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는 역할로 매번 취재할 때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곤 한다. 누군가는 인터뷰의 기회를 줘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거절 의사를 받을 때도 있다.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라고 느껴지면 더욱 그렇다.대학신문 기자는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학내 현상을 바라보고, 보도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당연히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자들에게도 매번 지겹도록 반복하고 강조하는 말이다. 작성한 기사가 누군가에게는 쓴소리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짚어야 할 점에 관해 지적한 기사를 통해 추후 조금이라도 개선의 움직임이 있길
“자신이 선택한 길의 가치를 분명히 파악하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아야 한다.”이번 신문을 취재하며 가장 와닿았던 말이다. 7면에 걸친 비건과 관련한 기획을 준비하며 기자 전체가 새로운 가치를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 힘썼다고 생각한다.누군가는 재학 중 한 번도 가보지 않았을 수도 있는 비건 식당을 방문했고, 또 다른 이는 비건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스스로도 기사를 작성하며 채식과 비건의 개념이 엄연히 다르기에 명확히 구분 지어 쓸 수 있도록 경계하고 또 주의했다. 지금까지의 식습관을 돌아보면 육식에 관한 선택지에만 집
이번 학기는 그 어느 때 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신문을 발행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기자들과 함께 개교 70주년 기념 특별기획을 제안하고 수정하는 반복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다보니 지난 신문들보다 여러 가지 기획들로 꽉 찬 신문이지 않았나 싶다. 다양한 기획을 독자에게 제공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이 들기도 하지만, 1학기 마지막 신문을 발행하는 지금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국장으로서 조금 더 좋은 기사를 위해 최선의 시간과 노력을 쏟지 않은 것은 아닌지, 취재한 내용보다 더 풍부한 내용을 담기 위해 발
기자로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활동을 하며 누군가 한 번쯤은 물어본 질문이다. 육하원칙에 따라 기사를 잘 작성하는 것, 사실확인을 철저히 하는 것 등 다양한 역할이 있다.수습기자 교육 때도 비록 수습기자지만, 기자라는 이름을 가진 이상 ‘기자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질이 좋은 기사, 발로 뛰며 풍부한 취재 과정을 거치는 것 등 모든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반복되는 마감 속 잊고 지낸 것을 이번 서울 출장을 통해 되새겼다. 기자로서 활동한 지 3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외부 출장을 나간 것은 이
어느덧 세월호 참사 8주기가 다가오고 있다.세월호 참사 8주기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던 인터뷰이는 현재 상황에 대해 분노와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는 모든 사람이 청소년들의 문제에 심각성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하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어쩌면 시간이 지나면서 둔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4월 16일 즈음이 되면 여느 때와 다름없이, 노란 리본과 함께 추모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두 눈으로 확인할 수
누구에게나 맡은 자리에 대한 무게가 있듯,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 이번 신문을 제작하며 그 어떤 시간보다 ‘책임’이라는 것을 되돌아보는 순간이 많았다.학과 학생회비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며 목격한 각 단과대 회장, 학과 회장이 가지고 있는 책임 의식은 남달랐다. 하나의 학과 또는 한 개의 단과대를 대표하는 위치이기에 모든 것에 철저함을 더하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그들이 만들어낸 사소한 실수 하나가 자신의 학과 또는 단과대의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유의하는 것이다. 모든 학과의 회장에게 취재 요청을 드려야 했기에 복잡함이 있었
폭격에 잠들지 못하는 밤. 누군가는 편안히 잠이 드는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 한 국가에서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들이 있다.러시아의 군사작전 개시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은 대피했고, 안전을 위해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의 소식은 계속 보도됐다. 위기 상황인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폭격이 시작됐다는 보도는 엄연히 다른 감정으로 다가왔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과 한 국가가 포위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두 눈을 의심했다.과연 군사작전과 침공만이 유일한 방법이었을
사랑했던 연인과 이별하기. 정들었던 물건을 정리하기.누구에게나 살아가며 온 마음을 다하거나 정성을 쏟는 일이 있다. 스스로 투자한 시간과 감정이 깊은 만큼 무언가와 이별한다는 것은 항상 쉬운 일만은 아니다.이제 이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들도 정들었던 공간과 작별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지난 대학 생활을 함께했던 동기, 선배, 후배들에겐 송별 인사를, 가르침을 전해주셨던 교수님께는 감사 인사를 전할 때이다. 학교 곳곳에는 그들이 나눈 추억과 감정의 온기가 여전히 남아있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에 지겹다며 투덜대는 것조차 소소한 하나의
2022년, 임인년(壬寅年)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육십갑자 중 39번째에 해당하는 해로, ‘흑호랑이의 해’다. 맹수 중의 맹수인 호랑이는 용맹과 기개의 표상이다.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친숙한 동물이기도 하다. 설화나 전설 등 어느 이야기에서나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중 흑호랑이는 ‘도전과 열정’을 상징한다.지난 2년간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통제와 우울함으로 채워진 시간을 보냈다. 모두가 빨리 마스크를 벗고 웃는 날을 염원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다. 방역 패스의 도입과 추가적인 백신 접종 등의 노력만을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되기까지, 남은 시간 93일.청년 세대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년 유권자가 바라보는 2022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정리하며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후보 지지 이유를 묻는 문항을 살펴보니, 일부 청년들이 대선 후보를 고를 때 ‘차선책’을 택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악보다는 차악을 고른 것’ ‘그나마 괜찮아서’ ‘딱히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 ‘뽑을 사람이 너무 없어서’ 등의 응답이 나왔다. 현재 후보들의 공약이 청년 유권자들에게 진정성과 설득력을 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청년들에게 ‘대선 후보
취재 요청을 하면 호의적인 반응이 돌아오기 힘들다.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기삿거리가 아닌 이상 방어 태세를 갖춘다. 수습기자 시절에는 미움받을 용기를 장착하고 취재를 시작하는 것이 루틴이었을 정도다. 3년째 일하다 보니 감정이 무뎌지는 듯했으나, 아직도 뾰족한 반응에 찔리면 아플 때가 많다.마감으로 정신없는 편집국, 성비위사건 취재를 맡은 후배 기자의 표정이 어둡다. 시무룩한 목소리로 다가와 속내를 털어놓는다. 우리 대학 성희롱·성추행 사건 신고 담당 기관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온 기자는 1시간 만에 인터뷰 내용 ‘삭제’ 요청을 받
야근하다 신문사를 나서면 제1학생회관 바로 앞, 청춘들의 파티가 이미 시작돼있다. 잔디 위로 하나 둘 모인 이들은 추억을 나누고 술잔을 부딪친다.지금은 ‘5·18광장’이 된 일생 앞의 잔디밭. 우리는 모두 그곳을 ‘봉지’라고 부른다. 아주 오래전부터 봉지는 우리 대학의 피크닉 명소였다. 방역수칙으로 인해 술집에 10시 영업제한이 생기면서, 학생들을 위한 한낮의 쉼터는 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그러나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밤의 캠퍼스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봉지에서 피크닉을 즐긴 학생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면서 학교 곳곳에는
“너 거지XX야?”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뺨을 내리친다.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모두의 앞에서 큰소리로 읽으며 패륜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넷플릭스 드라마 속 장면이다. 는 2014년 육군 헌병대 부대를 배경으로, 군대 내 부조리를 다룬 작품이다.많은 이들이 에 공감을 보내는 이유는, 그간 군대를 미화했던 여러 드라마와 달리 군대의 모순된 부정행위를 정면으로 직시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 오래전 사건을 두고 군대의 실상을 과장해서 표현했다고 지적한다.그러나 일부가 과장이라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환경관리원 선생님들의 휴게실을 여러 군데 돌던 참이었다. 고된 날씨에도 취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마스크 건너 선생님들의 애타는 눈빛을 마주했기 때문이었다.많은 환경관리원 선생님들을 만났다. 여전히 환경관리원을 향한 차별적인 시선과 갑질 문화가 우리 대학에 존재하고 있었다. 일부 교직원은 환경관리원을 옛날 용역 시절 직원이라 생각하고 함부로 지시를 내린다고 한다. 또 선생님들을 향해 ‘아저씨’, ‘아줌마’라며 하대하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받은 분도 많았다.“똑같은 학교 일원인데…”한 환경관리원
은 전남대의 나이보다 ‘2살 어린 동생’으로 태어났다. 창간 67주년을 맞은 올해, 전대신문이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전대신문 기자들은 전대의 오늘을 기록하는 ‘그날그날의 역사가’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대학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며 ‘사실 속의 진실’을 찾기 위해 달려왔다.그러나 난관도 많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은 종이 신문을 접하기 힘들다. 교내에 위치한 신문 배포대를 지나갈 때, 줄지 않은 신문을 볼 때면 마음이 쓰라리다.전대신문의 기자들은 다짐한다. 기사를 쓰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노하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타인의 도움 혹은 상호작용을 통해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삼대요소 중 하나인 ‘집’은 삶의 중심이 된다. 즉, 가정이라는 공간은 인간의 보금자리임과 동시에 삶에 안정감을 주는 ‘따뜻함’의 보편적인 의미를 갖는다.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가족의 의미를 기념하는 날이 많다. 익숙할수록 소홀해지기 쉽다. 따라서 가정의 달이 지닌 익숙한 의미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의 최소 단위이자,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는 첫걸
오전 5시 22분, 곧 아침이 온다. 신문사에서 마감을 하고 있는 기자들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누군가 잠이 든 시간, 누군가는 고속도로 위를 달린다.시간은 너무도 빨라 지나가는 속도조차 느낄 수 없다. 우물쭈물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손을 떠나있기도 한다.시계 초침이 망설임 없이 돌아가듯, 같은 시간의 틀 안에서 우리는 모두 다른 하루를 보낸다. 아침이 찾아올 때 다른 이는 이제 막 밤에 접어들었을지도 모르는 것처럼, 놀랍도록 상대적인 시간 속 우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시간은 민주적이다. 누구에게나
1980년, 필자는 광주에 없었다. 광주의 5.18을 기억하는 20대 청년들도 당시 광주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각기 어떤 형태로든 광주의 5.18에 공감하고, 민주화를 염원하던 울부짖음에 함께한다. 2021년 지금, 미얀마에도 우린 함께다.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국방군 총사령관에게 국가 권력이 이양됐고, 1년간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에 맞서 거리로 나온 미얀마의 국민에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총구였고, 어느덧 사망자 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다시 광주의 아픔이, 다시 재현되는 2021년이다.한국과
어느덧 3월이다. 새롭게 단장한 캠퍼스에 이제 막 발을 들인 반가운 얼굴들. 신입생들이 우리 대학의 새 식구가 됐다.그러나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캠퍼스를 거닐어야 할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노트북 화면 속에서 인사를 나누며 수업을 듣는 처지다. 일명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들에게도 후배가 생겼다. 동기들의 얼굴조차 모르는 신입생들은 화면 속에서야 눈을 마주칠 뿐이다. 벌써 2년째 캠퍼스에는 로망도, 낭만도, 온데간데없다.봄바람은 언제쯤 불어올까? 코로나가 만들어낸 불편함이 당연함으로 다가온 현실이 서글프다. 코로나
혐오는 혐오를 낳는다. 작은 불신이 만들어낸 혐오가 누군가의 목숨을 옥죈다.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도 그러하다. 익명의 유저들은 누구를 향해 자꾸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일까. 분노라는 감정에만 집중해 표출하다 보면 그 분노는 결국 본질을 잃는 듯하다. 방향을 잃은, 목적지 없는 분노는 잘못된 여론을 형성하기 쉽다.총학생회 선거 독려 이벤트로 진행된 경품 추첨 조작 의혹부터 총학생회장의 탄핵 절차 진행까지, 익명의 커뮤니티는 본질을 잃은 분노의 연속이었다. 해명하라고 요구한다. 해명한다. 이번엔 그 해명을 어떻게 믿느냐며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