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4·3 연구” 시리즈는 ‘과거청산’이나 ‘완전한 해결’로 비유되는 현실과의 불화(不和)를 꾀하고, 비판적 시각과 목소리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서 기획됐다. 2000년 제주 4·3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본격화된 ‘어둠에서 빛으로’의 시대가 닦아 놓은 토대 위에 서 있기는 하나, 동시에 그것의 경계와 한계를 의식하며, 구조와 체계를 문제시하고 사각(死角)을 찾아냄으로써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마냥 휩쓸리지 않도록 반작용을 꾀하려는 실천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속삭이는 내러티브’라는 부제를 달고, 문학과 영상, 증언과 기록
2010년 ‘애들의 용돈벌이’ 정도로 치부됐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노동법에 잠자고 있던 주휴수당을 깨웠고,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 대표들에게 외쳤다. ‘사장 나와!’ 그렇게 노동조합(노조)이 없던 사람들이 사회적 교섭에 성공하며 주휴수당을 받아냈다. 그리고 2010년 청년세대 노조를 만들어보자며 우리는 ‘청년유니온’ 깃발을 올렸다. 청년유니온의 활동은 독보적이었다. 동시에 우리는 ‘노동운동계의 이단아’이기도 했다. 민주노총도 한국노총도 아닌 청년들, 사업장 중심이 아닌 세대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 우리는 세대별 노
안녕하세요, 24학번 새내기 여러분! 저는 전남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총동연) 회장 윤동규입니다. 먼저, 우리 대학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전남대학교는 학문과 지성의 전당으로, 시대변화에 발맞춘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대학에서 당당하고 자유로운, 훌륭한 인재로 발돋움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학업의 익힘 뿐만을 공부하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가치와 사회인으로서의 진정한 성장이 함께하는 대학은, 여러분의 꿈을 위해 도약하는 공간입니다. 선배로서, 동아리 사회를 이끄는 대표
“요즘 행복하신가요?” 어느덧 사계절 중 가장 춥지만, 따뜻한 겨울이 되었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치열하게 보내셨을 한 해를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저는 올해 학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학과 학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학우들과 대화를 나누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지치고, 힘들고, 외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대학생의 정신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이는 비단 우리 학과 학우들만이 아니라 많은 청년이 겪고 있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학우 여러분! 우리의 정당한 대표자를 선거합시다. 선거는 투표의 방법으로 무리의 대표자를 뽑는 방법입니다. 학생의 대표자는 학생회장입니다. 학과(부) 학생회장, 단과대 학생회장, 총동아리연합회장, 총학생회장이 바로 우리의 대표자입니다. 민주적인 대표자의 의미는 그의 행동과 발언이 학우 집단을 응당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당한 대표자를 뽑는 일은 참 중요합니다.11월은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여러 후보자가 선거에 출마하는 때입니다. 11월은 후보자들에 대한 치밀한 검증이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본디 치열한 경선 토론으로 후보자
이 글은 전남대 인문대학 소식지(2023학년도 제1호)에 실린 박훈(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의 글에 대한 논평이다. “『전라도 천년사』 논쟁’을 지켜보며”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서 박 교수는 『전라도 천년사』 편찬사업에 대하여 시민사회가 제기한 비판을 격렬하게 논박하고 있다. 편찬위원회 측의 입장만 이 소식지에 공표됨으로써, 양측에 공정한 균형감을 상실한 문제점을 주목하여 이 글을 표하는 바이다.첫째, 지나친 감정표현과 상충하는 논리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팩트의 오류와 논리의 허점을 아무리 지적해도 (시민사회는) 들은 척도 안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몇 명일까?’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함께 살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관계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친하고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기도 하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갈등하며 힘들어한다. 반면 우리는 인간관계로 행복해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 글은 나의 소중한 인연을 중심으로 성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독자 여러분이 이 글을 통해 각자의 소중한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에게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첫째,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자식이라는 이유만으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소위 성 비위 사건으로 작년 10월쯤 전남대 교수가 해임됐다. 성폭력 피해 신고가 전남대학교 인권센터(인권센터)에 접수된 뒤 조사가 진행됐다. 인권센터는 전수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와 추가 피해자 여부를 확인했다. 추가 피해자가 있는 사실 등을 확인했고 대학본부는 해당 교수를 해임 징계했다. 해임된 교수는 대학을 상대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술에 취해 우연히 신체가 닿았을 뿐이라며 강제추행 역시 부인했다. 2023년 8월 20일 법원은 소송을
안녕하십니까. 학우 여러분. 전남대학교 제52대 총학생회장 정윤중입니다. 현재 ‘중심’ 총학생회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학우 여러분. 중심 총학생회와 함께한 지난 한 학기는 어떠셨습니까? 아마 만족스러웠다는 분도 계실 것이고, 아쉬웠다는 분도 계실 겁니다. 최대한 많은 학우분들이 총학생회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느낄 수 있게 되면 좋겠는데, 뜻대로 됐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학우 여러분께 여쭙고 싶습니다. 총학생회가 왜 존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집행부원들의 친목이나, 총학생회장의 출세를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전남대학교 전임교원 공개채용 전형지침’은 교수를 뽑을 때 작용하는 모든 활동을 객관적으로 명시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 핵심은 응모자의 ‘교육역량’과 ‘연구역량’을 검증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전공심사’와 관련된 용어와 평가기준이 명료하지 않아 관계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전형지침은 일종의 게임의 규칙인데, 관계자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하게 진술되면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상호존중이 가능할 것이다. 나는 여러 학과의 교수공채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전형지침에 담긴 핵심용어 및 평가기준의 모호함으로 인해 심사과정에서
내년 총선으로 시끄러운 정치권을 보면 개표소에서 고민만 하다가 마지못해 표를 던지는 내 모습이 눈에 훤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지지자 없는 무당파(無黨派)가 34%로 조사되었다.(이스탯·엠브레인·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조사회사가 공동 실시, 4월 24~26일, 전국 1,006명) 대한민국의 제1당은 거대 양당 중 하나가 아닌 지지자 없음이라는 것이다.해당 통계는 대부분의 사람이 어떠한 정당도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지 않다고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행정부의 수장이자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이
하얀 매화와 핑크빛 벚꽃이 피고 지니 벌써 5월이다. 중간고사 기간을 마치고 학우들의 옷차림도 시원하게 변화했다. 어느덧 봄을 마무리하고 서서히 여름으로 가고 있음을 느낀다. 제법 따뜻해진 날씨에 학우들은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마스크에서 벗어난,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봄이 물러가고 서서히 여름으로 가는 이 시기에 5·18이 있다. 우리에게 5·18은 지금의 민주주의를 있게 한 숭고하고 중요한 역사이다. 5·18이 일어났던 광주 지역 사람들과 더불어 항
흔히 말하는 학교의 ‘공정성’이란 과연 무엇일까? 학교에서 의무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한 번쯤은 학교의 공정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학교 현장의 교사는 교육에서의 공정성에 대해 인식하고 어떻게 적절히 실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이자, 예비 교원의 입장으로 공정성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미시공정성을 생각해 보았을 때, 입시 제도 중 정시 제도는 무엇보다 평등하고 공정한 제도이다. 그러나 사회는 다양한 계층이 모여 구성되며 현대로 올수록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이 말은 수십 년 전,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어느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각색한 영화(1989)의 제목이기도 하다. 사람을 성적으로 줄 세우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던진 어느 중학생의 호소는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이후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 영화가 나온 지 30년이 훌쩍 지났고, 그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 지위를 획득했고, 국가적 위상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교육에서만큼은 ‘선진국이 맞나’하는 의문
‘과몰입’,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 또는 그러한 상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받고 있는 키워드이다. 이 키워드는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요소에 적용되는데, 대중이 가장 중독적으로 과몰입한다고 말할 수 있는 소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는 방송에서 노래, 연기, 춤 따위의 한 분야에 가장 뛰어난 사람을 뽑기 위해 출연자 간에 경쟁을 붙이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렇다면 대중은 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과몰입하게 된 것일까?수많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그 중 핵심 요소는 ‘내러티브’이다. 참가자들의 내러티브적 면모
전남대를 다니는 학생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학생이라면 '에브리타임(everytime, 이하 에타)'이라는 어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간표를 구성하기 위해, 학교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동아리나 대외활동에 대한 정보 등을 찾기 위해 대학생들은 에타를 활용한다. 거기서 우리는 정보를 찾고 공유하며, 새로운 인간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만큼 에타는 대학생들에게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어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하지만 이 에타는 어느 순간 정보 공유와 인간 관계 형성의 공간이 아닌, 상대방을 무작
‘파도타기 삶’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앤서니 기든스라는 사회학자는 현대 사회가 급변하며 사람들은 삶의 장기적 계획이 가능하지 않고 파도에 휩쓸리듯 살아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치 파도타기 삶처럼, 나 또한 파도에 휩쓸리며 마음의 소리를 무시했던 적이 있었다.사람들은 세상에 나온 이상, 자아를 찾아가며 여러 작고 큰 파도를 마주한다. 나도 23세의 ‘교육자를 희망하는 나’가 되기까지 여러 파도를 마주했다. 나에게 있어 첫 번째 큰 파도는 고등학생 때의 진로 결정이다. 그 당시 나는 심리학 중에서도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많아
7년 차 송무 변호사로서 의뢰인들에게서 가장 자주 들어온 말은 “변호사님, 이길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다. 두 번째로 자주 듣는 말은 “변호사님, 제발 이겨주세요”라는 호소다. 인생의 절벽에서 변호사를 찾아온 의뢰인들에게 기꺼이 손 내밀고 함께 싸워주는 것이 변호사의 숙명이나, ‘인생의 절벽’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에서 변호사를 찾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안타까운 의뢰인들은 인생의 절벽에서 변호사를 찾고, 자신만만한 의뢰인들은 인생의 출발선에서 변호사를 찾았던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정에 선 변호사’의 모습
새 학기를 맞이하는 2월과 8월에는 수강신청을 통해 한 과목이라도 더 담고자 치열한 사투가 벌어진다. 당일이 되면 사양 좋은 PC방을 찾아가는 학생도 있고, 포털사이트(ex. 네이버, 구글)에서 초침이 있는 시계를 틀어 일분일초까지 온 신경을 집중하기도 한다. 이는 흡사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전시회나 공연(콘서트) 티켓을 구하려고 ‘광(狂)클(Click)’(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함을 뜻함)하는 팬의 모습처럼 보인다.짧게는 2년, 길게는 6년 동안 학생들은 매학기 수강신청을 할 때마다, 듣고자하는 과목을 사수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이
‘自(스스로 자), 我(나 아), 省(살필 성), 察(살필 찰)’, 즉 자신의 마음을 반성하여 살피는 것을 뜻한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한 적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여러 번 하면서 답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이렇다할 완벽한 결론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다음과 같다. ‘25세, 남성, 군필, 대학생, 1남 1녀 중 막내 등’ 여러 가지지만 단어 하나로 나를 완벽하게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무작정 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