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렸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만 20세라는 나이답지 않게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안산 선수, 대한민국은 그녀에게 열광했다. 오랜 연습과 차분한 성정은 그녀에게 ‘하계 올림픽 최초 금메달 3관왕’이란 영광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하룻밤 새 평범한 대학생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안산 선수, 그녀를 향한 대중의 과도한 관심은 도리어 독이 되어 되돌아왔다.시작은 ‘숏컷’, 다음은 ‘여대’ 그리고 마지막은 ‘광주’였다. 현실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던 요소들이 인터넷 세상에서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이
흐르는 땀을 닦으며 환경관리원 선생님들의 휴게실을 여러 군데 돌던 참이었다. 고된 날씨에도 취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마스크 건너 선생님들의 애타는 눈빛을 마주했기 때문이었다.많은 환경관리원 선생님들을 만났다. 여전히 환경관리원을 향한 차별적인 시선과 갑질 문화가 우리 대학에 존재하고 있었다. 일부 교직원은 환경관리원을 옛날 용역 시절 직원이라 생각하고 함부로 지시를 내린다고 한다. 또 선생님들을 향해 ‘아저씨’, ‘아줌마’라며 하대하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받은 분도 많았다.“똑같은 학교 일원인데…”한 환경관리원
저는 대학생활을 떠올리면 ‘떡볶이’가 가장 먼저 생각나요. 대학에 들어오고 친구들과 시도 때도 없이 시켜먹었던 음식이 떡볶이였거든요. 매콤달달한 양념에 쫄깃쫄깃한 떡이 만나 이루어낸 자극적인 맛. 하지만 배달떡볶이를 자주 먹다보니 몸이 망가져가는 걸 느꼈어요.떡볶이와 건강,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였던 저는 긴 고민 끝에 떡볶이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답니다. 차근차근 레시피를 따라가며 저의 첫 떡볶이를 완성했어요.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을 안고 드디어 떡볶이 한 입. 걱정이 무색하게도, 사먹는 맛과는 또 다른 건강한 맛이 있었어요.
그날은 가장 자신 없었던 일반물리학 시험을 보는 날이었어요. 일반물리학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지는, 마치 딜레마 같은 과목이었어요.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했답니다. 그렇게 시험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다 됐더라고요. 사실, 그날은 밥 먹을 기분이 아니었어요. 처음 본 시험이라 긴장한 데다가 그 전날 밤을 꼬박 새는 바람에 후련함보다 피로가 앞섰거든요. 그래서 기숙사에서 잠이나 자려고 했는데······.같이 점심을 먹자는 친구의 말에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섰어요. 점심 메뉴는 우울
197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녔던 우리 세대는 마을 초등학교에서 음력 5월 5일 행사를 기억할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몇 날 며칠 동안 행사 준비에 바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린 아이들에게 가혹했지만 온 마을 사람들이 이 날 함께 모여 아이들이 준비한 각종 덤블링과 같은 퍼포먼스를 구경하고 즐거워했다. 학교 가장자리에 설치된 큰 그네는 하루 종일 쉴 틈이 없었다. 동네별로 나눠 서로 장만한 음식으로 시끌벅적했다. 한복차림의 할머니가 손주의 재롱에 즐거워했다.그런 행사가 80년대를 거치면서 어느덧 사라지고 기
초여름 날씨가 느껴지는 6월 초 전남대 교정은 눈에 띄게 활기차 보인다. 작년에 새로 조성된 ‘민주길’을 정문에서부터 직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도서관 앞의 탁 트인 ‘5·18 광장’ 푸른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과 정답게 마주치게 된다.광장을 둘러싼 도서관 건물들 속에서 지난 5월에 정식 개관한 디지털 도서관 ‘정보마루’가 통유리 건물의 모던한 외관으로 화려한 빛을 더한다.다시 ‘정보마루’ 내부에 들어서면 개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디지털 네트워크에 기반한 최첨단 시설을 익숙하고 편
사람들은 독서의 중요성은 많이 인식하지만 기록의 중요성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독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기록’이라고 생각한다.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 새롭게 맞이한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전문적인 학문들을 배우며 나도 모르는 새에 과부하에 걸렸다. 억지로 나를 틀에 가뒀고 완벽해지려고 노력했다. 뭐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나를 괴롭혔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임을 인정받고 싶었다.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누우면 성취감보다는 마음속에 공허함이 가득했다.그때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문장들을
은 전남대의 나이보다 ‘2살 어린 동생’으로 태어났다. 창간 67주년을 맞은 올해, 전대신문이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전대신문 기자들은 전대의 오늘을 기록하는 ‘그날그날의 역사가’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대학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며 ‘사실 속의 진실’을 찾기 위해 달려왔다.그러나 난관도 많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은 종이 신문을 접하기 힘들다. 교내에 위치한 신문 배포대를 지나갈 때, 줄지 않은 신문을 볼 때면 마음이 쓰라리다.전대신문의 기자들은 다짐한다. 기사를 쓰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노하우
2021년 2월 1일 이른 아침 미얀마 수도 네삐도, 한 체육교사가 동영상 경연에 참여하기 위해 촬영하던 에어로빅 비디오 배경으로, 20차선 도로 위에 몰려든 군용 차량들이 잡힐 때만 해도, 이 에어로빅 동영상이 쿠데타 발발상황을 담은 기록물이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더욱이 경쾌한 음악이 아침을 열던 거리에 군과 경찰의 총성이 울려 퍼지고, 통곡과 분노가 뒤덮이는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부정선거’에 대한 조사와 재선거실시를 명분으로 쿠데타를 감행한 미얀마 군부는 국가행정위원회(SAC)를 설치하고 대통령과 장관들을
법의 유일한 목표는 판결이며, 그것은 진실과 정의와는 무관한 것이다. 이 점은 심지어 부당한 판결조차도 판결의 효력을 지니는 데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 조르조 아감벤, 『아우슈비츠의 남은자들』중 -권경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2018)은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쫒는 작품이다. 그 사람의 과거는 동지의 자살을 방조하고 그 자살마저도 혁명에 이용하기 위해 동지의 유서를 대신 쓴 야만이었다. 야만을 행했다는 댓가로 감옥까지 다녀온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현재는 기타를 유일한 말동무 삼아 피아졸라를 연주하는 음악이었다.
5월은 가정과 관련된 행사가 많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5월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8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정에 감사하고 마음을 나누는 기념일은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단란한 가족의 생애흐름을 전제하고 있다.하지만 이런 기념일이 형식적으로 느껴지거나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혼, 비혼이 늘어나고,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도 계속 증가 추세다. 우리나라는 현재 1인당 0.98% 세계 1등 초저출산 국가이고, 2015년부터 1인가구가 가장 보편적인 가구형태로 자리매김되었다. 인구
며칠 전 할머니의 칠순잔치를 맞아 가족들이 함께 홈파티를 준비해봤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마음껏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준비한 홈파티였지만 여느 외식 못지않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파티 당일엔 다양한 음식들이 차려졌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저희 엄마의 집밥 한상을 소개하고 싶어요. 일단 생신 상에 빠질 수 없는 미역국! 소고기를 잔뜩 넣어 정말 맛있었답니다. 그리고 반찬으로는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곱창볶음과 홍어, 동생들이 좋아하는 LA갈비까지 알차게 준비해주셨어요. 저는 그 중에서도 박나물과 잡채, 연잎전이
"유부초밥". 이름만 들으면 정말 평범하디 평범한 음식이지만 저희 엄마가 해주는 유부초밥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어요. 저희 엄마 유부초밥은 그냥 시중에 파는 양념으로 만드는 게 아니거든요. 약 6가지 재료를 잘게 다져서 엄마특유의 양념으로 만드는데 정말 한 번 맛보고는 못 헤어 나오는 맛이랍니다! 그래서 저는 엄마 유부초밥 한정 무한흡입이 가능해요. 청양고추까지 잘게 다져넣어서 매운 걸 좋아하는 저에게는 완전히 맞춤형 유부초밥인 거죠.지금 준비하고 있는 시험이 있어 본가에 못 내려간 지 벌써 3달 가까이 됐네요. 엄마 유부초밥
“여기가 신문방송사 편집제작실 맞죠?” 나는 2019년 3월 전대신문의 문을 두드렸다. 대학에 적응하기도 전에 수습기자 모집 소식을 들었고 지원해 합격했다.수습기자가 되어 교육을 받고 첫 기사로 ‘사진보도’를 배정받았다. 당시 학교 대운동장에는 축구대회가 한창 진행중이었는데 관심 있는 분야를 취재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좋았던 기분도 잠시, 국장님이 원하는 느낌의 사진이 없어 3일 내내 뜨거운 햇볕 아래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고르니 기사 제목이 문제다. 제목을 고르지 못해 3일 동안 퇴근을 제시간에 하지 못했다. 다른
80년 오월, 공수부대의 학살에 맞서 광주시민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섰듯이 91년 오월 역시 다시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 특히 광주에서의 싸움은 아주 격렬했는데 다른 이들과 달리 박승희는 전남대병원에서 아직 살아있었기 때문이다.박승희는 병상에서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챙겼고, 방문객들에게 5ㆍ18을 잊지 말자고 말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달라고도 했다. 대학생들은 낮에는 전경들과 싸웠고, 밤이면 전대병원 바닥에 앉아 눈물을 흘리면서 대자보와 유인물,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광주 곳곳에 붙였다. 종점으로 가던 버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타인의 도움 혹은 상호작용을 통해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삼대요소 중 하나인 ‘집’은 삶의 중심이 된다. 즉, 가정이라는 공간은 인간의 보금자리임과 동시에 삶에 안정감을 주는 ‘따뜻함’의 보편적인 의미를 갖는다.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가족의 의미를 기념하는 날이 많다. 익숙할수록 소홀해지기 쉽다. 따라서 가정의 달이 지닌 익숙한 의미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의 최소 단위이자,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는 첫걸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AI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AI는 2020년에서 2021년까지 동안 뉴스, 인터넷 포털에서 하루가 멀게 등장하였습니다. 비단 미디어뿐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일상 가운데에서도, 시장에서도, 농가에서도, 산업 현장에서도, 그리고 이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의 연구 주제에서도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AI는 그만큼 우리 일상에 깊게, 그리고 심각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들어보았지만 모두가 정확히 알지는 못하는, 오늘의 주제는 AI입니다.AI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AI는 크게 두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군부가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두 달 여 동안 수 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미얀마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반인권적인 군부 진압은 미얀마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군부의 폭력적 진압은 갈수록 악랄해져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제재와 추가 유혈사태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지난 2월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발생 2개월을 넘겼으나 해결은커녕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라는 참극으로 치닫고 있다.
햇볕이 부드럽습니다. 겨우내 마른 대지와 공기는 며칠 전 내린 봄비에 적셔진 신선하고 촉촉한 숨을 쉽니다. 꽃들은 봄소식을 서둘러 전하려 망울망울 모여 있습니다. 아름드리 굵은 느티나무는 나이테의 한 줄을 새기기 시작합니다. 이 모두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들입니다.전대신문의 지난 호(2021년 3월 2일, 제1624호) 1면은 “총학생회, 당선 석 달 만에 '탄핵' 위기”라는 타이틀로 시작하였습니다. 일정대로 학생 총회는 끝났고, 리모델링을 마친 제1학생회관에 입주할 동아리방들과는 달리 총학생회실만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여수캠퍼스, 매주 수요일 찾아가는 이동상담실 운영 봄 꽂이 활짝 피어있는 캠퍼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왔던 잔디밭에서의 낭만까지.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여수캠퍼스 학생들은 이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온라인으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심리적 불안감이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알코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원격교육의 강화로 인한 인터넷 및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 대학 학생상담실을 찾은 학생들의 사례에도 이런 현상이 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