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이란 추상적인 서열이나 고정관념만은 아니다. 학벌은 살아 움직이는 집단이요 공동체다. 사람들이 같은 대학 출신이나 소속이라는 이유로 결속하여 밀어주고 끌어줄 때 그것을 학벌이라 한다. 학벌은 현대판 문중(門中)이다. ‘학벌이 좋다’는 말은 사회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문’에 속한다는 말이다. 한국사회
또다시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 4월 9일 국회의원 총선거 투표율이 50%안팎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투표율 제고에 비상이 걸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월 15-16일 양일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 하겠다’고 응답한 적극적 투표 의향층은 51.9%로 17대 총선 때보다 9.6%포인트 낮아
정나래 독일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은 “보장된 권리 위에서 잠자는 자의 권리는 보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리를 가진 사람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때 그 권리는 사라진다는 말이다.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에는 아무리 많은 돈의 채권자라도 그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10년 후
요즘처럼 ‘다문화가정’에 관심많은 시절이 또 있을까 싶다. 실제로 그들과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 말고도, 이들을 연구하거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계몽’하려 달려드는 집단이 얼마나 많은가. 일례로 요즘 문화단체에서 지원을 받으려거든 무조건 소외계층 아니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해야 될까말까 한다는데. 그 많
중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도덕의 내용이란 대개가 인간관계 맺는 법인데, 정확히 말하자면 윗사람에게 순종하는 법이다. 교과서는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부터 인사할 때 허리를 숙이는 각도까지 차근차근 가르친다. 선배에 대한 예의범절도 빠지지 않는다.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고 잘 따라야 한다. 선배는 마치 친형이나 친언
#1. 어렸을 적, 증조모님의 댁에 놀러간 기억이 난다. 증조모님 댁은 시외버스를 타고 2시간을 가서도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또 들어가야 하는 ‘깡촌’이었다. 시골 생활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는 여기저기서 보이는 시골 세간들이 마냥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 중에서 내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 것은 마당에 놓여있던 ‘펌프&rsquo
아침 일찍 짱구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짱구 옆을 지나쳐 가려는데 재채기를 하는 짱구. 어~? “짱구도 재치기를 하는구나?” 와르르~~ 웃는다. 조금있다 오후에는 둘리가 인사를 하고 다닌다. 이것은 어느 상가의 광고 풍경이 아니다. 대학가에 새로이 등장한 학생들 눈길 끌기 작전인 선거홍보의 한 과정이다. 전문적인 프로선거를 방불케
축제는 일상의 권태로부터 벗어나 활력과 즐거움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적절한 시기에 개최되는 호감 가는 축제는 주민통합과 지역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2만여 개의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는데, 내용의 부실과 행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주민참여율이 적고 짜증스럽기만 하다. 매년 반복되는 유사프로그램과 의미 없는 축제는 시민을
여러 이유로 인해 심각하게 휴학 혹은 자퇴를 고민하게 되는 상황을 얼마 전에 겪었더랬다. 지금 이렇게 신문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 전남대에 적을 두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일터, 왜 나는 휴학 혹은 자퇴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유인 즉은, 바로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국립대 등록금이라는 단어의 뉘앙스가 그리 가볍지 않은 상황이 되었지만, 도서관을 통해 얻어 왔던 지식의 존재감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나날이 도약하고 있는 등록금의 입지를 무색케 만들 정도로 강한 것임을 개인적인 체험을 통해
‘대선’이라는 굵직한 화두까지 제치고 ‘로스쿨 정원’ 문제에 연일 여론의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7일, 교육부총리는 2009년 시행될 ‘로스쿨’의 정원을 1천 5백 명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조계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지만, 각 대학 총장을 비롯한 법대 교수, 시민단체들은 일제
6.15공동선언 이후 통일에 대한 논의는 통일을 향한 교류의 구체화로 이어졌다.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간 민간교류 및 개성공단을 비롯한 기업교류의 확대 등 분단국가를 극복하고 하나된 통일조국을 향한 발걸음들이 한달음씩 다그쳐지고 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은 북핵 문제로 인한 미국의 대북강경전략의 와중에서 통일의 물고를 원활하고 급격하게 증진시킬
남북간 화해 협력의 이정표라 할 수 있는 6·15 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7년이 지나는 동안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발전했다. 지금까지 6·15 선언 합의사항을 이루기 위해 장관급 회담만 수차례 열렸고, 100여 회에 이르는 각종 당국자 회담을 비롯해 학술과 예술 교류, 투자 상담 등 북측을 지원하기 위한
학력위조. 이 네 글자를 보자마자 신문을 덮어버리고 싶은 강한 충동이 물씬 일어 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번에는 초점을 조금 달리하여 이야기해보자는 궁색한 변명을 핑계 삼아 먼저 양해를 구해본다.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이 한국사회 안에서 만났다. 무엇을 할까? 악수를 하거나 목례를 간단히 하고 즉시 서로의 이름, 나이, 출신 지역과 학교를 물으며 상대방을 파악할 것이다.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개인들은 이처럼 학연과 지연을 통해 서로를 끌어당기며 복잡한 인맥을 형성해 간다.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중추적인 얼개가 학연과
지난 달 27일, 영화 ‘디 워(D - War)’가 관객 수 800백만 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 흥행기록 6위에 거침없이 등극했고 조만간 1천만 관객까지 바라보고 있다. 언론 매체들은 연일 ‘디 워’ 관련 기사를 쏟아냈고 저명한 TV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디 워’를 두고 토론자와 시민논객 사이
학력위조 파문이 ‘학벌숭배’라는 신을 모시고 사는 많은 숭배자들을 비웃듯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명문대학’ 입학은 계급재생산의 중요한 수단임이 백일하에 알려져 있고 그러하기에 너도 나도 고액과외에 등허리 휘도록 사교육비를 지출하면서 ‘명문대학’에 입성하기 위해 학부모와 아이들이 혼연일
정신없이 바쁘던 학기가 어느덧 끝나가고 있다. 학기 중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맘이 급하고 정신적인 여유가 없어진다. 그래서 좋은 날씨를 느끼는 것도 다음 기회로, 전공서적이 아닌 책을 읽는 것도 다음으로, 천만관객이 본다는 영화도 다음으로 뭐든 지금 당장이 아니라 다음으로 미뤘다. 그 다음은 그 언제가 될런지. 학기의 끝자락에 서서 돌아보니, 마음만 바빴나
드디어 오월이 사그라지고 있다. ‘오월의 그날’이 달력의 뒷장으로 또 한 번 넘어간다는 사실로 인해 석별의 정에 가슴시리기 보다는 길고 가냘픈 ‘선방’의 한숨을 쉬는 사람이 더러 있을 법도 하다. 광주에서의 오월 나기는, 특히 용봉골에서의 오월나기는 ‘기억하기’를 향한 강렬한 양심적 손짓과 &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5월 광주가 이루어졌다. 올해로 27년째이다. 광주는 시간의 창을 넘어 넘어 강산을 몇 번이나 변화시키면서 지금도 여전히 우리 앞에 있다. 27년이 지난 오늘 광주는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도청광장은 ‘문화의 전당’으로 상징화되어 표현되고 있고 망월묘역은 시대를 넘어 &ls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