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는 갈수록 가벼워지고 친구와 이야기 할 곳은 필요하다. ‘부어라, 마셔라 시대’는 갔다. 너와, 나 술 한잔에 가벼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면 된다. 편안한 분위기에 맥주 한 두잔을 마실 수 있는 곳. 주머니는 가볍지만 분위기는 좋은 곳. 주변에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는 스몰 비어는 맥주 등 상대적으로 낮은 도수의 술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핑거 푸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소형주류점이다. 지난해 6월부터 우리 대학 주변 후문과 상대에는 약 10개의 비어 가게들이 생겨났다. 현재도 공사 중인 가게도 있어 그 수는 앞으로
아모틱 협동조합 올해로 2년째 열어, 학생 “즐길 수 있는 일 찾고 싶어”후문의 에포케, ‘취미박람회’ 행사를 알리는 광고판을 지나치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다녀간 사람들의 손글씨가 적힌 포스트잇이 아기자기하게 걸려있었다. 문 안으로 들어서자 보이는 색색의 리본과 스케치북, 크레파스는 취미박람회에 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올해로 2회째 열리는 ‘취미박람회’ 취재를 위해 후문으로 향할 때까지만 해도 기자는 화려한 ‘취업박람회’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화려함 대신 새로움과 소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 온 20대들
인문학 강연, 작가 초대전, 심리상담 등 프로그램 다양 ‘해와’에 들어선 사람들은 말끔한 내부, 화려한 조명과 예술 작품에 눈을 떼지 못한다. 카페인지 미술관인지 헷갈리게 하는 해와는 미학을 음료와 함께 즐기는 장소다. 해와는 문화예술세계의 진수를 보여준다.‘해와 함께’라는 의미의 해와는 무등산 가까이에 위치한 복합 문화 예술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인문학 강연, 갤러리, 심리상담,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예술문화체험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쉽게 다가온다. 우리 대학 박구용 교수
영화&은 기자들이 멋대로 쓰는 영화 이야기다. 첫 순서는 독자 김지현 씨(경제·13)와 필자가 를 본 뒤 카페에서 나눈 소소한 잡담이다. 영화는 광주극장에서 오는 5일까지 상영한다. 영화&은 한 학기 동안 연재 된다. 김지현(이하 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사전 편집에 참여하는 기분이었어. 재미없을 것 같았던 사전 편집에 사람들의 일생이 소소하게 담겨있었지.장기자(이하 장): 이들이 만드는 사전 ‘대도해’는 단순히 용어 정리가 아닌 사람들의 스토리가 담겼지. 마지메가 정의한 ‘사랑’이라는 단어는 다른
“또 까치에 밥 주러 가니?” 까치밥 홍시(까홍) 코디네이터 정유라 씨(경제·12)가 활동하러 갈 때 친구들에게 듣는 말이다. 까홍 프로젝트는 정 씨와 박현은 씨(간호·11), 손철권 씨(국문·09)가 뜻을 모아 지난해 11월 시작한 프로젝트다.정 씨는 평소에 광주가 문화도시라고 불리지만 ‘광주의 문화’라고 했을 때 내세울 것이 없어 아쉬웠다. 그러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나누어주던 노점상들의 사례에서 광주 나눔 문화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는 “지역 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다. SNS를 통해 뜻이 맞는 사람들
고향이 고향인 줄도 모르면서 긴 장대 휘둘러 까치밥 따는 서울 조카아이들이여 그 까치밥 따지 말라 남도의 빈 겨울 하늘만 남으면 우리 마음 얼마나 허전할까…(송수권의 중)까치밥이라는 우리 조상들의 아름다운 미덕이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의 대학생들이 모여 시작한 ‘까치밥 홍시 운동(까홍)’이다.까홍 가게에 가면 계산대 앞에 놓인 기다란 새끼줄에 홍시모양의 메모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홍시를 달고 싶은 사람은 메모지에 음료를 적고 비용을 미리 지불한다. 음료를 먹는 사람은 친한 친구일 수도 있지만 따
제 41회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앙굴렘)은 세계 1차 대전(1914 ~ 1918) 발발 100년을 맞아 전쟁의 참혹함과 파괴성에 대해 인류에 경고하기 위한 특별 전시를 마련했다. 이에 한국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을 개최해 국제사회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렸고, 전 세계 2만 여명의 사람들이 위안부 피해의 참혹성을 목격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일본의 총리 아베는 앙굴렘에서 열린 한국 기획전에 대해 "잘못된 사실을 가지고 일본을 비방하는 것"이라며 망언을 쏟아냈고, 또한 일본은 한국 기획전 반대편에
옆 사람의 휴지를 내가 다 썼다.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에도 계속 눈물이 났다. 흥분이 가라앉자 집에 있는 ‘지펠’ 냉장고와 ‘하우젠’ 에어컨이 떠올랐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컴퓨터 본체에도 ‘삼성’ 마크가 선명하다. 삼성은 정말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있었다.영화는 여고생 ‘윤미’가 학교에서 ‘진성 반도체’ 입사 면접을 보며 시작한다. 윤미네 가족은 ‘직원들이 불만이 없어 노조도 없는 좋은 회사에 붙었다’며 좋아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윤미는 백혈병 진단을 받는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비슷한 증상으로 아파도 좋은 회사
뱀이 떠나가고 말이 왔다. 올해는 말의 해다. 이처럼 매 해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까지 열두 동물이 돌아가며 당 해를 상징하는데, 이러한 풍습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올해는 청마(靑馬)의 해라고도 하는데, 흑룡이나 백마·백호·흑호·황금돼지띠 등처럼 특수한 경우다. 한 해의 이름은 열두 동물을 상징하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12지와, 색을 나타내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10간을 하나씩 대응하면서 정해진다. 10간 중 갑을은 푸른색, 병정은 붉은색, 무기는 노랑색,
말은 그 사람의 가치관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2013년, 제가 습관처럼 달고 살았던 말은 ‘Only One’ 입니다. 이 단어의 힘을 빌어 작년 9월, 여러 가지 저를 둘러싸고 있었던 익숙함 것들에게서 벗어나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동유럽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에 오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환경 속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며 어느덧 2014년을 맞이하였습니다.한 해를 돌이켜볼 때, 저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자아'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이들은 보편적인 한국학생들의
2013년 말은 내게 조금 색달랐다. 색다른 곳에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12월 말이 가까워 올수록 도시의 불빛은 더 크게 반짝인다. 빵집에는 케이크 상자가 한 가득이고 거리에는 캐럴이 흐른다. 이런 풍경과는 조금 대조적인 곳을 지난 24일 찾았다. 천연 자연색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반짝이는 도시를 벗어나 나는 전라북도 남원시 대산면 길곡리 왈길마을에 갔다. 이 마을은 2002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마을 숲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마을 한 가운데 355년 된 느티나무광주에서 남원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요금은
새벽이 깊어지자 고요한 산이 꿈틀댔다. 지난 1일 오전 2시 30분경, 무등산 국립공원 입구는 여전히 환히 불을 밝힌 카페와 편의점, 그리고 산 위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드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아빠 손을 꼭 잡은 꼬마부터 백발이 성성하지만 정정해 보이는 노인까지 등산객들은 각양각색이었다. 몇몇은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거나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절인 증심사를 지나자 곧 울퉁불퉁한 바위와 흙이 어우러진 ‘진짜 산길’이 나타났다. 이곳부터는 한치 앞도 내
“ .”‘퍼포먼스아트’를 문장으로 표현하면 공백이다.그럼에도 퍼포먼스아트를 설명하면 ‘신체’와 ‘행위’ 자체를 표현 수단으로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현대미술의 한 조류다. 이러한 퍼포먼스아트가 오는 11일 오후 5시 전남대사거리에 위치한 ‘씨디아트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free expression: with riccardo’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6명의 저명한 아티스트들(김광철, 리카르도 말라카스(Riccardo Matlakas), 함주희, 박경화, 박지원, nodak)과 함께 우리 대학 학생들이 직접 기획에 참여
‘부 축적의 신’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교과서의 역사왜곡까지 계사년이 막을 내렸다. 도 한해를 돌아보자는 의미로 시상식을 마련했다. 2013년 주요 인물 및 사건사고를 정리한 ‘멋대로’ 시상식이다. 일간베스트(일베)의 심각한 역사왜곡과 국정원의 대선개입은 지난해 특집으로 자주 다룬바 있어 이번 시상에서는 제외했다.전두환 전 대통령 - 재테크상‘29만원 할아버지’로 유명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6년 만에 잔여 추징금 1,672억원을 지난해 9월 완납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으로부터 포괄적 뇌물죄로 추징금
“3온스의 고든스 진과 1온스의 보드카, 키나릴레이를 넣고 흔들어 얇은 레몬 껍질을 올려주시오.”영화 ‘007 카지노로얄’에서 제임스 본드가 직접 바텐더에게 주문한 칵테일 레시피다. ‘베스퍼 마티니’라고 불리는 이 칵테일은 본드의 연인 베스퍼 린드의 이름에서 따왔다.칵테일은 술을 기본으로 다양한 향료를 섞은 혼합주다. 주로 보드카, 위스키, 럼주 등의 양주에 과일즙이나 리큐르(희석된 주류)를 섞어 만든다.칵테일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레시피가 있는 칵테일만 3,000~5,000가지에 이르며 제임스 본드처럼 개인 주문을 통한 칵테일까
우리 대학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책은 무엇일까? 조사결과 중앙도서관에서는 ‘묵향: 전동조 판타지 소설’이 384회로 가장 많이 대출됐다. ‘묵향’은 묵향이란 주인공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무협 판타지 소설로 1999년도에 1권이, 올해 31권이 출간됐다.중앙도서관의 대출횟수 상위 10위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여러 권으로 이뤄진 장편이다. 상위권을 차지한 ▲식객(食客)(2위) ▲비뢰도(3위) ▲아리랑(7위) ▲조선왕조실록(8위) ▲미생(9위)이 그 예다. 권수가 많은 책은 대출 회수를 하나로 합산하기 때문에 대출 순위가 높다.
“2학년 학생들 불 켜주세요.”지난 6일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어둡던 예향학사가 베토벤의 운명과 동시에 불을 밝혔다. 방 안의 학생들은 지시에 맞춰 방의 전등을 켜고 끄기를 반복한다. 음악 속도에 따라 느려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한다. 규칙적 모양을 만들지는 않지만 음악에 맞춰 자연스레 흘러간다. 바깥에서 구경하던 이들은 처음에는 잠시 웅성이다가 점차 오케스트라에 빠져든다. 곡이 절정에 다다를수록 방 안 악사들의 손도 빨라진다. 쉴 틈 없이 전등을 껐다 켜기를 반복한다. 속도가 빨라지고 일사분란하게 방안의 사람들이 움직이자 환호성
‘황제’ 베켄바워와 ‘천재’ 크루이프, 아직도 진행중인 라이벌 관계 ‘축구로 싸워서 지구를 지켜라.’ 지구에 외계인이 침공했다. 외계인을 물리치려면 축구로 싸워서 이겨야만 한다. 결의에 찬 표정의 감독은 메시에게 주장 완장을 건넨다. 삼성의 축구 마케팅인 ‘갤럭시11’의 광고 내용이다. 계속해서 한명씩 선수를 공개하며 지상 최고의 드림팀 ‘지구방위대’가 모이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의 감독은 누구일까? 바로 ‘프란츠 베켄바워(베켄바워)’이다.최고인 베켄바워에게도 라이벌은 있었다. 바르샤에게 영국의 롱패스를 이용하는 ‘뻥
“미쳤어, 정말.”집 앞 목련을 바라보며 박완서 소설가가 했던 말이다. 박 작가는 당시 한국전쟁을 겪으며 피난생활에 힘들어 하고 있었다. 어두운 시기에 하얗게 핀 목련을 본 순간 뱉은 "미쳤어, 정말"은 목련의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한다.목련을 수식하는 말은 다양했다. 은희경 소설가는 목련을 “정액이 묻은 휴지 같다”고 말했다. 박용하 시인은 목련 잎이 바닥에 떨어져 누렇게 바란 것을 보고 “카스텔라 빵껍질 같다”고 말했다.경남 하동 북천 직전마을에도 목련나무 한그루가 있다. 아주 크다. 기자가 지금껏 본 목련나무 중 가장 크고,
‘동과 속 같다’는 옛말이 있다. 겉과 속이 다르거나 속마음을 모를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이처럼 동과는 껍질은 단단하고 두꺼운데 비해 속은 물이 많아 참외와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 생소한 열매는 전국에서 유일하다시피 광주 남구 지석동 ‘황금농원식품’에서만 생산되고 있다.겨울 동(冬), 오이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