 처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학본부는 "교수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도입할 수 없다
요즘 많은 아니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며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70% 이상의 대학생들이 올해 대선 날짜를 모르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랑스럽게 투표하지 않을 권리도 있으며투표하지 않는 것도 반대 의사 표시라며 떳떳히 침을 튀겨가며 열변을 통한다.이런 학생들을 대할 때 마다 자기 주장이 강하다는 생각보다는 애처
요즘 코스모스가 제 철이다. 모처럼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고 학교 안을 돌아다니던 중, 공대 쪽문 근처에 코스모스가 한껏 자라서 환하게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코스모스 꽃이 피는 6월과 10월 사이에 대학교에서는 ’하계 학위 수여식(졸업식)’이 있다. 그래서 이를 두고 ’코스모스 졸업’이라고 하나보다. 이것은 휴학을 한 뒤 ’짝학기 복학’을
대학교 1학년을 더이상 새내기라 부르기 어색하게 시간은 이미 10월 중순께를 훌쩍 넘어가고 있던 어느날, 한 새내기가 신문사 활동을 하고 싶다며 신문사 문을 활짝 열었다. 그 '새내기의 비애'를 고백하고자 한다.'철학의 빈곤은 사색의 빈곤을 낳고, 사색의 빈곤은 창조성의 빈곤을 낳는다'. 2002년을 맞으며 딴에는 이 글귀를 새로 산 일기장 첫 페이지에 제
오는 12월 19일 치러지는 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대단히 들떠 있다. 각 정당 간에 후보자의 자격을 둘러싼 논쟁이 볼썽사납게 전개되고 있고, 이런 정치적 작태가 행정부의 정책적 실패와 오버랩되어 언론과 시민단체가 문제삼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어느덧 정치적 회의주의자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다가오는 대선
갑자기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뉴스를 얼핏 보니 강원도 쪽은 눈도 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 선배님한테 들은 말이 생각나서 몇 글자 적어보려구 합니다.. 기숙사에 살 적에... 참고로 여자선배였는데.. 무신 이야기 끝에 첫 눈이 오면 젤 먼저 무엇을 할건지 각자 하나씩 말한적이 있었습니다.. 전 그때 아마 신입생이라 그냥 별생각 없이 무작
요즘 대학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마땅히 지켜져야 할 제도나 규칙이 개인 혹은 대학 내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경시되거나 파기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누구보다 공동체의 룰(rule)을 존중해야 할 교수들이 스스로의 본분을 소홀히 여기는 경우라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더군다나 어제오늘만이 아니고 관행이라는 미
지난 1일 ’19대 동아리연합회(이하·동연) 선거’가 막을 내렸다. 지난달 24일부터 8일간의 선거운동 기간을 거친 다음 지난 1일 22표차로 배세진·류호 군이 각각 동연 회장과 부회장으로 당선됐다.개표를 통해 배세진·류호 군이 동연 정·부회장으로 당선되고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마치자마자 이들은 바쁘게 사라졌다. 당선 소감 인터뷰를 하려 했던 기자가 뒤쫓
「다음별에는 술꾼이 살고 있었다. 이번 방문은 아주 짧았지만 어린왕자를 깊은 우울에 잠기게 했다. "거기서 뭘 하고 계시죠?" 빈병 한 무더기와 가득 찬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말없이 앉아 있는 술꾼을 보고 어린왕자는 물었다. "마시고 있다." 술꾼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 마셔요?" 어린왕자가 물었다. "잊으려고." 술꾼이 대답했다. "무얼
지난 1294호 대학언론인운동본부 대선 의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3.9%가 대통령 선거일을 모른다고 답했다. 전체 유권자 29%를 20대 유권자가 차지하고 있지만 투표율은 가장 낮다. 정치 참여를 위한 유권자 운동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아직 우리대학은 미미한 상황이다. 우리대학의 유권자 정치 참여 방안이 무엇인지 간담회를 통해 살펴본다.-엮은이토론: 김지
"피라밋의 크기에서 완전한 감동을 얻으려면 피라밋에 너무 가까이 가도 안되고, 거기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도 안된다"이 글은 Kant가 그의 저서 ;에서 숭고미를 설명할 때 인용한 글이다. 원래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시 수행했던 Savary 장군의 보고서에서 나온 글인데 너무 가까이 가면 전체의 총괄이 어렵고 너무 멀리 가면 부분의 포착이 어렵다는 말이다.
한 영문과 학생이 내게 편집장 칼럼인 ’무적’ 주제를 제안했다. 이번 2003년 총학생회 선거에 ’기권’란을 만들어 우리가 더이상 방관자는 되지말자는 주장을 한번 써보라는 것이다. "그래요, 좋은 생각이네요". 그러나 그가 내게 이 제안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생각은 달라졌다. 무적 주제를 바꾸게 되었다.이번 언론4사가 주최한 설문조사 결과, ’투표
지난 13일 한강 둔치를 가득 메운 7만의 상경 농민들은 노무현 후보를 향해 달걀을 던지고 돌을 던져 그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농민의 아들이다", "내 친구의 과수원이 수해를 입었다"며 동질감을 내비치며 농민들의 8대 요구안에 대한 서명에 앞서 ’믿음’이 있어야 함을 내세운 노 후보를 향해 말이다. 그 뒤로 연설을 하던 정몽준 후보에게도 돌이나 달걀만 쏟
16대 대통령을 학내에서 뽑을 수 있을까.전남대 유권자 네트워크(이하·유권자 네트워크)와 북구 선거관리위원회(이하·선관위)는 지난 15일 간담회를 열어 학내 부재자 투표 설치 현실 가능성과 부재자 투표운동 제반 협조사항을 논의했다. 이날 선관위는 유권자 네트워크의 대학생 정치 참여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학내 설치에 대해서는 판
인문대학 3층에는 강의실, 독서실, 정독실 그리고 컴퓨터실 등이 위치해 있다.그런데 그곳 복도를 지나다 보면 여기 저기에 ’잃어버린 지갑을 찾는다’는 광고를 보게 된다. 돈이나 기타 다른 것은 달라고 하지 않을테니 지갑이나 신분증만이라도 돌려달라는 눈물겨운 호소에서부터 ’걸리면 용서치 않겠다’는 협박까지 해보지만 그다지 만족스러운 성과는 얻지 못하는 것 같
"선거 운동때처럼 상시적으로 백도, 기숙사 학우들을 만나가겠습니다. 학생회와 학우들과 거리를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좁히겠습니다"34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지난해 11월 16일. 눈은 붉게 충열됐지만 힘찬 목소리로 학생들 앞에서 약속했던 그였다.하지만 모든 과와 동아리를 한번씩 방문하겠다는 김형주 군(법학계열·4)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김군은 국가보
21세기도 두해가 넘어가려 한다. 눈깜짝할 새 쏜살같이 달리는 시간을 어찌 붙잡겠는가만은 21세기를 맞으며 펼쳐봤던 송두율 교수(독일 뮌스터대)의 ’21세기와의 대화’의 한 구절은 시간처럼 달려가지 못하고 못내 내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을 다니면 세상이 더 확실해질것 같았으며 대학을 다니는 동안은 졸업을 할 때 쯤이면 내 자신은 확신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