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는 지역시민들과 선배들이 이룩한 자랑스런 성취를 기억하고 기념한다. 지나온 70년 역사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도전이다. 최초의 도전은 1952년 전남대학교의 설립에서 찾을 수 있다. 설립당시의 핵심목적은 지역사회발전에 동량이 될 인재양성에 있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초래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지역시민들은 가난을 극복하고 험난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안으로 국립전남대학교의 설립을 결정했다. 설립과정에서 확인된 지역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투자는 우리로 하여금 대학의 공적가
다시 5월이다. 아직도 실체적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지 않고, 반역사적 세력들은 그날의 숭고한 정신을 끊임없이 폄훼하려고 시도하는 가운데 우린 마흔두 번째 5·18민주화운동일을 맞는다. 특히 올해는 5월 광주학살의 주역들이 만든 정치결사체의 맥을 잇는 세력이자 끊임없이 5월정신을 깎아내리면서도 반성조차 없는 이들이 모인 정당의 재집권을 보면서 씁쓸함과 더불어 역사적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다시 5월이다. 우린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한 일, 하지 못한 일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앞으로의 할 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야
코로나19는 이제 숫자를 더해 코로나22로 불려야 마땅하다. 상황이 여전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견줬을 때, 어쩌면 우리도 코로나 상황의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기에 조만간 일상회복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백신 접종률의 증가와 치료제 개발에 따라 방역 지침이 계속 완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도 이러한 기대를 부풀리게 한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를 구속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로부터의 거리 두기도 성큼 가까워진 것 같다.‘사회적 거리 두기’는 그동안 우리가 소홀히 여겼던 일상의 중요함을
종목을 막론하고 운동경기가 종료되면 참가했던 선수들은 상대편 선수, 감독, 그리고 심판과 인사를 나눈다. 경기에 져서 화가 잔뜩 난 선수들이 굳은 얼굴로 인사 없이 경기장을 떠나는 경우에는 “경기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는 제목의 기사가 어김없이 올라온다. 속내와는 상관없는 형식뿐인 제스처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마저도 취하지 않는 선수의 인성은 과연 어떤 수준인가 하는 따가운 시선이 따라붙게 된다.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첫인상과 마지막 인상을 접한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어느 쪽이 더 신빙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코로나 펜데믹 여파로 3년째 교정에서 교내 학위수여식을 열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졸업식으로 4000여명의 졸업생들이 기념과 축하의 만남을 조금 더 실감 나게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직접 만나는 것만 같을까. 봄볕이 느껴질 만큼 따뜻해진 날씨에 메타버스 바깥의 실제 교정에도 모처럼 졸업생들과 축하객들로 가득 찼다.사실 교정의 졸업식 분위기는 며칠 전부터 만들어지고 있었다. 미리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삼삼오오 학사모를 쓰고 교정을 거닐던 예비졸업생들이 졸업식 분위기를 일찌감치 연출했을 뿐 아니라, 수년
휴전협정도 맺어지기 전인 1952년 1월 1일, ‘국립전남대학교’는 발족하였다. 당시 우리가 직면한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담 그 자체였다. 오랜 식민시대와 역사상 최대 비극이었던 한국전쟁으로 인해 전 국토와 산업기반은 파괴되었고, 조국은 분단되었으며, 국민은 국제기구의 식량원조에 의지해야 하는 세계최빈국의 상황이었다. 그 폐허 속에서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고,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이 지역 최고 고등교육기관은 화강석과 나무로 덧댄 소박한 학사에서 5개의 단과대학으로 출발하였다. 그렇게 전남대학교 건학 70년은 시작되었다.그 70
2022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정치권에서 2030 청년세대를 각자의 이유로 호명하고 있다. 정치가 청년을 찾는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청년정치’라는 모호한 개념이 부유하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별반 다를 바 없는 기성세대의 말잔치에 등을 돌린 것처럼 보인다.어느 시대나 청년 시기엔 미래를 불안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청년들은 불안을 넘어 좌절과 번아웃 상태에 빠져 있다. 이들이 정치를 외면하는 이유는 단순히 정치 뉴스에 관심이 없거나 공적 의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자기효능감의 연장
한국의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학교육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작업도 활발하다. 대학교육이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인식된 지역격차와 노동격차의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점을 고려할 때 공론장을 통한 문제인식과 대안모색은 많을수록 좋다. 국가교육회의가 지난 달 22일 주최한 ‘고등교육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는 대학교육의 위기요인을 진단하고 미래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연구자/교육자/정책개발자/교수단체지도자/시민사회지도자 등이 진단하는 위기
대표적 자본주의 국가로 여겨져 온 미국에서 사회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 1950년대 초반, 미국을 온통 뒤흔들었던 매카시즘의 광풍이 가라앉기 시작했으나, 미소 냉전을 겪으며 사회주의에 대한 미국 사회의 인식이 우호적일 수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럽이나 제3세계와 달리 자본주의 중심인 미국에선 사회주의 정치나 운동은 주변적이었다. 더구나 1989년 동구권 몰락으로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승리가 공식화된 상징적인 경험도 있다. 그랬던 사회주의가 지금은 희망의 중심 담론이 돼가고 있다고 한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30세
넷플릭스에서 최근 공개한 드라마 가 화제다. 특히 군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나 때는 훨씬 심했다”며 치를 떠는 기성세대들도 있고, “눈에 보이는 가혹행위는 많이 사라졌지만 개선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히 많다”고 주장하는 Z세대들도 있다. 개인에 따라 경험도 소회도 다르나, “병영현실이 바뀌었다”며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국방부의 입장과는 달리 드라마가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하는 예비역들은 거의 없다.2019년에 개봉한 영화 이 떠오른다. 당시 “연인들이 이 영화를 함께 보면 헤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
코로나 팬데믹이 인간사회에 가져다준 커다란 영향력 중 하나는 기존의 사회적 장들 내부를 현격하게 교란시켜 그동안 익숙해 왔던 방식으로 사회적 삶을 지속시켜나가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대혼란은 지금까지 우리를 지탱하고 있었던 사회적 기반의 맨 얼굴과 마주하게 해주었다. 자영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불균형적인 일-가정 양립, 입시 중심의 교육체계, 기후 및 생태위기에 대한 둔감함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곧바로 생계, 양육, 사회화 그리고 생명이라는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성격을 갖는다.
초여름 날씨가 느껴지는 6월 초 전남대 교정은 눈에 띄게 활기차 보인다. 작년에 새로 조성된 ‘민주길’을 정문에서부터 직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도서관 앞의 탁 트인 ‘5·18 광장’ 푸른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과 정답게 마주치게 된다.광장을 둘러싼 도서관 건물들 속에서 지난 5월에 정식 개관한 디지털 도서관 ‘정보마루’가 통유리 건물의 모던한 외관으로 화려한 빛을 더한다.다시 ‘정보마루’ 내부에 들어서면 개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디지털 네트워크에 기반한 최첨단 시설을 익숙하고 편
5월은 가정과 관련된 행사가 많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5월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8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정에 감사하고 마음을 나누는 기념일은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단란한 가족의 생애흐름을 전제하고 있다.하지만 이런 기념일이 형식적으로 느껴지거나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혼, 비혼이 늘어나고,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도 계속 증가 추세다. 우리나라는 현재 1인당 0.98% 세계 1등 초저출산 국가이고, 2015년부터 1인가구가 가장 보편적인 가구형태로 자리매김되었다. 인구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군부가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두 달 여 동안 수 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미얀마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반인권적인 군부 진압은 미얀마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군부의 폭력적 진압은 갈수록 악랄해져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제재와 추가 유혈사태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지난 2월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발생 2개월을 넘겼으나 해결은커녕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라는 참극으로 치닫고 있다.
하나의 환상이 삶의 지배적인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것은 숫자의 환상이자, ‘성장(成長)’의 물신주의적 신화이며, 쉽게 말해 레벨-업의 판타지이다. 사람들은 모두들 자신들의 삶을 레벨-업시키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튜브, 웹툰, 웹소설 그리고 주식 시장이 그렇다.유튜브 안에서 사람들은 자기 삶의 거의 모든 것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는 보다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구독자수와 클릭수라는 숫자의 유혹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와 숫자의 결합은 웹툰·웹소설과 상태창의 결합
최근 학내외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총학생회의 문제해결과정은 우리에게 대학 내 학생자치기구로서 총학생회의 위상과 문제해결역량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지난 2년(2019년, 2020년) 동안은 총학생회를 구성하지도 못했는데, 공정한 선거경쟁을 통해 구성된 2021년 총학생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지도부 공백 상태를 맞게 됐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신천지 활동 개입 의혹을 받았던 부총학생회장의 사퇴는 총학생회칙에 따라 공식 수리되었고, 임기안 총학생회장에 대한 탄핵도 발의됐다.탄핵의 인
지난해는 5·18 40주년이었고 전남대에서는 5·18과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기념물과 관련 장소를 연결하는 민주길이 완공되어 캠퍼스의 일상 속에서 전남대의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전남대학교 신문방송사에서 1980년 5·18 직전의 교내 상황을 알려주는 자료들이 발굴되어 다시금 전남대와 5·18항쟁을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우리 대학 신문방송사가 발굴한 5·18과 전남대 학생운동과 관련된 자료 중에는 전대방송의 학생기자들이 1980년 5월 15일과 16일에 작성한 전남대 학생운동의 정황을 다룬
‘포스트코로나’라는 단어에 대한 뜻에 대한 설명 중 인상적인 것은 다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풀이다. 삶의 기본요소가 된 듯한 코로나라는 말은 이전과 다른 세계의 상징과도 같다. 하지만 우리는 이전의 삶에서 너무 익숙해서 그 소중함을 몰랐다가 정지와 전환 속에서 새삼 그 중요성을 실감하는 것들이 있다.올 한해 코로나 19로 인해 모두 낯선 상황에서 두 번의 학기를 보내고있다. 봄학기는 대학의 구성원 모두에게 좌충우돌의 시간이었다. 신입생들은 입학의 설렘과 캠퍼스의 분주함과 따뜻함을 느껴보지도 못한채 온라인으로 동료들과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 19가 우리의 일상과 삶에 가져온 핵심적인 특징 중의 하나는 아마도 비대면, 비접촉일 것이다.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려다 보니 누군가를 만나기도, 외출하기도 어려워지고 재택근무, 재택수업, 온라인을 통한 소통과 상거래 행위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즉, 비대면, 비접촉을 의미하는 ‘언택트’가 학교, 직장, 일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19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치료제 개발 여부와 상관없이 코로나 19는 지속될
N번방 사태, 정준영․최종훈 사건 등의 공통점은 디지털 성폭력 범죄라는 것이다. 디지털 성폭력 범죄의 특징은 성착취 사진 및 동영상물의 제작과 대량 유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한 성범죄는 그것의 특성, 즉 익명성과 보안성, 네트워크 등으로 인해 접근 가능성과 파급력, 2차 피해가 오프라인 성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다.N번방 사건은 음란물 제작과정의 악랄한 수법과 고액의 거래, 엄청난 이용자 수(추정치 26만명 이상), 피해자 여성 중 미성년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 등으로, 정준영․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