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대학이 지닌 위상은 시대를 거듭하면서 많이 변해왔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대학은 지성, 비판, 운동, 공동체와 같은 가치들에서 취업, 개인, 경쟁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가치들이 평범하게 받아들여지는 기관으로 전환되었다. 대학문화도 빠르게 변해왔다. 권위주의적이고 때론 폭력적이기도 했던 분위기는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여러 의견이 엇갈리겠지만 부인하기 힘든 사실 하나는 대학이 스스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장이나 정치권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취약해져왔다는 점이다.대학의 자율
2022년까지 베트남 이민자 커뮤니티는 두 번째로 큰 한국의 외국인 이민자 커뮤니티가 되었다. 베트남인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약 10.5%를 차지하고, 베트남 여성은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35%)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23%) 수를 차지한다(e-나라지표, 결혼이민자 현황 2022). 베트남 사회에서의 돌봄 및 가사 노동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주목함은 한국-베트남 다문화 가정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하다고 본다.오랫동안 유교의 영향을 받기도 한 베트남은 1975년 내전의 종식과 함께 사회주의를 선택했
대학은 학문의 자유에 바탕을 둔 진리 추구와 다양한 교육을 통한 지식의 축적과 전파를 통해 국가와 사회 나아가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중추적 고등교육기관이다. 72년 전 이를 실현하고자 진리와 창조, 그리고 봉사의 정신으로 전남대학교가 개교하였다.이러한 숭고한 대학의 가치와 이념 그리고 이상을 올곧게 실현하기 위하여 전남대학교는 최초의 민주적 의사결정 기구인 ‘평의원회’를 창립하였다. 지난해에 전남대학교 평의회는 창립 70주년의 기념식 개최하였을 만큼 대학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이제 ‘전남대학교 평의(원)회는 어떤
시작은 2021년, '과대' 제안에 설렘보다는 걱정을 안고 과실로 향하던 기억이다. 그렇게 맺게 된 얇은 실 같던 인연은 학교생활의 이유가 되고, 한 올 한 올 추억을 엮어주며 3년이 지난 지금은 서로를 이끄는 굵은 밧줄이 되었다. 더 이상 학교에서는 만나기 힘들고, 한 명씩 학교를 떠나기 시작하는 지금이지만, 이 인연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함께임을 확신하게 해준다.
작년, 추석 연휴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새벽부터 기차역에 나와 줄 서 있는 어르신들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읽은 지 몇 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난다. 부끄럽게도 기사를 읽기 전까지는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해 몰랐기 때문이다.디지털 소외는 디지털 격차에 의해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현상으로, 본인의 의사가 아닌 사회적 강제성에 의해 디지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디지털 소외계층에는 고령층, 저소득층 등이 포함된다. 이들 또한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기 때문에 디지털 소외는 사회 문제다.2019년 11월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안녕하세요, 24학번 새내기 여러분! 저는 전남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총동연) 회장 윤동규입니다. 먼저, 우리 대학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전남대학교는 학문과 지성의 전당으로, 시대변화에 발맞춘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대학에서 당당하고 자유로운, 훌륭한 인재로 발돋움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학업의 익힘 뿐만을 공부하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가치와 사회인으로서의 진정한 성장이 함께하는 대학은, 여러분의 꿈을 위해 도약하는 공간입니다. 선배로서, 동아리 사회를 이끄는 대표
또 그 이름. 오랜만에 본 친구 얼굴이 미워진다. 그래도 이것만큼 우리를 아우르는 것은 없었다. 그것이 우리를 아우르는 불편한 진실이었다.동명의 방은 3층에 위치했다. 방은 넓지 않았지만 넓은 창이 답답함을 조금 덜어주었다. 나는 창을 열고, 대기하던 바람을 우수수 맞아버렸다. 동명은 코트를 벗어 걸이에 걸곤, 냉장고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넸다. 맥주였다.“한 잔 마셔.”취이익. 거품이 쏟아진다. 한 모금 마시고 식탁 의자에 앉았다. 열어놓은 창이 톡톡 떨렸다. 나한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의자를 두고 앉은 동명은 불현듯 이야기를
1659호를 읽어보며 졸업호이기에 다양한 소재의 기사를 가져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학생들의 소감을 들으려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졸업 관련한 기사를 포함한 다양한 기사들 속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3면의 ‘학점 비율 조정 정책공청회’ 기사였다.해당 문제가 에브리타임에서 이슈화되고 있다고 들은 적이 있었지만, 자세한 진행 상황까지는 알지 못했다. 의 공청회 기사를 통해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있었는데 학교가 학점 비율을 A 50%, A+B 80%로 조정한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무릇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다. 영화 도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진 등장인물을 만나 알아가다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다. 불의 속성을 지닌 ‘앰버’와 물의 속성을 지닌 ‘웨이드’는 함께 어울릴 수 없었다. 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후에는 달랐다. 가족들의 선입견과 반대를 이겨내고 사랑을 쟁취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3월의 캠퍼스와 많이 닮아있다.‘피터 손’ 감독은 한국계 이민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본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반발로 지난달 19일부터 의사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며 의료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벌써 14일째(3월 4일 기준)다.지난달 23일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다. 그리고 같은 날 대전에서는 의식 장애로 쓰러진 환자가 응급실 지연 이송으로 사망했다. 환자는 병원 7곳을 돌았으나 의료진 부재 등의 이유로 수용 불가를 통보받았다. 약 50분이 지나고 나서야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0분만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며, 단 4일만에 일어난 일이다.
극장 로비 바닥에서 높지 않은 천장으로 뻗은 기둥의 개수를 세었다. 그늘에서 모습을 감추던 기둥에 시선이 이를 때쯤 한 남자가 가방을 고쳐 매며 다가왔다. 느려터진 남자의 걸음을 기다려 그와 마주하고, 생각했다. 이 얼굴을 보려고 여기까지 온 거구나. "오랜만이야. 안 본 새 꾀죄죄해졌네. 흐흐흐."마땅히 떠오르고 있어야 할 것을 알아챈 순간은 꽤나 감격스럽다. 그가 실실거리며 걸음을 질질 끌어댄다. 우리는 유리문을 열고 바람 섞인 찬 공기를 맞았다."이제 브로드웨이만 가면 되겠다."내 말에 그는 수줍게 웃었다. 한동안 땅만 보며
‘시성비’란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시간 대비 성능을 고려해 시간을 가성비 있게 쓰자는 뜻의 신조어라고 합니다.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가성비를 따져야 하는 고물가 시대에 시간까지 가성비 있게 써야 한다니요. 시성비 따지는 분초 사회에서 학업, 인간관계, 저축, 취업 등 세상이 치열한 싸움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최근 화제가 된 가수 이효리의 졸업 축사처럼 대단한 인생 조언은 못 드릴 테지만, 여러분과 같은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저의 졸업 당시를 떠올리며 이 글을 씁니다.대학 시절, 저는 인생이 고속 열차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잠
토인비(Arnold J. Toynbee)는 도전과 응전 개념을 통해 인류 역사를 문명의 탄생-성장-쇠퇴-붕괴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역사 순환설을 주장했다. 인간사회는 갖가지 도전에 대처하여 응전에 성공했을 때만 문명을 형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역사는 순환하면서 동시에 변화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대학 역시 입학과 졸업을 통해 1년 단위로 변화한다. 하지만 현대사회로 올수록 대학의 순환은 외부에서 밀려오는 큰 변화의 압력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문명의 변화 속도가 극도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오늘날 대
지난 16일 총학생회(총학)는 ‘학점 비율 조정 관련 정책공청회(공청회)’라는 이름의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달 31일 개정된 성적 평가 방법 개선안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은 정책 변경에 있어 학생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그 절차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고 토로했다.본부는 “노력했다”며 “개정된 정책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정책의 영향을 받는 것은 학생들이다. 본부는 당사자인 학생 의견을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공청회가 진행되는 동안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속삭이거나 “
공간은 사람을 보여준다. 만약 어떤 공간이 특정 대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면, 그 공간은 특정 대상에 대한 공간을 만든 사람의 시각을 보여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행복주택은 정부가 청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준다. 일정 소득수준 기준을 충족한 무주택자에게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행복주택은 대학생, 사회초년생을 비롯한 청년, 신혼부부 등과 같은 특정 대상에게 공급되기 때문이다.2023년 입주 자격이 완화되지 않은 광주광역시 행복주택 공고에서 대학생, 청년을 대상으로 공급된 행복주택은 주로 16형~26형이다. 4평에서 8평
2024년 새해를 맞이하는 대학인 모두에게 ‘묻고 답하는 역량의 배양’에 특별한 관심을 기대한다. 대학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인 ‘교육(교수-학습)’ 분야에서 스스로 그리고 함께 질문하고 답하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2023학년도 교육혁신본부 교육수요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전남대학교의 수업 특성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교수들은 수업 방법에서 강의식 수업(73.2%), 발표 및 토론수업(17.1%), 연구과제(프로젝트)기반학습(2.7%), 실험실습수업(4.7%), 문제중심학습(0.8%), 예습·토론(플립러닝)(0.8%)
그날 탔던 열차의 공기가 떠오른다. 바다는 GIF 파일처럼 반복되며 창틀에 껴 있었다. 콧잔등까지 올라오는 목도리가 내 목을 감쌌다. 그 사람 어깨라고 생각하며 얼굴을 파묻었다. 기름진 코코넛 냄새가 났다.코카이(後悔) 역에서 떨어지듯 나 있는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 가게를 마주치게 된다. 끼니를 때우는 밥집이 대부분이지만, 중간중간 비디오 가게나 레코드 상점을 볼 수 있다. 그 빈도가 조금씩 늘다가 문득, 다른 상권으로 넘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자그마한 극장에 다다른다. 입구 양옆으로 붙어 있는 큼지막한 포스터가 눈에
편집국장이 되고, 가장 어려웠던 일은 신문 제작계획서를 만드는 일이었다. 팀장이었을 때는 완성된 제작계획서를 받아 보기만 했다. 그러나 제작계획서를 만드는 일은 단순하지도, 간단하지도 않았다. 기자들과 기획 회의를 마친 후에는 어떤 아이템으로 어떤 기사를 넣을 것인지 고민했다. 그 후에는 그 기사를 어느 면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결정했다. 신문 편집에 대한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하는 일이었고 그것이 바로 편집권이었다.편집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편집국장이 편집에 대한 모든 일을 간섭받지 않고 행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한다. 처음 느낀
며칠 전 전남대학이 ‘글로컬대학30’(글로컬 사업) 사업에 탈락했다는 소식을 인터넷 뉴스로 접했다. 기사를 확인한 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나를 비롯한 대학원생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은 탈락 이야기로 술렁였다. 보수 정권의 지역대학 길들이기라든지, 학과나 학교 간의 통폐합을 추진하는 대학들만 합격시켰다는 각자의 추측들이 오갔다. 물론 국책사업하나로 운명이 결정될 만큼 전남대학의 입지가 부실한 것은 아니다. ‘국가거점국립대학이’라는 위치는 적어도 폐교는 걱정해도 되지 않을 만큼 안정감을 주고 있다. 진짜 위기에 처한 대학은 지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