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선언 제19조는 “모든 사람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하며, 이 권리는 주로 자기 의견과 사상과 정보를 전달할 권리로 이해된다. 하지만 이 권리는 언어적 표현뿐만 아니라 춤과 그림 등 다양한 형태의 표현을 포함하고 있다.그렇다면 감정 표현도 이에 포함될까? 확실한 답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회가 자유롭지 않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SF 시리즈 의 ‘벌컨’에서는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벌컨은 사실상 군사독재이고, 벌컨인들이 자기
포퓰리즘은 대중 영합주의 정도로 해석된다. 정치가 대중, 민의를 따라야 함은 분명함에도 포퓰리즘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단기적으로 소수 집단에 이익이 되어 표를 얻는 데 도움 되는 정책이 장기적으로 또 사회 전체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현안이 되고 있는 감세정책을 생각해 보자. 이번 정부 출범 이후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금융투자소득세 △상속세 등 감세가 실행 또는 시도되고 있다. 당장 감세의 시혜를 받을 사람들은 환호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무관심한 듯싶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를 불
지난 6일 ‘2024년 세계여성의날(3.8) 기념 광주전남여성대회’가 개최됐다. 세계여성의날은 1908년 3월 미국 1만5,000여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 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궐기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누군가는 말한다. 지금은 여성상위시대라고... 오히려 역차별을 이야기하며 여성이 겪는 차별은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을 보면 우리 사회의 여성 차별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여성들은 노동시장에서 체계적으로 차별을 경험하게 되는데, 채용부터 시작된 성차별로 인해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부터 제한된다.
105주년을 맞은 올해 3·1절 행정안전부(행안부)의 공식 카드뉴스에 “3·1운동이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임시정부)의 독립선언으로 일어났다”는 잘못된 설명이 표기됐다.행안부 포스터 또한 3·1운동을 “1919년 3월 1일,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 임시정부의 독립선언과 동시에 만주, 한국, 일본 등에서 일어난 대규모 항일 독립운동입니다”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게재했다. 논란 끝에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행안부의 잘못된 역사 서술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3·1운동은 행안부가 표기했던 것처럼 임시정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고양이 부대가 있다. 도자기를 파는 가게에 네 마리, 자동차 정비소에 두 마리가 있다. 그들은 우리 동네를 지키는 고양이 부대다.날씨가 좋으면 거리로 나와 사람들에게 애교를 피우며 고된 출근길에 웃을 수 있게 해준다. 밤늦게 집에 가는 길이면 유리문 사이로 야옹거리며 무서운 밤길을 걷는 나를 지켜준다. 따뜻한 햇살에 잠들기도 하고, 길가의 풀을 뜯어 먹기도 한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고양이 부대 덕분에 나는 오늘도 집에 가는 길이 기다려진다.
2010년 ‘애들의 용돈벌이’ 정도로 치부됐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노동법에 잠자고 있던 주휴수당을 깨웠고,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 대표들에게 외쳤다. ‘사장 나와!’ 그렇게 노동조합(노조)이 없던 사람들이 사회적 교섭에 성공하며 주휴수당을 받아냈다. 그리고 2010년 청년세대 노조를 만들어보자며 우리는 ‘청년유니온’ 깃발을 올렸다. 청년유니온의 활동은 독보적이었다. 동시에 우리는 ‘노동운동계의 이단아’이기도 했다. 민주노총도 한국노총도 아닌 청년들, 사업장 중심이 아닌 세대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 우리는 세대별 노
내 연인의 마지막 말은 “도영이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하고 바보같이 죽어버린 내 불쌍한 남자는 서울 근교 선산에 얌전히 누워있다. 나를 싫어한다던 연인의 어머니는 아들이 죽자 나에게 달려와 물었다.“찬경이는 땅에 묻히고 싶다고 했니?”고개를 끄덕이고, 장례가 치러지고, 그가 옮겨지고, 흙이 그 아이 위로 툭툭 떨어졌다. 시간은 묵묵히 그의 공간을 채웠다. 그날 분 바람을 잊어버리지 않았다. 거리를 걷다가 그 바람이 다가오면 못내 울음 지었다.요즘 연기를 극단 가서 배우는 사람은 없다. 걸레질로 보낸 세월이 타오르는
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전남대학교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학교에 다니는 기간 동안 을 읽어본 적이 없다. 정확하게는 의 존재는 알고 있었으나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못했다. 이에 을 읽어보는 기회가 생겨 읽고 글을 쓴다.이번 호는 2024년 3월 4일에 발행된 제1660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기사는 학점 비율 조정 관련 기사다. 지난달 16일에 진행된 ‘학점 비율 조정 정책공청회’에서 개정된 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학본부의 강력한 입장에 학생들의
이상적인 청춘들의 사랑과 현실적인 인간의 이기심 사이를 아름답고, 때론 아프고 또 시리게 표현한 영화 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 영화는 소설 를 원작으로 하는 중국 로맨스 영화이다.같은 고향 출신인 20대 초반의 ‘린젠칭’과 ‘팡샤오샤오’는 성공하기 위해 시골에서 벗어나 수도인 베이징에서의 험난한 생활을 시작한다. 현실의 벽 앞에서 마음을 터놓지 못했던 둘은 결국 사랑을 확인하고, 베이징에서 함께 지내며 청춘을 보낸다. 가진 것이 없고 초라해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풍부해지는 둘의 모습은 풋풋한 첫
올해 정부가 대학생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아침밥) 지원금을 기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늘렸다. 이에 광주시도 지원 예산과 기간을 확대했다. 지원금이 올라가자 타 대학들은 식단의 질을 향상하고, 지원을 확대했다.충북대는 이용 시간을 늘리고, 방학 중에도 아침밥을 제공한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아침밥을 제공하는 식당을 한 곳씩 더 늘렸다. 군산대와 동국대는 학생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며 식단의 질을 높였다.반면 우리 대학은 기존에 지원하던 학교 자체 지원금 1,000원마저 없앴다. 정부가 1,000원 늘려 2,000원을 지원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 지닌 위상은 시대를 거듭하면서 많이 변해왔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대학은 지성, 비판, 운동, 공동체와 같은 가치들에서 취업, 개인, 경쟁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가치들이 평범하게 받아들여지는 기관으로 전환되었다. 대학문화도 빠르게 변해왔다. 권위주의적이고 때론 폭력적이기도 했던 분위기는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여러 의견이 엇갈리겠지만 부인하기 힘든 사실 하나는 대학이 스스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장이나 정치권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취약해져왔다는 점이다.대학의 자율
2022년까지 베트남 이민자 커뮤니티는 두 번째로 큰 한국의 외국인 이민자 커뮤니티가 되었다. 베트남인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약 10.5%를 차지하고, 베트남 여성은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35%)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23%) 수를 차지한다(e-나라지표, 결혼이민자 현황 2022). 베트남 사회에서의 돌봄 및 가사 노동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주목함은 한국-베트남 다문화 가정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하다고 본다.오랫동안 유교의 영향을 받기도 한 베트남은 1975년 내전의 종식과 함께 사회주의를 선택했
대학은 학문의 자유에 바탕을 둔 진리 추구와 다양한 교육을 통한 지식의 축적과 전파를 통해 국가와 사회 나아가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중추적 고등교육기관이다. 72년 전 이를 실현하고자 진리와 창조, 그리고 봉사의 정신으로 전남대학교가 개교하였다.이러한 숭고한 대학의 가치와 이념 그리고 이상을 올곧게 실현하기 위하여 전남대학교는 최초의 민주적 의사결정 기구인 ‘평의원회’를 창립하였다. 지난해에 전남대학교 평의회는 창립 70주년의 기념식 개최하였을 만큼 대학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이제 ‘전남대학교 평의(원)회는 어떤
시작은 2021년, '과대' 제안에 설렘보다는 걱정을 안고 과실로 향하던 기억이다. 그렇게 맺게 된 얇은 실 같던 인연은 학교생활의 이유가 되고, 한 올 한 올 추억을 엮어주며 3년이 지난 지금은 서로를 이끄는 굵은 밧줄이 되었다. 더 이상 학교에서는 만나기 힘들고, 한 명씩 학교를 떠나기 시작하는 지금이지만, 이 인연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함께임을 확신하게 해준다.
작년, 추석 연휴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새벽부터 기차역에 나와 줄 서 있는 어르신들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읽은 지 몇 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난다. 부끄럽게도 기사를 읽기 전까지는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해 몰랐기 때문이다.디지털 소외는 디지털 격차에 의해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현상으로, 본인의 의사가 아닌 사회적 강제성에 의해 디지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디지털 소외계층에는 고령층, 저소득층 등이 포함된다. 이들 또한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기 때문에 디지털 소외는 사회 문제다.2019년 11월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안녕하세요, 24학번 새내기 여러분! 저는 전남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총동연) 회장 윤동규입니다. 먼저, 우리 대학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전남대학교는 학문과 지성의 전당으로, 시대변화에 발맞춘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대학에서 당당하고 자유로운, 훌륭한 인재로 발돋움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학업의 익힘 뿐만을 공부하는 곳이 아닙니다. 다양한 가치와 사회인으로서의 진정한 성장이 함께하는 대학은, 여러분의 꿈을 위해 도약하는 공간입니다. 선배로서, 동아리 사회를 이끄는 대표
또 그 이름. 오랜만에 본 친구 얼굴이 미워진다. 그래도 이것만큼 우리를 아우르는 것은 없었다. 그것이 우리를 아우르는 불편한 진실이었다.동명의 방은 3층에 위치했다. 방은 넓지 않았지만 넓은 창이 답답함을 조금 덜어주었다. 나는 창을 열고, 대기하던 바람을 우수수 맞아버렸다. 동명은 코트를 벗어 걸이에 걸곤, 냉장고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넸다. 맥주였다.“한 잔 마셔.”취이익. 거품이 쏟아진다. 한 모금 마시고 식탁 의자에 앉았다. 열어놓은 창이 톡톡 떨렸다. 나한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의자를 두고 앉은 동명은 불현듯 이야기를
1659호를 읽어보며 졸업호이기에 다양한 소재의 기사를 가져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학생들의 소감을 들으려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졸업 관련한 기사를 포함한 다양한 기사들 속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3면의 ‘학점 비율 조정 정책공청회’ 기사였다.해당 문제가 에브리타임에서 이슈화되고 있다고 들은 적이 있었지만, 자세한 진행 상황까지는 알지 못했다. 의 공청회 기사를 통해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있었는데 학교가 학점 비율을 A 50%, A+B 80%로 조정한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무릇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다. 영화 도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진 등장인물을 만나 알아가다 결국에는 사랑에 빠진다. 불의 속성을 지닌 ‘앰버’와 물의 속성을 지닌 ‘웨이드’는 함께 어울릴 수 없었다. 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후에는 달랐다. 가족들의 선입견과 반대를 이겨내고 사랑을 쟁취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3월의 캠퍼스와 많이 닮아있다.‘피터 손’ 감독은 한국계 이민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본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반발로 지난달 19일부터 의사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며 의료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벌써 14일째(3월 4일 기준)다.지난달 23일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다. 그리고 같은 날 대전에서는 의식 장애로 쓰러진 환자가 응급실 지연 이송으로 사망했다. 환자는 병원 7곳을 돌았으나 의료진 부재 등의 이유로 수용 불가를 통보받았다. 약 50분이 지나고 나서야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0분만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며, 단 4일만에 일어난 일이다.